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방학 아르바이트 구하기③] “내가 경험한 최악의 손님은” 알바생들의 수다

입력 2020-06-09 13:22

[캠퍼스 잡앤조이=이진호 기자/주연우 대학생 기자] 최근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아르바이트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다. 여름방학을 앞두고 많은 대학생이 아르바이트 구하기에 나서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캠퍼스 잡앤조이>가 ‘여름방학 아르바이트 구하기’를 주제로 시리즈 기획을 다뤄봤다.

① ‘물류센터 알바’ 대학생기자가 직접 경험해봤다

② 나에게 맞는 알바 유형은?

③ “내가 경험한 최악의 손님은” 알바생들의 수다

④ 알바생들이 알아야하는 ‘시사 상식’

밖에서 바라본 아르바이트와 직접 경험한 아르바이트는 무엇이 다를까. 멋져 보이는 일도 직접 일해보면 다를 수 있다. 최소 알바 경험 2년. 프로 알바러들을 만났다. 24살 동갑네기 알바생들의 수다엔 기쁨과 서러움이 함께했다. 솔직한 답변을 위해 가명을 사용했다.

인터뷰

지카레(24, 프랜차이즈 카레집 알바)

희메가(24, 메가박스 영화관 알바)

배카페(24, 프랜차이즈 카페 알바)



△최소 알바 경험 2년. 프로 알바러들을 만났다. 24살 동갑네기 알바생들의 수다엔 기쁨과 서러움이 함께했다. 솔직한 답변을 위해 가명을 사용했다. (사진=주연우 대학생 기자)

안녕하세요. 자칭 알바 전문가를 모시게 되어 영광입니다. 다들 알바를 한 기간이 얼마나 됐나요

희메가 : 저는 알바를 쭉 하진 않았고 중간중간 쉬었어요. 영화관 알바는 2년 정도요.

지카레 : 신입생때부터 알바를 쭉 했으니까, 총 알바는 5년 차에요. 지금 하는 카레집 알바는 1년 반 넘었어요. 서빙, 주방 알바예요. 주방에선 주로 음식 조리나 재료 손질 등을 하고, 서빙은 말 그대로 주방에서 나온 음식을 손님들한테 서빙하고, 주문받고 그런 일을 합니다.

배카페 : 21살부터 지금까지 쭉 알바를 했고, 최근엔 애슐리 알바를 하다가 지금은 버블티 카페 4개월 차입니다.

일하는 시간과 월급은 얼마인가요

희메가 : 오전, 오후 타임으로 스케줄 표에 따라 출근을 해요. 오전은 8시 30분부터 14시 15분까지고, 오후는 14시 10분부터 19시 55분 까지 둘 다 쉬는 시간 없이 일해요. 주 2회나 3회 일하고 최저 시급을 받아요. 주휴수당은 다 받아요. 주3일 일하면 주휴수당을 받을 수 있는 조건이 돼서 18만원 정도를 받아요. 주2일 일하면 최저 시급만 해서 10만원 조금 넘게 받습니다.

지카레 : 목요일은 12시부터 16시까지 4시간 일하고, 주말은 12시부터 20시까지 풀타임으로 일합니다. 중간에 2시간 휴식시간이 있어요. 돈은 주휴 채우는 것보다 더 많이 받아서 시급으로 하면 1만800원 정도고, 월급으로 계산하면 86만원 조금 넘어요.

배카페: 저녁 6시 출근, 11시 퇴근이고 주 2일 일해요. 그래서 월급은 37만원정도입니다.

오전 오후 등 시간에 따라 장단점이 각각 있을 것 같아요. 무엇인가요

희메가 : 오전 타임이면, 일찍 하루를 시작하고 일찍 마쳐서 내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좋아요. 오후는 오전 일찍 일어나서 미리 일을 끝내놓고 맘 편히 일을 끝나고 와서 쉴 수 있다는 것이 좋아요.

지카레 : 오후 알바의 장점은 제가 아침잠이 많은 데 출근하기 좋다는 거예요. 오전 알바는 시간이 빨리 가요. 오픈 준비를 하는 거라서 손님들은 없는데 할 일만 하다 보면 시간이 금방 지나요. 오후는 손님을 맞이해야 해서 시간이 안 가요. 그리고 오전 알바는 끝나고 나도 날이 밝아서 뭔가 기분이 상큼해요.

배카페 : 저도 지카레랑 같아요. 오후 알바는 늦게 일어나도 된다는 것이 장점이에요. 근데 낮 알바가 꿀이에요. 밤보다 낮에 사람이 없으니까요. 근데 일찍 일어나야 하는 게 힘들죠.

알바를 하는 이유가 다양할 것 같은데

배카페 : 용돈을 벌기 위해서요.

희메가 : 저도요. 그리고 일하는 게 재미있어요.

