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하반기 취업 전략] 학습 효과 없는 AI역량검사, 제대로 활용하려면? 정동진 마이다스인 실장

입력 2020-06-02 13:56
수정 2020-06-03 17:34

[캠퍼스 잡앤조이=김예나 기자] 채용 전형에 ‘AI역량검사’가 도입되면서‘언택트 채용’시대가 한층 더 가까워졌다. 2018년부터 도입된 AI역량검사는 언택트 채용의 대표적인 예다. 많은 기업들이 채용 전형에 AI역량검사를 도입하면서, 취업준비생들은 학력과 스펙을 평가하지 않는 ‘블라인드 채용’에서 나아가 물리적인 시간과 거리의 제약에서 벗어남으로써 더욱 공정하고 많은 채용 기회를 얻을 수 있게 됐다.

AI역량검사는 지원자가 자신의 강점을 발휘해 성과를 낼 수 있는 기업에 취업할 수 있도록 하는 채용 프로세스다. 국내 기업들이 채용 전형에서 활용하는 AI역량검사는 IT 솔루션 기업 마이다스아이티의 ‘인에어(InAIR)’ 프로그램을 사용한다. 그렇다면 취업준비생들은 AI역량검사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 정동진 마이다스인 경영솔루션 기획실장을 만나 AI역량검사에 대한 모든 것을 들어봤다.





- 올 상반기에는 ‘언택트 채용’ 트렌드가 뚜렷하게 자리 잡았다. 하반기에도 ‘언택트 채용’은 중요한 키워드일 것 같은데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언택트 채용 시대를 더욱 앞당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18년 하반기부터 지난해까지 200여개 기업이 채용 전형에AI역량검사를 활용해왔는데, 올 상반기에만 100여개사가 추가로 도입해 4월말 기준 320개사를 넘어섰다. 이미 많은 기업에서 언택트 채용 방식을 도입해 활용하는 만큼, 앞으로도 이 같은 트렌드는 더욱 확산할 것으로 보인다.”

언택트 채용의 대표적인 예가 AI역량검사다. AI역량검사는 무엇인가

“흔히 ‘AI면접’이라 불리지만, 지원자의 역량과 직무적합도를 평가하기 때문에 ‘AI역량검사’라고 표현하는 것이 더욱 정확하다. 기존의 채용 프로세스는 인재를 선발할 때 성과와 관련 없는 지식·학력·스펙 등을 면접관의 주관적 판단에 의해 결정할 수밖에 없었다. 이에 따라 ‘블라인드 채용’이 등장했지만, 학력과 스펙 등을 보지 않는다고 해도 합리적인 선발 기준 없이 면접관의 주관적 의견으로 채용하면서 지원자와 기업이 미스매칭 되는 결과는 똑같았다.

AI역량검사는 뇌신경과학 기반으로 추출된 역량을 기반으로 지원자의 기업문화와 직무 적합도를 확인해 지원자가 자신의 강점을 잘 발휘하며성과를 낼 수 있는 기업에 매칭한다. ‘어떻게 하면 인재를 잘 선발하고 육성할 수 있을까’ 하는 마이다스의 오랜 고민의 결과다.”

기업들은 AI역량검사를 어떻게 활용하고 있나

“AI역량검사를 사용하는 기업 중 일부는 서류전형을 대신해 입사를 원하는 모든 지원자에게 AI역량검사를 볼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이를 통해 흔히 말하는 ‘자소설’의 학력·스펙·배경의 필터링을 최소화할 수 있다.

인적성 검사를 대체하는 기업들은 이 단계에서 지원자의 성격과 지식이 아닌 ‘기업문화 적합도와 직무적합도’를 ‘역량’을 기반으로 확인한다. 기존에 인성검사는 지원자의 성격을 보고, 적성검사는 언어·수리·사회 등 지식을 확인하는 데 그쳤다. 하지만 AI역량검사를 통해서는 언어와 수리 등의 문제가 아니라, 지원자가 해당 직무에서 일할 수 있는 사람인가를 37가지의 역량으로 확인한다.

면접도 지원자의 역량을 기반으로 객관적, 합리적으로 공정하게 진행한다. 지원자의 개인별 역량 결과표를 가지고 질의응답을 주고 받고, 역량을 기준으로 판단하기 위한 객관적인 가이드 역할을 하는 측량도구로 활용한다.”



▲사람의 사고와 행동은 ‘뇌’로부터 나오고, 기본적으로 개개인이 발달돼 있는 뇌의 영역도 모두 다르다. AI역량검사는 개인이 잘 발달되어 있는 뇌의 영역(강점)이 지원한 기업의 문화와 직무에 맞는지를 확인한다. 사진 제공=마이다스인





AI역량검사의 절차는

“사전세팅-영상면접-성향파악-전략게임-최종제출 단계로 진행된다.”

