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 윤홍천 씨 "모차르트 소나타 전곡 5년 녹음…유럽 '클래식 한류' 물꼬 트겠다"

입력 2013-01-02 16:50
수정 2013-01-02 21:39
2013 주목 이사람 - 재독 피아니스트 윤홍천 씨

뮌헨·베를린·로마 등 유럽 전역서 러브콜


“10대는 아무것도 모르고 겁 없이 낙서하는 시기, 20대는 자신의 붓을 만드는 시기라고 하더군요. 이제 30대에 접어들었으니 그 붓으로 저만의 그림을 그려나갈 거에요. 첫 번째 그림은 오는 3월부터 시작할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 전곡 녹음입니다. 음악가는 음악의 하인인데, 앞으로 5년간은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의 하인으로 살 겁니다.”

독일 뮌헨에서 활동 중인 피아니스트 윤홍천 씨(31·사진)를 최근 서울 광화문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그는 3월부터 독일 음반사 웸스와 5년에 걸쳐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 전곡을 녹음한다. 6월 독일에서 열리는 모차르트 페스티벌 폐막 연주에도 초청받아 원전악기로 모차르트 소나타를 연주한다. 뮌헨, 베를린, 로마 등 유럽 전역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어 2014년까지 모든 스케줄이 꽉 찼다. 국내에서는 3월 서울 강동아트센터와 예술의전당 IBK홀 무대에 선다.

윤씨는 독일에서 ‘독일인보다 독일 음악을 더 잘 해석하는 남자’로 통한다. 한국인 음악가로는 최초로 2011년 독일 바이에른주 문화부가 수여하는 ‘젊은 예술가상’을 받았다. 슈베르트 후기 소나타 음반이 높은 평가를 받은 것. 보수적인 전통이 강한 독일 음악계가 동양인이 연주한 독일 작곡가의 음반을 인정하는 일은 흔치 않다. 이 앨범으로 그는 프랑스 디아파종지에서 영국의 그라모폰상에 버금갈 만큼 권위 있는 음반상인 ‘5 디아파종(Diapasons)’을 받았다. 독일 공영 라디오가 선정한 ‘가장 아름다운 슈베르트 음반’에도 선정됐다.

“슈베르트의 언어와 마음을 깊이 이해했다며 준 상이라 기뻤어요. 처음 독일에 갔을 때부터 그들의 문화와 언어를 제대로 이해하고 독일 작곡가의 곡으로 인정받고 싶었죠. 평론가나 음대 교수들이 ‘한국인들은 그저 콩쿠르에서 수상하려고 유학을 왔다가 금세 한국으로 돌아가버린다’고 비판하는 경우가 많았거든요.”

한국예술종합학교 예비학교와 예원학교에서 공부한 그는 13세 때 혼자 미국 보스턴 뉴잉글랜드 콘서바토리로 유학을 떠났다. 1999년 보스턴 유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협연한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이 호평을 받으며 멕시코 쿠바 등 남미로 연주여행을 다녔다. 그해 이탈리아 부조니 콩쿠르에 최연소로 결선에 진출했지만 대형 콩쿠르 1위는 번번이 놓쳤다. 더 이상 ‘영재 피아니스트’도, ‘콩쿠르 스타’도 아니었다. 슬럼프가 찾아왔다. 2001년 미국을 떠나 독일 하노버 고등음악원에 들어갔다.

“순위에 집착하지 않고 자유롭게 음악의 본질을 찾아가고 싶었어요.”

그는 콩쿠르 출전을 그만두는 대신 독일의 여러 음반사에 자신의 프로필과 연주 데모 CD를 무작위로 보냈다. ‘계란으로 바위치기’ 같았지만 한 곳과 인연이 닿았다. 2010년 ‘쇼팽·슈만·볼프’ 앨범, 2011년 ‘슈베르트’ 앨범은 그런 도전의 결과였다. 그는 무대에 오르기 전 흥분과 긴장 대신 차분히 내려놓는 연습을 한다. 피아노의 첫 음이 시작되기 전 객석이 침묵하는 몇 초는 그가 가장 사랑하는 순간이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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