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택트시대 생존법①] “학교는 내년에 다닐래요” 휴학 결정하는 학생들, 2학기는 기대해도 될까

입력 2020-07-22 15:31



[한경 잡앤조이=조수빈 인턴기자] 논란 속에 1학기가끝났다. 종강 이후에도 계절학기 온라인 운영과 관련해 끊임없이 잡음이 이어지고 있다. 가장 많은 문제가 된 것은 ‘온라인 강의로 인한 수업 질 하락’이었다. 수업 질 하락을 피부로 느낀 대학생들은 ‘등록금 환불’을 주장하며 대학과 교육부에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수차례 열기도 했다. 하지만 학교와 교육부는 서로에게 책임을 미루는 모습을 보이며 1학기가 마무리될 때까지 학생들이 만족할만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했다.

2020 상반기 대학 온라인 강의 이슈 총정리





3월, 온라인 강의 첫 시행

사상 초유 개강 연장으로 대학교가 떠들썩했다. 예정에 없던 온라인 강의 대량 시행에 미리 서버를 구축하고, 별도의 온라인 강의 수강 워크샵을 진행하는 등 대학들은 대책 마련에 나섰다. 하지만 온라인 강의 첫 시행 날, 서버가 다운되고 학교 측 문의 전화는 불통, 온라인 강의 진행이 서툰 교수진 등 문제가 다량 발생했다.

4월, 음란물 노출, 과제 폭탄, 강의 재활용까지

코로나19가 대규모 확산되며 대부분의 대학이 온라인 강의를 무기한 연장했다. 강의자료를 제때 올리지 않거나 공지가 늦는 등의 문제는 학교와 과목에 무관하게 등장하는 문제들이었다. 더 심각한 문제들은 교수진에서 나타났다. 4월에는 실시간 강의에 담배를 피운 동국대 교수, 자신의 과거 강의 영상을 재활용해 제공했던 고려대 교수, 음란물이 첨부된 카카오톡 대화방을 노출시킨 한국외대 교수가 논란의 중심에 섰다.

5월, 중간고사 컨닝 사태

중간고사를 폐지한 학교를 제외한 대부분의 학교는 비대면으로 중간고사를 치렀다. 별도로 감독이 어렵다는 점을 악용한 인하대, 서강대, 건국대 학생들의 컨닝이 적발됐다. 해당 학생들은 텔레그램, IP조작 등의 치밀한 방법을 사용했다. 이에 인하대는 ‘의대생 봐주기’식 미온한 대처로 비판을 받았다.



6월, 임팩트의 고려대, 혈서의 한양대, 따귀의 한국외대

온라인 강의 시행 기간 동안 교수 및 학교와의 소통의 부재가 일련의 사건으로 나타났다. 등록금 환불 요구에 대해 “임팩트가 없다”며 거절한 고려대, “등록금 환불 받으려면 혈서라도 써오라”고 말한 한양대 교수, “등록금 환불해줄테니 따귀 5대만 때리자”던 한국외대의 교수가 바로 그것. 이에 학생들은 실제로 혈서를 공개하며 학교 측의 무능함을 비난했다.

7월, 또 다시 대규모 컨닝 사태, 과제 대행 서비스까지

한국외대에서 700명이 집단 컨닝한 사건이 일어났다. 오픈 채팅방으로 답안을 공유하거나 돈을 주고 대리시험을 치르는 등의 다양한 컨닝사태가 일어났다. 뿐만 아니라 출석체크용 과제, 시험 대체용 과제 등을 돈을 주고 사는 과제 대행 서비스까지 공공연하게 성행했다. 학교 측에서는 해당 과목 0점 처리 등으로 대처했지만, 중간고사에도 한차례 있었던 컨닝 사례를 막지 못한 것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졌다.

“진리의 ‘교바교’, 교수님 따라 만족도 달라”

올해 처음 시행된 대규모 온라인 강의를 들었던 학생들은 “온라인 강의를 긍정적으로 보느냐 부정적으로 보느냐는 교수진의 강의력, 학생들의 참여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났다”고 입을 모았다.

전공 강의에 만족한다고 답했던 한국외대 이 모(24)씨는 “회화수업의 경우 교수님이 온라인 강의 플랫폼 내 소회의실을 개설해 파트너와 회화 수업을 할 수 있었다”며 “현장 강의는 수강 인원이 많아 교수님이 학생 개인들을 모두 점검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회화방이 따로 개설되면서 교수님이 자주 방에 들어와서 학생들이 잘 따라오고 있는지 점검하셨다. 교수님이 언제 들어오실지 모른다는 긴장감에 계속 집중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고려대 김 모(22)씨 역시 온라인 강의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김 씨가 수강한 강의는 기존 강의 커리큘럼과 완전히 다르게 진행됐다. 김 씨는 “3시간 동안 진행되던 기존 수업을 2시간으로 압축해 진행하면서 교수님이 커리큘럼을 새로 마련했다. 덕분에 비대면이지만 부족한 것 없이 수업을 들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외에도 강의를 듣기 위해 멀리 통학을 해왔던 학생들, 알바로 생활비를 벌었던 학생들이 자신의 시간이 생긴 점에 대해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모 대학 1학기 재학생의 수강 후기.(사진 제공=조수빈 인턴기자)



“온라인 강의 무시하고 커리큘럼 그대로 유지한다면 나아질 것 없어”

한양대 이 모(23)씨는 온라인 강의의 단점으로 ‘교수님과 소통 감소’를 꼽았다. 질문은 주로 이메일이나 카톡으로 이뤄졌다. 그는 “모르는 부분에 대한 즉각적인 피드백이나 소통이 불가능해 심층적인 공부가 힘들었다”고 말했다. 또한 출석부터 각종 시험까지 대체하게 된 과제 역시 제대로 공부를 하지 못했던 이유라고 지적했다.

이화여대 김 모(22)씨는 “나중에 들을 수 있다는 장점이 단점이 되기도 했다. 자꾸 하나씩 미뤄두다 보니 벼락치기가 되기 일쑤”라며 “강의 진도표나 계획표의 필요성을 절감하는 한 학기였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꾸준히 논란이 돼왔던 부정행위, 학교 측의 일방적인 대면 통보에 대해서도 “학생들의 상황을 좀 더 이해하고 소통하는 학교가 됐으면 좋겠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모 대학 영어학부 교수 역시 “온라인 강의로 진행하면서 교수들도 새로운 플랫폼을 사용해 수업을 진행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 유튜브의 여러 가지 콘텐츠나 인터넷 강의를 참고해 수업 진행하는 동안 기존 강의에서 학생들과 소통이 많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을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온라인 강의 장점

강의 녹화본으로 무제한 복습 가능

시간과 장소에 상관없이 자유롭게 들을 수 있음

강의 들을 시간을 조율해 알바, 대외활동 등 다른 활동을 늘릴 수 있음

온라인 강의 단점

교수님과 실시간 피드백이 어려움

강의 녹화본을 믿고 끊임없이 미루게 됨

절대평가로 전환된 지금, 성적을 잘 받기가 매우 까다로움

부정행위를 차단할 방안이 없음

subin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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