이 기사는 01월10일(16:47)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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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개국 18개법인 인수…포드 폭스바겐 등 신규고객 확보
- "최대주주로부터 적정가치보다 비싸게 인수"
한라공조가 최대주주인 비스티온으로부터 전세계 18개 공조법인을 총 4300억원에 인수키로 했다. 전문가들은 예상보다 비싸게 매입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한라공조는 10일 이사회에서 비스티온의 자동차 공조사업부 인수를 결의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한라공조는 1분기 중으로 비스티온의 자회사 중 체코법인 378억원, 프랑스법인 351억원, 중국법인 456억원 등 모두 12개국 18개 법인을 4300억원에 인수할 예정이다.
한라공조가 비스티온 공조사업부를 인수하게 되면 매출 5조원에 세계 2위 규모 생산력을 갖춘 글로벌 공조기업으로 올라서게 된다. 또 포드, 폭스바겐 등의 신규 고객을 갖게 돼 현대자동차그룹에 편중된 고객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는 효과를 얻게 된다.
이번 인수로 전세계에 흩어져있던 연구개발(R&D)과 지적재산권이 한국 본사로 통합되는 것도 긍정적 요인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한라공조가 최대주주의 자회사들을 적정가치보다 높게 샀다고 평가하고 있다. 임은영 동부증권 연구원은 "비스티온 공조사업부 적정가치는 2억5000만달러, 2700억원 정도"라면서 "인수대상에 적자법인들을 제외해 인수 첫 해부터 이익을 낼수 있다 하더라도 예상보다 비싸게 산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외국계증권사인 JP모건도 한라공조를 제외한 비스티온 공조 계열사의 가치를 2억4600만달러, 2650억원 수준으로 제시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비스티온이 공조 자회사들을 한라공조로 통합한 것에 대해 한라그룹의 한라공조 인수합병(M&A)에 대비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하고 있다. 지난 7월 한라공조 잔여지분(30%)에 대한 비스티온의 공개매수가 실패하자 한라그룹은 옛 계열사인 한라공조 인수를 공식화했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