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텔링이 답이다] ③모든 면접 질문의 대답, 스토리텔링으로 해결한다

입력 2020-07-23 23:06
수정 2020-07-28 12:22

기업에게 나를 보여주는 가장 확실한 방법, 스토리텔링

③모든 면접 질문의 대답, 스토리텔링으로 해결한다













[한경 잡앤조이=박진영 아나스타 아카데미 대표]‘노래 시작했다, 노래 끝났다.’

대학교 MT를 가서 벌칙으로 노래를 부르게 되면, 노래를 잘 못 하는 누군가 한 명쯤은 꼭 저 외마디 노래를 부른다.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저게 무슨 노래인가 싶겠지만 부르는 사람은 정말 최선을 다해 한 소절을 뽑은 것이리라. 면접을 보는 우리는 면접장에 가서 정말 최선을 다해 정답을 말하려고 애쓴다. 하지만 나오면 참으로 허탈하기 그지없다. 이 짧은 시간동안 저 면접관은 나에 대해서 과연 뭘 알게 됐을까. 대체 기업은 단 몇 분 동안 나랑 형식적인 대화 몇 마디를 해놓고 나라는 사람에 대해 어떤 평가를 어떻게 내릴 심산인가. 정신없이 면접을 본 후 면접장 문을 열고 나설 때면 늘 현실자각타임, 말 그대로 현타가 오기 마련이다. 말 그대로, ‘면접 시작했다, 면접 끝났다’.

짧은 시간동안 면접관에게 나를 각인시키기 위해서는 스토리와 함께 진정성을 담아야한다. 누구나 할 수 있는 피상적이고 추상적인 말이 아닌, 나만의 생각을 드러내는 것이다. 백날 ‘저는 늘 자기 발전을 위해 애써왔습니다’ 라고 외치는 것보다, ‘저는 매일 조금씩 꾸준히 제 체력을 키우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허약체질이라 하루에 턱걸이 2개도 버거웠는데, 6개월동안 매일 저녁 8시에 집 앞 공원을 뛰고 턱걸이를 연습한 결과 지금은 한 번에 턱걸이 20개는 거뜬하게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라고 이야기하는 게 더 드라마틱하고 극적이다. 게다가 이런 구체적인 이야기는 나 말고 다른 사람은 할 수 없는 나만의 이야기이다. 그렇다면 이제, 면접장에 가면 단골로 나오는 질문에 대한 답변을 스토리텔링과 함께 풀어보기로 하자.

1. 우리 회사에 왜 지원했나요?

취업준비생이라면 누구나 가고 싶어하는 삼성전자에서 위 질문을 했다고 가정해보자.

A. 삼성전자는 대한민국 1등을 넘어 세계 최고의 회사입니다.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제가 다니는 회사가 글로벌 최고의 기업으로 인류의 발전에 이바지한다면 큰 자부심이 들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제 삼성맨으로 제 인생의 2막을 열고 싶습니다. 최고의 회사에 걸맞은 역량을 입사 후 펼치겠습니다.

B. 처음으로 갤럭시 스마트폰을 사용하게 되었을 때의 감동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스마트폰으로 근처에 어떤 맛집이 있는지 알아내고, 지갑 없이 삼성페이로 결제를 할 때도 감동이었는데, 이제는 제 눈으로 스마트폰이 반으로 접히는 모습까지 보았습니다. 세상에 없는 것을 만들어내고 삶을 더 편리하게 만들어주는 것이 바로 삼성전자가 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 더 편리한 삶을 창조해내기 위해 이곳에서 일하고 싶습니다. 1등 기업에서 일하면서 1등 기업의 DNA를 흡수하고, 삼성전자에서 더 나은 세상을 위한 방향성을 함께 고민하겠습니다.

두 답변 중 조금 더 진심이 드러나는 것은 B의 답변이다. A의 답변을 가만히 보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이야기임을 알 수 있다. 삼성이 1등인 건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고, 1등 회사에 입사하고 싶은 건 어떤 취업준비생이나 마찬가지이다. 왜 내가 이 기업에 애정을 가지고 있는지, 그리고 이 회사에 입사해서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조금 더 구체적으로 나의 생각을 풀어내는게 필요하다. B는 자신이 삼성 제품을 써오면서 느낀 점들을 풀어내면서 삼성이라는 기업이 세상에 어떤 존재인지까지 연결했다. 듣는 삼성 기분 좋을 수밖에 없다. 칭찬은 구체적일수록 잘 먹힌다. 내가 왜 이 회사를 사랑하게 되었는지 조금만 더 자세하게 풀어본다면 생각보다 금방 답이 보인다.

2. 왜 이 직무를 선택했나요?

이번에는 좋은 복지와 근무환경으로 유명한 대한항공, 그 중 인사팀에서 질문했다고 가정해본다.

