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이슈] "허무하고 답답하다..." 취준생 울리는 자격증 시험 취소

입력 2020-12-18 09:53
수정 2020-12-22 10:16

[한경잡앤조이=이진이 기자]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자격증 시험을 불과 며칠 앞두고 취소가 잇따르면서 취준생들의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취득하면 취업에 도움이 되거나 필수요건으로 하는 자격증도 포함돼 있어 취업 당락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지난 12월 1일 ‘2020년 제2회 일본어능력시험(JLPT)’이 취소됐다. JLPT 사무국은 서울관할 지역(서울, 인천, 수원, 성남, 안양, 고양, 부천, 전주, 대전, 광주, 천안, 청주, 춘천)에 한해 시험을 중지하겠다고 밝혔다.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수험생과 관계자의 안전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판단해서다.

부산·제주관할 지역에서는 12월 4일 예정대로 시험을 치렀다. JLPT 사무국 측은 “일본 본부와 협의한 결과 부산권역은 수도권만큼 코로나19 확산세가 심하지 않아 예정대로 시험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유학이나 졸업 등의 이유로 시험을 꼭 봐야 하는 응시생이 많다는 것도 이유다. JLPT 시험은 1년에 2회 시행되는데 지난 5월에도 취소를 통보한 바 있다.

취업이나 교환학생 자격요건 때문에 JLPT를 준비해온 응시생들은 당혹스럽다는 입장이다. 대학생 A씨는 “서울권은 시험 접수도 어려웠는데 또다시 시험이 취소되니 허무하다”고 토로했다. 대학생 B씨는 “1년에 두 번 있는 시험을 다 취소하면 어떡하냐. 급한 대로 JPT 시험이라도 준비해야 할 것 같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지난 11월 29일 실시 예정이었던 투자자산운용사 시험도 시험을 나흘 앞둔 25일 응시생들에게 취소를 통보했다. 금융투자협회는 “고사장에서 확진자가 발생해 고사장을 폐쇄 조치하면서 정상적인 시험 운영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투자자산운용사는 금융권 취업 ‘필수 3종’ 자격증 중 하나로 꼽힌다. 더욱이 1년에 3회 실시하는 투자자산운용사는 11월에 예정된 시험이 올해 마지막 시험인데다 지난 2월에도 한차례 시험을 취소한 바 있어응시생들의 불만이 크다.

이에 “연기가 아니라 취소를 통보하면서 다음 시험까지 마냥 기다려야 하는 게 답답하다”, “신입 공채를 앞두고 자격증을 취득해야 하는데 제때 시험을 못 볼까 봐 불안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앞서 지난 9월에는 대한상공회의소가 컴퓨터활용능력·워드프로세서·전산회계운용사·상공회의소 한자 등 전국 상설 필기·실기시험을 취소하면서 응시생들의 원성을 샀다. 취소된 시험을 재신청 하려면 한두 달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지난 9월 컴퓨터활용능력 필기시험 취소 통보를 받은 대학생 최모(24) 씨는 “당시 응시생들이 많아 눈에 불을 켜고 신청했는데그 주에 시험이 다 취소됐다. 상시 시험인데도 자리가 꽉 차서 한 달 넘게 기다렸다가 시험을 볼 수밖에 없었다”며 “대책 없이 환불만 해주겠다는 태도에 화가났다”고 말했다.

컴퓨터활용능력 자격증은 여러 공기업과 대기업에서 취업 전형에 가산점을 부여해 취준생 필수 자격증으로 불린다. 또 다른 응시생은 “입사지원 시 최소 자격요건인 컴활 자격증도 못 갖췄다. 연기를 해야지 취소하는 게 맞냐”고 불만을 터뜨렸다.

이처럼 자격시험이 줄줄이 취소되면서 취준생의 고충이 커지고 있다. 내년에도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될 경우 올해처럼 시험 일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취준생 김모(23) 씨는 “자격증 시험 일정이 미뤄지거나 취소되면서 올해 세웠던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며 “취업은커녕 취업 준비마저 어려워 불안감이 크다”고 털어놨다.

zinyso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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