사전세팅 단계에서 유의해야 할 점은 무엇인가

“가장 먼저 음성 및 얼굴을 인식하는 사전세팅 과정을 거치는데, 이때 키보드와 마우스, 웹캠, 헤드셋 등 검사 환경을 점검하고 화면 조절과 음성이 잘 인식되는지 등을 체크해야 한다. 또 지원자의 얼굴을 등록하는데 최근 이 부분에 ‘다시 할게요’ 기능이 추가 됐다. 처음 얼굴 등록부터 눈을 감았다거나 얼굴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심리적으로 검사 과정 전반에 영향이 있다는 피드백을 받아 업데이트 했다. 이후 검사 과정 절차에 대한 안내를 하는데, 많은 지원자가 이 부분을 읽지 않고 넘어가곤 한다. 검사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꼼꼼히 읽으면 다음 순서를 대비할 수 있으니 안내 부분을 읽고 검사를 진행하는 것을 추천한다.”

영상면접은 어떻게 진행하나

“먼저 연습질문이 주어진다. 이때는 아무 대답이나 해도 된다. 자신의 음성이 어떻게 들리고 표정이 어떻게 바뀌는지 확인할 수 있어 이 부분을 최대한 많이 활용하는 것이 좋다. 연습질문 이후에는 기본적인 질문들이 제시된다. 일반적으로 자기소개와 지원동기, 장단점을 묻는다. 30초 정도 생각할 시간이 주어지고 이후 90초 이내에 대답해야 하며, 답변이 맘에 들지 않는다면 20초 안에 수정도 가능하다. 일부 기업이나 직무에 따라 질문이 달라질 수는 있지만 검사에서 영상면접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지 않고, 대부분의 지원자가 자기소개와 지원동기, 장단점에 대해 준비하고 있기 때문에 평소 준비했던 만큼 최대한 답변하는 것이 좋다.”

성향 파악 단계에서는 어떤 평가가 이뤄지나

“이 단계에서는 100~200개의 질문을 통해 지원자의 성향을 파악하는데, 자신과 가깝다고 생각되는 문항에 체크하면 된다. 한 페이지당 60초 정도의 시간이 주어지는데, 질문 한 개당 6~10초 사이에 답변해야 하기 때문에 고민하거나 꾸미지 않고 생각나는 대로 답하는 것이 좋다. 이어지는 상황 질문은 업무를 하며 주어지는 상황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에 대한 부분이어서, 인사담당자가 가장 많이 보는 부분이기도 하다.”

AI역량검사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전략게임은 어떻게 치러야 하나

“열 가지의 게임이 있고 게임마다 5~10분 정도가 소요된다. 각 게임은 순발력, 기억력, 추리력, 결정방식 등을 평가하며, 게임마다 어떤 역량을 평가하는지 설명하고 있다. 설명을 읽지 않고도 할 수 있는 게임이 대부분 이지만, 설명을 읽고 하면 더욱 수월한 게임도 있기 때문에 이 부분을 사전에 읽고 진행하는 것이 좋다. 또 최근에는 열 가지 게임 순서를 직접 선택할 수 있게 했는데, 선택 순서는 검사 결과에 아무 영향이 없다.

전략게임 후에는 심층질문이 주어지는데 이때는 앞서 파악한지원자의 성향과 게임에서 추출한 지원자의 역량을 기반으로 한 질문이 주어진다. 예/아니오로 답변할 수 있는 질문이 우선 주어지고, 이후 이에 대한 꼬리 질문을 한다. 이때는 답변을 좋게 포장한다고 해서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이 아니라 지원자의 표정과 음색 등 얼마나 안정적으로 답변하는가를 평가하기 때문에 최대한 꾸미지 않고 답변하는 것이 좋다.”

지원자가 하는 답변의 논리 구조를 이해하는 것인가

“그렇지 않다. AI역량검사는 지원자의 답변 내용 자체는 평가하지 않고 표정의 움직임, 음색, 어조, 음성의 휴지기, 제스쳐 등을 본다. 하지만 인사담당자가 나중에 실제로 영상을 확인할 수도 있기 때문에 답변은 성실하게 하는 것이 좋다.”

게임으로 역량 평가가 어떻게 가능한가

“단순히 게임 결과만으로 지원자의 역량을 판단하지는 않는다. 지원자의 반응속도, 패턴, 지속성 등의 데이터를 분석해 37개의 역량을 평가하고, 이 데이터로 해당 직무의 높은 성과자와 유사한 성향을 보이는가를 비교한다.”