A. 저는 여행을 좋아해서 대한항공에 지원했습니다. 어릴 때부터 아르바이트를 한 돈으로 각국을 다니면서 여행을 했고 많은 사람을 만났습니다. 그들과 소통하면서 다양한 문화를 배웠고, 다른 사람들과 함께 하는 것이 얼마나 큰 시너지를 내는지 깨달았습니다. 저는 사람에 대한 관심이 많고 사람과 함께 하는 것이 좋아 인사팀에 지원했습니다. 인사팀에서 좋은 인재를 찾아내고 회사가 좋은 인재와 함께 성장할 수 있게 힘쓰겠습니다.

B. 대학교 방송반에서 활동하던 때, 방송반에 들어올 새내기 후배를 제가 직접 뽑은 적이 있습니다. 그렇게 새로 들어온 후배들은 또 각자 다양한 성격을 갖고 있었는데요. 조용하고 세심한 후배는 남들이 보지 못한 오류를 찾아내고, 조금 덜렁거리지만 사교성이 좋은 후배는 다들 지쳐있을 때 분위기를 띄우는 것을 보면서 조직이 최적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적재 적소에 좋은 사람들이 각자의 역할을 해줘야 한다는 것을 크게 깨달았습니다. 그 때부터 저는 인사 직무에 관심을 갖게 되었는데요. 대한항공은 대한민국과 세계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하는 기업으로, 대한항공 직원들은 각국의 다양한 사람을 수없이 만나게 됩니다. 대한항공의 인사팀 직원으로, 한국을 대표할 수 있는 최적의 인물을 찾고 그들이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에서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힘쓰며 회사의 성장에 기여하겠습니다.

인사 업무가 사람을 운영하는 일을 하는 것은 맞다. 하지만 A의 답변은 사람에 대한 관심과 호감에 대해서만 강조하고 있다. 왜 인적자원을 활용하는 인사 직무를 맡고 싶어하는지에 대한 명분이 부족한 답변이다. 반면 B는 정확하게 인사팀이 어떤 업무를 하고 있는지 알고 있다. 새로운 사람을 조직에 들이고, 그 사람들이 조직에서 어떤 역할을 할 때 팀이 더 효율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지에 대해 깨달았다는 점을 자신이 대학생 때 인사 업무에 일조했던 경험을 통해 이야기하고 있다. 그리고 더불어 왜 이 회사에서 인사업무를 담당하고 싶은지까지 덧붙였다. 역시나 이번에도 추상적인 A보다는 구체적인 이야기를 곁들인 B의 답변이 보다 인상적일 수밖에 없다.

면접을 준비하기 위해 나를 돌아보다 보면 사실 이런 마음의 소리가 들려오기도 한다. ‘왜 지원했냐고요? 높은 연봉에 비교적 괜찮은 복지. 이유가 어디있나요? 다른 회사보다 좀 나은 조건 때문이죠.’ 혹은 ‘나라고 이 회사에 들어오고 싶겠어요? 당장 취업은 해야겠고, 더 좋은 회사는 날 뽑아주지 않고. 돈은 벌어야 하잖아요?’ 안다. 우리 모두 어릴 적 꿈은 대통령, 과학자, 우주인같은 거창한 것이었음을. 하지만 지금 나의 꿈은 ‘취뽀’로 진화했다. 사원증을 목에 걸고 점심을 먹으러 나가는 것.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우리는 진짜 마음의 소리는 잠시 접어두기로 한다. 태생부터 이 회사를 태어난 것처럼, 다른 회사가 아닌 이 회사여야만 하는 이유를, 내가 살아온 이유가 이 회사에 들어가기 위해서임을 모든 경험을 총동원해서 찾아내보자. 여기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구체적으로 말하자’라는 것, 잊지 말자. 아, 특별히 이번 칼럼을 작성하는 데 도움을 준 삼성전자와 대한항공에 다니는 지인들에게 심심한 감사를 보낸다.



박진영 아나스타 아나운서 아카데미 대표 (anastarmc@naver.com)

아카데미 수강생들에게 ‘돗자리 깔라’는 소리를 들을 만큼 면접 예상문제 적중률이 높다. 개개인에게 맞춤형으로 정답에 가까운 면접 답변을 만들어낸다. 2014년부터 서울경제TV, 머니투데이방송 등 여러 채널에서 경제방송을 진행했다. 카메라테스트 전패의 역사를 딛고 방송국 메인 앵커를 거쳐 아나운서 아카데미 대표가 된 케이스로 타고난 재능보다는 노력파라고 자부한다. 맨땅에 헤딩하며 방황하던 시절을 다른 준비생들은 겪지 않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진심으로 아나운서를 양성하고 있다. 주로 하는 일은 준비생들의 멘탈 관리, 자존감 높여주기. 주로 하는 말은 ‘나도 했는데, 당연히 너는 더 잘 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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