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대 창업 실험, 아카데미와 비즈니스가 캠퍼스에서 공생하는 환경 만든다

입력 2020-08-31 12:02

-대학에서 창업한 기업이, 졸업생 채용하는 선순환 구조 만들 계획

-선순환 만드는 ‘스타트업 칼리지’, 안정적 운영 되면 4년 160억원 지원받아

[한경 잡앤조이=이진호 기자] “창업이 ‘인 캠퍼스 취업’을 실현할 수 있다고 본다. 지난해 150개 기업이 인천대에서 만들어졌다. 이 기업들이 직원도 채용한다. 인천대가 육성한 스타트업이 인천대 졸업생을 채용하는 환경이 만들어질 것이다.”

인천대가 올해부터 추진하는 스타트업 칼리지(Startup College) 사업을 김관호 인천대 창업지원단장은 이렇게 설명했다. 스타트업 칼리지는 인천대가 처음 시도하는 창업 교육 방식이다.

수업은 학생 30명 기준 교수 3명, 기업 5곳이 참여한다. 기업은 기업이 해결해야 하는 과제를 학생들에게 제시하고, 학생들은 기업 과제를 해결하면서 실무를 배운다. 김 단장은 “기업과 학생이 동반 성장하는 교육과정”이라고 설명했다.

교과과정은 단과 대학별로 특화된 분야에 맞게 개설된다. 김 단장은 “교수·학생·기업이 협동해 기업의 애로사항, 지역사회 문제 등의 프로젝트를 수행한다”며 “이 수업을 수강한 학생들은 바로 창업을 할 수 있을 만큼 기업 실무과정을 배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대 측은 이 사업을 통해 창업과 일자리 두 마리 토끼 모두 잡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인천대는 올해 교육부로부터 사업 예산 5억원을 받았다. 2학기 교육과정이 성공적으로 자리 잡으면 연 40억씩 4년간 지원을 받을 예정이다.



△지난해 연말 열린 창업 프로그램 ‘글로벌 송도상인 양성캠프’ 현장에서 학생들이 아이디어 회의를 하고 있다.

(사진 제공=인천대 창업지원단)





인천대 2019년 학생창업자 61명, 전국 1위

인천대가 교육부로부터 이 사업을 추진할 수 있던 배경에는 지난해 61명의 학생 창업자를 배출한 성과가 있다. 학생창업자는 사업자등록증을 낸 기준이다. 61명은 대학정보공시 기준 전국 1위에 해당한다.

인천대 창업지원단 관계자는 “많은 학생 창업자를 양성할 수 있던 배경에는 창업 강좌와 창업동아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인천대는 지난해 학점인정 창업 강좌가 25개 개설됐다. 수강생만 한해 1280명이다. 인천대 측은 트렌드와 창업 이슈가 반영된 교과목이 특징이라고 강조했다. 인천대 창업지원단 관계자는 “대부분의 강사들이 직접 창업을 한 스타트업 대표들”이라며 “본인의 창업 경험과 노하우를 전달해 수강생들의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창업지원단 측은 “이런 만족도가 자연스레 창업에 관한 관심으로 이어진다”고 덧붙였다.



△인천대는 해마다 창업동아리들이 함께 모여 워크숍을 진행한다. 워크숍 현장 모습. (사진 제공=인천대 창업지원단)





창업동아리는 학생들의 아이디어를 실현할 수 있는 공간이다. 인천대는 창업동아리를 해마다 30~40개팀 육성하고 있다. 창업동아리에서 아이디어를 살린 학생들이 본격적으로 창업에 나선다. 인천대 창업지원단 관계자는 “동아리에서 학생들은 팀프로젝트 활동을 하며 창업의 꿈을 키워간다”고 설명했다.

교수들도 창업에 뛰어드는 인천대, 내년까지 예약

인천대는 교수들의 창업 열기가 학생 못지않다. 올해만 15명의 교수가 창업을 하겠다고 나섰다. 대학에서 지원 가능한 인원이 제한돼 내년까지 예약이 이뤄진 상황이다. 지난해 성공사례가 나오면서 열기가 더 뜨거워졌다.

양성구 지브레인 대표는 2019년 초기창업패키지 사업 지원을 받아 성공한 사례로 꼽힌다. 인천대 생명공학부 교수인 양성구 대표는 초기창업패키지 지원을 통해 시제품 2종(유연 그래핀 MEA, 주사기형 그래핀 MEA)을 개발했다. MEA는 뇌파측정 및 전기적 자극을 주입해 간질, 파킨슨병, 우울증 등의 난치성 뇌질환 치료가 가능하도록 돕는 제품이다. 두개골을 열지 않고 주사기 형태로 유연 그래핀 MEA를 주입, 현재 치료기기의 단점인 수술 위험성 및 후유증을 줄이고, 대뇌의 영구적 손상을 최소화하는 치료법이다.

지브레인은 제품 양산화를 위한 공장 설비화와 측정시스템 개발까지 마쳤다. 이후 지브렌인은 포스텍 홀딩스를 통해 약 5억원의 투자를 받아 제품 상용화를 준비 중이다. 언론 등에 노출되면서 후속 투자도 잇따르고 있다. 김 창업지원단장은 “창업이 교수들의 연구 성과물이 상용화 가능성을 높여준다”며 “양 교수의 성공사례로 교원 창업이 더 열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jinho23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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