평가에 정답이 있나

“AI역량검사는 잘보고 못보는 것이 없이 지원한 기업과 직무 마다 결과가 다르게 나온다. 정답률이 아닌 자극에 대한 반응패턴을 보기 때문에 기존에 우리가 봐온 시험과 같이 정해진 정답이없다. AI역량검사는 지원자가 가지고 있는 역량(뇌 영역별 발달 정도)이어느 기업, 어느 직무에 맞는지, 또 해당기업과 직무별 고성과자들의 패턴이 동일한지 확인하는 시험이다. 너무 좋게만 포장한다면 오히려 신뢰도가 떨어지고, 고성과자의 패턴과 맞지 않게 된다. 이에 AI역량검사를 잘 보기 위해서는 안정적으로 솔직하게 답해야 한다.”

학습 효과가 없다는 것인가

“정답률을 보는 것이 아니어서 여러 번 평가를 치러도 결과에는 큰 차이가 없고, 이 때문에 학습효과도 없다. AI역량검사의 결과는 지원한 기업과 직무마다 다르다. A사 경영지원 업무에 떨어지더라도, B사 경영지원 업무에는 합격할 수 있으며, 같은 회사의 영업 마케팅 직무에는 붙어도 연구개발 직무에는 불합격할 수 있다. 이 때문에 AI역량검사에서 좋은 점수를 받기 위해 비용과 시간을 지불하지 않았으면 한다.”



그렇다면 AI역량검사는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자신의 가치관과 직무 역량을 잘 드러내는 것이 가장 중요한 만큼, 검사에 집중하고 안정적이며 솔직하게 답하는 것이 가장 좋다. 또 평소 거울을 보고 연습하면서 자신의 모습을 보고 충분히 이야기 하는 연습을 하라.”

앞으로 마이다스인이 나아갈 방향은

“AI역량검사의 궁극적인 목적은 인재들이 자신의 역량에 맞는 기업과 직무에 배치됨으로써 인재와 기업이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향후에는 지원자 개개인이 기업과 직무에 별도로 지원하지 않아도 ‘AI역량검사’ 응시 결과를 통해 잘 맞는 직무와 기업을 추전 받을 수 있도록 기업과 취준생들을 위한 플랫폼을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 취준생을 위한 AI역량검사 QnA ◀

Q 상단 카메라와 하단 카메라 중 어떤 것이 좋을까요?

A 상단 카메라와 하단 카메라 모두 결과에는 영향이 없지만, 상단 카메라를 추천합니다. 하단 카메라는 눈을 내리깔고 시험을 치러야 해서 자칫 졸려 보일 수 있어요. 조명도 어두운 조명보다는 밝은 조명이 좋습니다.

Q 무선 인터넷/유선 인터넷, 헤드셋/무선 이어폰 어떤 것을 사용할까요?

A 모두 가능해요. 하지만 유선 인터넷 환경이 더욱 안정적이겠죠? 헤드셋과 무선 이어폰도 모두 사용 가능하지만 도중에 연결이 끊기면 답변을 하지 않는 것으로 간주되기 때문에 안정적인 환경에서 검사를 진행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Q 풀메이크업/민낯, 정장/캐쥬얼 복장 중 어떤 것이 좋을까요?

A AI역량검사는 지원자의 외모나 이목구비를 보는 것이 아니라 답변 태도와 표정, 목소리, 말투 등을 통해 지원자가 상대방과의 소통 과정에서 얼마나 신뢰를 줄 수 있는 사람인지를 확인합니다. 이 때문에 화장을 했느냐, 악세사리를 착용했느냐, 정장 차림이냐 등은 검사 결과에 아무 영향이 없어요. 하지만 추후 평가 자료를 인사담당자가 확인하기 때문에 정돈된 모습으로 평가에 임하는 것이 좋아요.

Q 답변시 미리 작성한 스크립트를 보고 읽어도 되나요?

A 눈빛이 불안하게 흔들리면 AI가 알아채요. 스크립트를 따라 읽는다면 눈동자의 움직임이 감지될 수 있겠죠?

Q 검사 도중 인터넷 연결이 끊겼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A 연결이 끊겼다면 추가로 한 번 더 응시 가능합니다. 시험 도중 연결이 끊기면 지원자가 당황할 수밖에 없어 평가 결과에도 영향이 있을 수 있으니, 안정적인 환경에서 검사를 진행하세요. 또 검사 도중 타인의 목소리나 얼굴, 이상반응 등이 감지되면 대리응시 의심으로 신뢰불가(불합격) 결과가 나옵니다.

Q 문제를 풀다보니 검사 시간이 너무 부족한 것 같은데, 괜찮을까요?

A 검사 시간은 최대 90분까지 진행 가능해요. 하지만 답변 도중 음성의 휴지기가 길어지면 이 또한 평가되니 자신감 있게 답변해 주세요!

yena@hankyung.com

[사진=김기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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