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연구기관, 유전자 분석기업 인수 추진에 美 바이오업계 반발
美 "유전자 DB 유출땐 산업 경쟁력 악영향"
中 "안보위협 주장은 허구…시장 지키려는 꼼수"
유전자(DNA) 분석 기술을 두고 미국과 중국 간 기싸움이 벌어졌다. 핵심 기술을 가진 미국 업체를 중국의 연구기관이 인수하겠다고 나섰다. 미국 바이오업계는 DNA 기술을 중국에 넘기는 것이 미국의 산업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국가 안보까지 위협할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반면 중국은 미국 업체들이 관련 시장을 독점하기 위해 문을 걸어 잠그려 한다는 입장이다. 뉴욕타임스(NYT)는 “바이오 분야가 각국의 핵심 산업으로 떠오르면서 국가 간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불거지는 미·중 DNA 전쟁
중국 베이징유전체연구소(BGI)는 지난달 31일 성명을 통해 “미국 재무부 산하 외국인투자위원회(CFIUS)로부터 미국의 유전자 분석기업인 컴플리트지노믹스를 인수해도 좋다는 허가를 받았다”고 발표했다. 인수가격은 1억1760억달러(약 1320억원). BGI는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받고 있는 세계 최대 게놈(유전자 정보) 분석 기관이다.
문제는 미국 바이오업계가 크게 반발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유전자 분석도구 개발업체인 일루미나의 제이 플래틀리 최고경영자(CEO)는 “미국의 핵심 기술을 중국에 내다파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라며 “코카콜라를 팔려다가 콜라 제조법까지 알려주는 꼴”이라고 주장했다. 이 업체는 이번 인수를 막기 위해 로비스트까지 고용, 미 의회에 반대 의견을 전했다.
이 같은 움직임이 유전자 관련 산업의 주도권 전쟁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프랭크 울프 공화당 의원(버지니아주)은 “중국 연구기관이 미국의 DNA 샘플에 접근할 수 있게 되면 엄청난 양의 유전자 데이터베이스를 갖게 된다”며 “이는 미국의 산업 경쟁력에 악영향”이라고 말했다. 엘라인 마르디스 워싱턴대 유전자분석센터 소장은 “중국 연구기관이 미국의 유전자 샘플을 어떻게 활용할지 알 수 없는 일”이라며 “이번 인수·합병(M&A)이 국가 안보에 끔찍한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맞서 예인 BGI 최고운영책임자(COO)는 “미국 업체들의 반발은 자신의 시장 점유율을 지키기 위한 행위”라며 “안보 위협 주장 또한 터무니없는 공상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국가 간 기술 경쟁 치열해진 탓
DNA 분석 기술이 신약 개발이나 곡물 생산성 향상을 위해 중요해지면서 미·중뿐 아니라 다른 국가 간 경쟁 또한 치열해지고 있다. M&A 시장에도 이 같은 분위기가 반영된다. 스위스 제약사 로슈도 지난해 4월 67억달러(약 7조8000억원)에 일루미나를 인수하려다 미국 업계의 반발로 실패했다.
이는 10년 전까지만 해도 유전자 기술개발 분야에 퍼져 있던 범국가적 협력 분위기가 완전히 뒤집어진 것이라고 NYT는 전했다. 2003년 완료된 휴먼게놈프로젝트에서 전 세계 각국은 인간의 유전자 지도를 파악하기 위해 힘을 모았다. 그러나 바이오 산업의 수익성이 커지자 국가 간 신경전도 심해지고 있다는 것. 세계 바이오 시장 규모는 1997년 313억달러에서 지난해 2200억달러까지 불어났다.
스탠퍼드대의 마이클 스나이더 유전의학센터 소장은 “유전자 분석에서 각국의 협력이 줄고 견제가 늘어나면서 기술혁신의 속도도 더뎌지고 있다”고 말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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