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당선인, 새정부 총리 인선…"특정 지역보다 능력에 무게 둘 것"

입력 2013-01-10 17:58
수정 2013-01-11 03:44
강봉균·강경식·권오규 등
전직 경제관료 100명 참여
총리, 통합보다 인물론 부상


새 정부 총리 인선 등 조각(組閣)을 앞두고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 측 주변에서는 총리 인선과 관련해 ‘건전재정포럼’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당선인 측의 한 관계자는 10일 “당선인은 오랜 정치활동 기간 나름대로 사람들을 지켜보면서 본인만의 인재풀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직접 접촉한 사람이 아니더라도 사회 곳곳에서 역할을 하는 사람들을 간접적으로 눈여겨보며 관찰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차기 정부 총리 인선을 앞두고 건전재정포럼 같은 곳은 당선인이 총리를 뽑아쓸 수 있는 인재풀 중 하나로 여길 수 있다”고 했다.

건전재정포럼은 전직 경제관료와 언론계 학계 인사 100여명이 참여한 모임으로 지난해 대선 기간인 9월20일 창립식을 갖고 건전재정을 주제로 여러 차례 세미나 등을 열었다. 강봉균 전 재정경제부 장관이 대표를 맡고 있으며 강경식, 권오규, 권태신, 김병일, 김영주, 김인호, 박봉흠, 변양균, 변재진, 안병우, 윤대희, 윤증현, 이규성, 이석채, 이영탁, 이진설, 이헌재, 전윤철, 진념, 진동수, 최종찬 등 전직 장관급 경제관료만 20여명이 참여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장관 출신의 최광 한국외대 교수도 있다.

당선인 측의 다른 관계자도 “대부분 검증된 전직 경제관료들인데다 사회적으로도 명망있는 인사들”이라며 “차기 총리는 당선인의 경제민주화와 복지 철학을 십분 이해하고 내각을 이끌어야 한다는 점에서 이들 경제관료 출신 중에서 발탁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 정부 초기 관료에 대한 이명박 대통령의 믿음이 그리 크지 않아 학자 출신을 중용했던 것과 달리 당선인은 관료에 대해 기본적으로 신뢰를 갖고 있는 편”이라고 했다.

총리 인선과 관련, 일부에선 그동안 ‘대통합·대탕평’ 차원에서 무게가 실렸던 ‘호남총리론’에 기류변화도 감지된다. 전직 비서실장을 지낸 한 측근은 “대통합한다고 인위적으로 특정 지역 출신을 앉히거나 반대로 어느 출신이라고 해서 불이익을 받아야 한다는 것은 당선인의 신념과 맞지 않는다”며 “능력에 따라 필요한 인재를 중용할 것”이라고 했다. 출신지보다는 첫 정부의 내각을 이끌 적임자로서 능력을 볼 것이라는 뜻이다.

이런 이유로 최근에는 과거 거론되지 않았던 인물들이 본인 의사와 무관하게 총리 후보 물망에 오르고 있다. 부산 출신의 김영란 전 국민권익위원장과 서울 출신 목영준 전 헌법재판소 재판관이 그런 경우다. 김 전 위원장은 여성 최초 대법관으로 청렴성과 개혁적 마인드가, 목 전 재판관은 현직 당시 사법개혁 의지가 강했다는 점이 당선인의 ‘변화·개혁’ 의지에 맞는다는 평가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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