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역형 창업도약 디자인거점센터’ 운영으로 3년 간 200억원 규모창업사업화 진행
-올해 ‘디자인융합 창업지원센터’ 추가 운영스포츠 산업의 경쟁력있는 스타트업 선정
-2021년디자인 혁신, ICT산업과의 융합, 스마트 제조 세가지 원칙 집중 목표
[한경잡앤조이=강홍민 기자] 제2의 수도 부산이 흔들리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청년층 사이에서 ‘탈부산’ 현상이 지속되면서 2010년 356만여 명이던 부산 인구가 올해 339만여 명(2020년 10월 기준)으로 꾸준히 감소되고 있다. 부산의 인구감소는 여러 원인이 있지만 청년층의 탈부산 현상의 경우 취업처의 부재를 빼놓을 수 없다. 청년층의 이탈로 고심에 빠진 부산이 최근 창업열풍으로 다시금 되살아나는 분위기다. 예비창업자들을 비롯해 창업을 꿈꾸는 청년들이 속속 부산으로 모이고 있다.
‘전략통’으로 불리는 박재현 부산디자인진흥원 지원본부장은 디자인을 통해 부산을 창업 허브로 만들 수 있다고 자신했다. 박 본부장은 “판매, 즉 창업기업의 매출역량 강화가 창업기업의 핵심”이라며 “사용자 혹은 소비자의 기호를 명확히 파악하고, 그 접점에서의 다양한 연구와 실행 스킬이 바로 디자인이다. 결국은 소비자가 선택하는 창업기업의 제품력과 제품이 지닌 독특한 매력을 갖춰야 빌드 업을 할 수 있는 자금이 마련된다”고 설명했다. 창업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하는 박재현 본부장을 만나 부산디자인진흥원의 창업기업 지원사업에 대해 들어봤다.
부산디자인진흥원이 몇 년 전과 비교해보면 사업 규모가 많이 커졌습니다. 그 비결은 무엇인가요
“온라인 기반의 비즈니스, 특히 온디맨드 제조 및 유통, 판매 등에 대한 연구책임자로서 창업기업들을 지원하기 시작한 것은 2015년부터입니다. 일단 저부터 남다른 관심으로 연구하기 시작했고, 국내외 연구자와 네트워크를 확대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더불어 산업통상자원부, 문화체육관광부, 중소벤처기업부 등의 연구개발예산 120억여 원을 확보하게 되면서 이를 기반으로 취득하게 된 관련 기술을 지속적으로 창업기업에 전수해오고 있었습니다. 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아 AR/VR 기반의 디지털디자인기술, 딥러닝 기반의 인공지능 활용기술 등에 많은 기대와 기회가 주어지는 상황에 미리 준비하고 있었던 것이 급변하는 시류에도 순항할 수 있는 기초체력이 된 것이 아닌가 자화자찬해 봅니다.(웃음)”
코로나19로 어려운 시국이지만 진흥원에서 좋은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2016년부터 3년간 국가지정 연구개발과제(2016~2018년 스포츠산업기술개발사업)인 스마트 다이빙슈트 개발연구를 진행하면서, 기존의 스포츠용품은 상품기획에서 양산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테스트베드 과정을 거쳤습니다. 최종 상용화 제품이 시장에 나오기까지는 많은 비용과 인력이 투입되고, 제품 콘셉트, 목업, 금형, 사출 등 많은 공정과 비용이 수반돼 기획한 시제품을 단번에 성공적으로 만들기가 어려운 현실이라는 점을 파악하게 됐습니다. 부산디자인진흥원은 이미 ‘권역형 창업도약 디자인거점센터’의 운영으로 3년 간 200억원 규모의 창업사업화 및 성장지원을 진행 중이었습니다. 부산에서는 저희가 유일했죠. 그러던 중에 국민체육진흥공단의 신규사업 공모에 도전하게 되었고, 운 좋게 첫 제안에서 선정되면서 올해 ‘디자인융합 창업지원센터’를 하나 더 운영하게 되었습니다.(웃음)”
현재 스포츠 산업 스타트업을 선정해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습니다. 지원기업 선정 시 진흥원만의 기준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스포츠 산업의 장비, 용품, 부품, 신발, 의류 등의 상품 개발에 중점을 두고 디자인 개발을 통해 부가가치를 높이려는 창업기업이 우선입니다. 부산의 해양 환경을 고려한 해양레저용품, 근로시간 단축 등 생활환경 변화에 따른 레저인구 증가에 따른 자전거, 러닝, 수영, 피트니스 등과 접목한 비즈니스모델, 최근 미세먼지 등 환경적 요인에 의해 IT와 접목한 ‘인도어 스포츠’ 관련 비즈니스 모델이 될 수 있겠지요. 또 일반 레포츠, 휘트니스, 패션 등 폭넓은 일반 소비재 시장으로 이동시켜, 스포츠 산업의 경쟁력과 부가가치 확대에 기여할 만한 재목들을 적극적으로 선정할 예정입니다.”
