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추얼 인플루언서, AI 앵커 등 직업군 내 ‘AI 상용화’ 현실로
-대학생, “일부 직업도 AI로 충분히 빠르게 대체될 수 있을 것 같다”
-전문가, “어떻게 하면 다른 사람과 다른 결과를 낼 수 있을 까 고민하는 자세 필요해”
△버추얼 인플루언서인 릴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AI다.
코로나19를 계기로 대면이 어려워져 버추얼인플루언서의 중요성은 마케팅 분야에서 특히 중요해졌다.
(사진=릴 미켈라(@lilmiquela) 인스타그램)
[한경잡앤조이=조수빈 기자 / 노유림 대학생 기자] SNS 인플루언서 마케팅 모델로 활동하는 ‘릴 마켈라’의 올해 수입은 약 130억에 달해 화제가 됐다. 그러나 릴은 실존하는 인물이 아닌 AI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버추얼 인플루언서’다. 릴 같은 버추얼 인플루언서 외에도 AI 아이돌 그룹이 데뷔하거나 AI 앵커가 뉴스를 브리핑하는 등 AI가 진출할 수 있는 직업군이 다양해지고 있다. 과학 기술의 발전으로 우리의 일상 한 부분을 차지하게 된 AI, 가까운 미래 취업시장에 영향은 없을까.
다양한 형태로 재현될 수 있는 AI는 딥 페이크 기술(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기존 인물에 CG처럼 합성하는 기술) 등 다른 과학기술과 결합하며 점점 ‘자연스러움’을 추구하고 있다. 인간보다 성능이 낫더라도 로봇이나 AI는 ‘인간다움’은 갖출 수 없다는 사회적 확신이 줄고 있다는 의미다.
김은송(가명, 순천향대 정보통신공학 1) 씨는 “특정 직업군에서는 AI가 인간을 대체하는 날이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며 “인건비보다 AI 프로그램 하나를 구매해 관리하는 비용이 더 적게 들 것 같다. 업무 처리 또한 사람이 하는 것보다 컴퓨팅 연산을 통해 더 빠르게 처리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권지민(순천향대 정보통신 공학1) 씨는 유명 언론사의 AI 앵커 영상을 본 후 “전혀 AI라고 생각하지 못한 채 영상을 봤다”며 놀라움을 드러냈다. 그는 “AI로 대체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못했던 직군에서도 충분히 활용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 앵커나 말을 전하는 통역가, 기자 등 직업도 충분히 대체될 수 있을 것 같다”며 “당장은 취업에 영향을 받지 않더라도 향후 기술 발전으로 영향을 받을 수 있는 확률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김 씨는 이에 “오히려 AI를 관리하거나 프로그램을 설치하는 작업자 등 기존에 없었던 새로운 직업이 많이 생길 것 같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최근 데뷔한 아이돌 그룹 에스파(aespa)의 멤버 ‘아이-카리나’와 카리나.
에스파에는 아이-카리나 외에도 세 명의 AI 아이돌 멤버가 있다.(사진=‘aespa' 유튜브)
창의력을 요구하는 예술 분야, 이마저도 AI가 대체하게 될까
AI 기술은 모델 분야에서 그치지 않고 연예계, 아이돌 산업에도 발을 뻗쳤다. 최근 데뷔한 ‘에스파(aespa)’는 멤버 8인 중 4인이 AI로 구성된 아이돌 그룹이다.연예계에서도 AI가 우세할 수 있을까. 이에 취재에 응한 대학생들은 “연예계는 실존하는 인물에서 의미를 찾는 특수 공간이기 때문에 AI가 사람을 뛰어넘기는 힘들다”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콘서트나 굿즈 판매, TV 프로그램 등 노래로만 그치지 않는 연예계 사업에서는 AI보다 사람이 수입 창출에서 수월할 것 같다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전문가 역시 아이돌, 연예인이라는 직업을 AI가 ‘대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답했다. 이승민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박사는 “사람들이 게임과 달리 아이돌을 좋아하는 이유는 그들만을 통해 충족될 수 있는 무언가가 있기 때문”이라며 “사람 간 차별성이 돋보이는 직종은 AI가 대신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AI의 발전, 향후 취업시장 판도는 어떻게 변화할까
빠른 AI의 발전이 취업시장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을까.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인력을 줄이고 AI 기술을 도입하려는 기업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이승민 박사는 이에 “이번 코로나19 팬데믹 같은 예기치 못한 사건은 AI 도입과 일자리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며 “AI기술이 대면 업무를 상당부분 대신하고 있는데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한 변화 측면에서는 일자리에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특히 가까운 미래에 AI가 인간을 대체하기까지는 ‘한계가 있다’고 말한다. 이승민 박사는 “AI의 능력은 기본적으로 과거 데이터에 의존하며 데이터의 끊임없는 학습이 필요하다. 때문에 새로운 지식과 변화하는 환경에 대처하기에 부족하다”고 답하며 “향후 취업시장에서 사람이 해야 하는 직무는 AI가 못하는 부분이라고 이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AI와 취업시장에서 경쟁해야하는 게 아니라 공존하는 준비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AI와 공존을 위해서는 딥페이크를 이용한 일부 과학기술분야에 대한 적절한 규제 역시 필요하다. 악용될 소지가 충분한 기술에 따른 제도가 뒷받침돼야 진정한 공존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대학생들 역시“AI와 관련한 기술에 대해 학습하며 공존할 방법을 찾아야 하지만 기술을 따라갈 수 있는규제도 필요하다”며 발전에 맞는 제도와 활용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본인의 적성을 활용할 수 있는 직업을 갖고 시대의 흐름에 맞추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AI 기술의 확산 역시 시대의 흐름이며 이를 받아들이는 방식에서 동반되는 직업군의 변화 역시 자연스러운 현상임을 이해하는 태도 역시 필요하다.
subinn@hankyung.com[사진=노유림 대학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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