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디어로 세상의 불편함 바꾸고 싶어요” 이승재 시인이 제작한 ‘점자시 촉지판’ 눈길

입력 2020-08-05 10:33





△경인교대역 지하철 난간에 붙어있는 검은 촉지판이 눈에 띈다.(사진 제공=아이디엇)



[한경 잡앤조이=조수빈 인턴기자] 이승재 시인이 지하철 난간에 부착한 점자시 ‘촉지판(시각 장애인이 촉각으로 인지할 수 있도록 만든 안내판)’이 눈길을 끈다.

국내에는 지하철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문화환경 조성을 위해 스크린도어에 시를 전시하는 문화 사업이 진행 중이다. 하지만 그러한 문화 사업을 누리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다. 바로 시각장애인이다. 그래서 이승재 시인이 생각해낸 아이디어는 지하철 난간 손잡이에 시가 적힌 촉지판을 부착하는 것이었다. 점자로 풀어낸 짧은 시가 담긴 검정색 촉지판은 인천교통공사와의 협업으로 이달 4일부터 경인교대역에서 시범 운영 중이다.

2018년도에 등단한 이승재 시인은 광고회사 아이디엇의 대표이기도 하다. 그는 “시각장애인 관련 캠페인을 많이 연구해왔다. 그러면서 느낀 점은 그분들이 하루 동안 누릴 수 있는 문화콘텐츠가 많이 부족하다는 것이었다. ‘가장 일상과 가까운 이동 수단과 문화콘텐츠를 결합하면 어떨까’라는 생각으로 캠페인을 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쓰레기통의 위치와 방향을 알려주는 ‘미니 환경미화원 스티커’.(사진 제공=아이디엇)



아이디엇은 2015년 설립 이후 ‘아이디어로 모든 것을 해결합니다’라는 슬로건으로 운영 중이다. 이 시인은 “아이디엇은 세상의 불편함을 개선하고 클라이언트의 만족감을 높일 수 있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크리에이티브 집단”이라고 소개했다. 아이디엇은 꾸준하게 세상의 불편함에 다가서는 캠페인을 제작해왔다. 홍대 길거리에 무분별하게 버려지는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니 환경미화원 스티커’를 제작해 쓰레기통의 위치와 방향을 알리는 캠페인을 진행하기도 했다. 청소년들이 콘돔을 구매하거나 소지할 때 어른들의 눈치를 보지 않고 사용할 수 있도록 기획한 ‘시크릿 콘돔’도 아이디엇의 아이디어였다.

이승재 시인은 “누구나 일상 속 작은 희망, 용기 그리고 감동을 누릴 수 있기를 바란다. 아이디엇은 수익과 무관하게 꾸준히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작은 울림들을 전달할 수 있는 다양한 캠페인을 실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subin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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