최근 정부 산하기관 및 광역지자체의 출자출연기관을 비롯해 민간 기업에서도 스타트업 지원을 활발히 하고 있습니다, 지원사업의 모체로서 갖춰야 할 부분도 있을 것 같습니다
“주관기관이 기관의 입장을 중심으로 지원하는 것과 지원대상인 스타트업의 입장에서 지원하는 것은 체감되는 정도가 판이하게 다릅니다. 지원 금액 중 지출이 필요한 시점에서 2~3일 내에 빠른 집행이 가능할 수도 있지만, 행정적으로 7~10일이 소요된다면, 필요한 물품을 구입하거나 용역비를 지급하는데 있어 차질이 불가피하죠. 민간 영역의 VC, AC를 어떤 조율과정을 거치면서 창업기업과 연계시킬 것인가, 사업화 지원을 넘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연구개발 지원과 연결시킨다거나, 다양한 부문의 시장 전문가와의 연계를 통해 창업기업이 가질 수 있는 경쟁력, 각종 특허 등 지식재산권 확보방안 등 주관기관이 갖춰야 할 부분은 이루 나열하기 어려울 만큼 많습니다.(웃음)”
더불어 진흥원의 지원기업 육성 차별화 전략은 무엇인가요
“현 시대의 급변하는 시류를 잘 읽고, 그야말로 ‘스마트 스타트업’이라는 패러다임의 쉬프트(Shift)를 제고할 수 있도록 견인하려고 합니다. 조선 중기의 대표적인 실학자인 다산 정약용 선생께서는 오랜 귀향살이 가운데 여러 지역의 학자들과 특히 당신의 자제분들과 함께 엄청난 저술활동을 하셨어요. 당시 자제분들에게 방침을 내려줄 때 ‘법고창신(法古創新)’ 이라는 사자성어를 많이 활용하셨습니다. 옛 것을 예의 주시하고 잘 분석해서 새로운 것을 만드는 기준으로 삼는다는 의미입니다. 저희 진흥원이 해오고 있는 일련의 디자인주도 기술창업에 관한 축적된 노하우가 가장 선명한 창업기업 육성에 있어서의 차별화 전략입니다.”
최근 청년 창업이 화두인데요. 본부장님이 생각하는 창업 성공 솔루션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제가 주목하는 부분은 바로 판매, 즉 창업기업의 매출역량 강화입니다. 창업기업이 자신들의 보유기술에 필요이상으로 경도되어 있을 때는 데스밸리 극복이 참 어렵습니다. 사용자 혹은 소비자의 기호를 명확히 파악하고 그 접점에서 다양한 연구와 스킬이 필요한 데 그것이 바로 디자인입니다. 제가 말하는 디자인 주도 기술창업이 그 단초입니다. 결국은 소비자가 선택하는 창업기업의 제품력과 제품이 지닌 매력을 갖춰야 빌드업 할 수 있는 자금이 마련된다는 어찌 보면 너무도 간단한 이치이죠.(웃음) ‘뉴노멀(New Normal) 시대’를 맞아 디자인과 엔지니어링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습니다. 혁신적인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제품디자인의 초기단계부터 엔지니어링을 고려해야만 합니다. 엔지니어에겐 디자인 역량을, 디자이너에게는 엔지니어링 역량을 요구하는 것이 전혀 어색하지 않습니다. 디자인과 엔지니어링을 통합하는 것을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제시하고 새로운 길을 만들어야만 합니다.”
2021년 진흥원의 계획 또는 목표도 궁금합니다
“창업기업을 위해서 할 일이 너무 많습니다만, 우선 메가트렌드로 인한 소비 패러다임의변화에 대한 연구를 병행할 것입니다. 1인 가구가 증가하고, 경제 양극화가 심화되는 고령화 사회에서 공유경제, 착한 친환경 소비, 기술의 발전에 따른 체험과 소통 등에 대한 연구를 바탕으로 창업기업이 시장에서 도도한 경쟁의 파고를 넘어갈 수 있는 ‘디자인’이라는 노를 창업기업에게 쥐어드려야 합니다. 디자인의 수많은 원칙 중에 ‘적정 제품을 적정 시장에’ 라는 내용이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은 유통과 소비 영역에서도 혁명적 변화를 가져오고 있습니다. 때문에 4차 산업혁명 분야의 유망한 기술과 가치사슬을 조성하는 제품화 기술을 디자인 혁신, ICT산업과의 융합, 스마트 제조라는 세 가지 키워드와 연동하기 위한 최선의 노력을 다할 생각입니다. 일에 쫓겨 큰 변화의 물줄기를 바라보지 못하는 우를 범하지 않기 위해 내년에도 몸부림을 쳐볼 작정입니다.(웃음)”
khm@hankyung.com
[사진=이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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