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잡앤조이=강홍민 기자] “롯데 액셀러레이터의 키워드는 동반성장입니다. 롯데와 스타트업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모범 사례를 만드는 게 저희 목표죠.”
롯데와 스타트업을 이어주고 이노베이션 허브 역할을 하는 롯데 액셀러레이터는 2016년 2월부터 100여개가 넘는 스타트업을 선발해 인큐베이팅 중이다. 롯데 액셀러레이터는 ‘사회적 기업’을 모토로 스타트업의 신기술과 기업의 노하우를 살려 새로운 먹거리 창출과 더불어 기존사업의 전력을 강화하고 있다. 롯데와 스타트업 모두 동반성장하는 것이 최종 목표라는 이종훈 롯데 액셀러레이터 투자본부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이종훈 롯데 액셀러레이터 투자본부장.
롯데 액셀러레이터를 소개해 달라
“롯데그룹의 이노베이션 허브 역할이다. 크게 세 가지 역할로 나눠지는데, 첫 번째는 투자자, 두 번째는 사회적기업, 마지막으로는 새로운 혁신으로 스타트업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모멘텀 역할이라 할 수 있다.”
타 기업 액셀러레이터와 차별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위에서 언급한 세 가지가 가장 큰 차별점이다. 무엇보다 별도의 전문 법인을 통해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인큐베이팅 한다는 점이다. 신기술사업금융회사로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과 벤처펀드를 운영하고, 모그룹의 혁신을 지원하는 일을 한 곳에서 한다는 점이 가장 큰 차별점이 아닐까 싶다.”
말씀하신 차별점이 스타트업에게도 미치는 영향이 있나
“아시다시피 롯데는 산업분야별 섹터가 굉장히 넓다. 그래서 우리가 선정한 스타트업이 원하는 롯데 계열사들과 언제든지 미팅을 연결하고 있다. 스타트업 대표와 계열사 임원을 바로 연결시켜 그들이 원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완성시키는 것도 차별점이자 장점 중 하나다.”
대기업과 스타트업의 업무 환경이 많이 달라 바로 사업화가 진행되기 싶지 않을 것 같은데, 어떤가
“맞는 말이다. 인식이나 업무 사이클, 문화가 서로 전혀 다르기 때문에 바로 비즈니스가 진행되진 않더라. 그래도 서로 간 필요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미팅은 자연스레 연결시키는 편이다. 지금까지 112개의 스타트업을 인큐베이팅하면서 스타트업이 원하는 그룹 계열사 담당자들과 미팅을 연결시켰는데, 3~4년이 지난 요즘에서야 조금씩 빛이 보이고 있다.”
롯데와 스타트업 간 협업 사례가 있다면 소개해 달라
“식음료를 할인 해주는 마감할인 커머스 플랫폼인 ‘미로’를 그룹 계열사와 연결해 세븐일레븐, 롯데슈퍼, 롯데백화점 등 롯데의 유통채널에 연계해 사업을 진행 중이다. 미로 서비스를 통해 고객들은 제품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고, 유통사들은 매출 증가와 더불어 음식물 쓰레기도 줄었다. 우리가 인큐베이팅 한 스타트업을 통해 새로운 사업 모델이 구축된 셈이다, 링크플로우도 마찬가지다. 이러한 새로운 서비스를 롯데와 연결해 기업과 스타트업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모범 사례라 할 수 있다.” (사진=L-CAMP에 입주한 스타트업이 개발한 면도날을 화장실에 무료로 공유하고 있다)
현재 L-CAMP는 몇 기수나 진행됐나
“서울 6기, 부산 2기를 운영했고, 현재 서울 7기를 모집 중이다. 7기에 530여곳의 스타트업이 지원했고, 그 안에서 20여 개 안팎으로 선정할 계획이다. 5월 중순경 최종 발표된다.”
L-CAMP에 선정하는 스타트업의 기준이 있다면
“좋은 팀을 가졌느냐다. 그리고 그 팀이 잘할 수 있는 사업 모델을 가졌느냐를 가장 많이 검토한다.”
좋은 팀의 기준은 뭔가
“그 팀이 하려는 비즈니스 모델에 충분한 지식과 경험이 있고, 어렵더라도 성공시키고자하는 의지, 그리고 그 의지를 가진 대표와 팀원들이 있는 곳이 좋은 스타트업이다.”
스타트업 지원은 어떤 방식으로 하나
“우선 6개월 간 무상으로 공간 지원이 된다. 테헤란로에 무료로 공간 지원하는 곳은 우리가 유일하지 않나 싶다. 무엇보다 전망이 좋아 일할 맛이 난다.(웃음) 그리고 주변에 창업투자사나 스타트업이 밀집돼 있어 네트워킹이 자유롭다. 공간의 장점을 하나 더 꼽자면, 대부분의 스타트업이 채용을 어려워한다. 작은 사무실에 몇 명 안 되는 사람들이 북적이는 모습에 지원자들이 선뜻 일하고 싶은 마음이 안들 수 있다. 면접에 합격했는데도 출근을 안 하는 경우도 있다. 롯데 액셀러레이터는 테헤란로 중심에 있고, 경치도 좋아 일하고 싶은 욕구를 충족시켜준다. 그리고 모든 선정 기업에 평균 5천만 원 정도 투자한다. 기간이 끝날 무렵 성과를 판단해 3억에서 5억 원 정도 추가로 투자하고 있다. 그동안 추가 투자를 받은 곳이 20여 곳 정도 되고, 한 스타트업이 4~5차례 투자를 받은 곳도 있다.”
롯데 액셀러레이터의 연간 투자금액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
“올해 투자금액은 300억 원 정도다. 그동안 1000억 원 정도 스타트업 투자 재원을 마련했다. 성과를 내거나 가능성이 보이면 몇 번이고 투자한다.”
최근 액셀러레이터가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고 있다. 액셀러레이터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무엇이라고 보나
“액셀러레이터는 스타트업을 빠르게 성공가도에 올려주는 역할도 하지만 그들의 비즈니스 모델을 검증하고 안 될 것 같으면 빨리 포기하게 만드는 역할도 있다. 그래서 액셀러레이터의 성과 기준이 얼마나 많은 팀을 성공시켰느냐를 잣대로 삼는 건 반대다. L-CAMP 출신 중에 첫 사업모델을 유지하고 있는 곳이 거의 없다. 그리고 상장된 스타트업 중에 초기 사업모델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곳도 거의 없다. 그만큼 무릎을 탁 치는 새로운 아이템보다 좋은 팀이 중요하다.”
그렇다면 액셀러레이터는 스타트업을 잘 뽑는 것이 중요한가, 아니면 잘 육성하는 것이 중요할까
“사실 그 부분을 두고 업계에서는 갑론을박 중이다. 여러 논문도 나온 걸로 알고 있다. 물론 둘 다 중요한 부분이지만 개인적으로는 선구안이 조금 더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
롯데 액셀러레이터의 올해 목표가 있다면
“코로나19로 인해 연초에 잠시 주춤했지만 큰 변화 없이 계획했던 대로 진행하려고 한다. 우리의 목표는 좋은 팀을 뽑아 투자하는 것, 그리고 스타트업과 롯데가 동반성장할 수 있는 허브 역할을 잘 하는 것이다.”
khm@hankyung.com
[사진=이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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