지카페 : 생계를 위해서요. 그게 아니라면 안 할 거예요. 할 이유가 없어요. 하지 않을 수 있으면 안 하는 것이 최고인 것 같아요. 인생 경험을 위해 알바를 해보고 싶다는 친구가 있으면 말리고 싶어요. 상·하차 알바 한번 해보면 ‘아 돈 벌기 힘들구나’라고 느끼죠.

알바를 통해 얻은 수입은 주로 어디에 쓰이나요

희메가 : 커피 마시거나 옷, 화장품 사는 데 쓰는 편이에요.

배카페: 저도 비슷해요. 밥 먹는데 거의 다 쓰는 것 같아요.

지카페 : 월세, 생활비, 저금할 만큼은 안 나와서 그냥 다 써버려요. 지금이 제일 중요하죠.

일하는 것과 학업을 병행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것 같은데, 어떻게 극복하나요

희메가 : 알바 가는 날엔 늘 그 시간 동안엔 공부를 못하니까 일찍 일어나서 미리 공부하거나, 알바 후 늦게 자거나 그러죠. 휴식시간이 줄어들어서 힘들어요. 시험기간엔 최소 3일 전부터 시험 과목만 집중적으로 공부해요.

지카레 : 힘들어서 학업은 포기했어요. 둘을 병행하는 건 너무 힘들어요.

배카페 : 코로나 때문에 온라인 수업을 하니까 별로 어려운 점은 못 느끼겠어요.

알바 중 힘든 일이 많을 것 같아요

희메가 : 아무래도 예의 없는 손님 만날 때 제일 힘들죠. 말 함부로 하는 손님 만날 때 특히 힘들어요. 한 번은 15세 관람 영화인데, 자기 딸이 학생증이 없는데도 계속 관람하게 해달라고 떼를 쓰는 거예요. 처음엔 저한테 막 소리를 지르다가 매니저까지 불러내서 욕을 하더라고요. 지금까지 최악의 손님으로 기억에 남아 있어요. 오래 서 있어야 하는 거, 정산하는데 안 맞으면 본인 월급으로 채워야 하는 것도 힘든 일이에요.

지카페 : 직원들의 괴롭힘도 있어요. 인격적으로 모독도 해요. 생계를 위한 일이라서 그만둘 수는 없는데 마냥 참아야 해서 힘들었죠. 반대로 손님 때문에 힘든 적은 거의 없어요. 반말하거나 그런 건 그냥 10분 지나면 다 까먹어서 괜찮아요.

배카페 : 사장님이랑 같이 일해서 눈치가 보여요, 손님이 진짜 없는데도 불구하고 눈치 보여서 앉을 수는 없어요. 못 앉으니까 다리가 무척 아파요.

알바 중 감동한 순간도 분명히 있을 것 같아요

희메가 : 저녁 11시까지 일했을 때가 있었는데, 너무 춥고 손님도 거의 없었어요. 그런데 어떤 손님이 지나가면서 안쓰럽다고 본인이 영화 보면서 먹으려고 한 음식을 주는 거예요. 그때 감동이었어요.

지카레 : 사장님한테 큰 감동을 한 적이 있어요. 출근 전부터 몸이 아픈 상태로 갔는데, 말없이 사장님이 카드를 주는 거예요. 병원 가고 죽이라도 사 먹으라고 했어요. 나를 진심으로 걱정해주는 모습에 감동했어요.

배카페 : 사장님한테 감동했어요. 사장님이 먹고 싶다고 한 메뉴는 다 해줬어요. 생일도 챙겨주고 친절했어요. 사장님마다 스타일이 다른 것 같아요.

알바를 하면 자연스럽게 커플이 많이 탄생한다고 하더라고요. 혹시 그런 경험이 있나요

희메가 : 2번 했어요. 영화관 알바는 연애의 장이라는 말도 있어요. 같이 밥도 많이 먹고 어울리기도 많이 해요. 연애할 기회가 많다고 볼 수 있죠.

지카레 : 연인과 같이 아르바이트한 경험은 있어요. 같은 시간에 일하면 일도하고 연애도 해서 좋아요. 알바에서 일어난 일 이야기할 때도 같이 공감할 수 있으니까 편했죠. 문제는 싸우면 직원들이 눈치를 봐요. 만약에 사장이 돼서 커플이 있다면 반대할 거 같아요. (웃음)

알바를 시작하기 전 상상했던 모습이 있을 것 같아요. 기대와 현실 간의 차이가 있을까요

희메가 : 영화관 알바하면 팝콘 팔고, 티켓 예매만 하면 되겠지 생각했어요. 그래서 고생할 일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게 아니었어요. 청소할 일도 많고, 사람 관계로 상처받는 일이 잦았다는 게 큰 차이점인 것 같아요.

jinho23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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