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잡앤조이=이진호 기자/백지헌 대학생 기자] 대학생들 사이에 병역 제도는 언제나 뜨거운 이슈다. 특히 2022년부터 병역자원 부족이 예견되면서 대체복무 인력 감축이 불가피하다는 이야기도 나돌고 있다. 대학가를 찾아 병역 제도에 관한 다양한 의견을 들어봤다.
“학업 중단, 기회의 손실”
대다수의 남학생들은군 복무 제도로 인해 발생하는 불이익에 대해 비슷한 답변을 이야기했다. 한용준(가명, 24 건국대 지리학) 씨는 역시 “군 복무로 취업이나 졸업 등이 늦어지는 것이 불이익”이라고 말했다. 다음 달 입영을 앞둔 김진원(22, 인하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 씨는 “군 복무를 위해 원하지 않는 휴학을 해야 한다”라며 “제대 후에도 예비군 등으로 수업을 빠지는 것도 불편할 것 같다”며 불이익을 이야기했다. 군대를 다녀온 김성민(가명, 25 광운대 경영학) 씨는 “구속된 환경에서 지내야 하는 점 자체만으로 불이익”이라고 말했다.
병역제도에 대한 불만도 있었다. 학생들은 남성만의 징병으로 발생하는 불평등과 징병 과정에서 침해되는 인권 등을 지적했다. 최정하(가명, 24 사회복지학) 씨는 “징병제는 필요하지만, 징병 대상자에게 아무런 보상이 없는 병역 제도는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진원 씨는 “국방의 의무가 남성에게만 있다는 것은 교육의 문제”라며 “전통적 성 역할이 굳어진 관습적 교육이 이런 인식을 낳았다”고 말했다.
최유진(가명, 22 치위생학) 씨는 “복무가 끝나고 사회에 복귀했을 때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제도가 부족하다”며 “고생하는 군인들을 위한 복지 제도 확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성 평등한 병역 문화 추구해야”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자료에 의하면 2020년부터 징집대상 19세 남성의 인구가 병력 수요보다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의 병역 체제로는 병력 규모 유지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해외의 경우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르웨이와 네덜란드는 2016년부터, 스웨덴에서는 2018년부터 남녀 공동복무제(여성징병제)를 도입했다. 스위스도 올해부터 여성징병제 도입을 논의한다.
이들 국가들은 남성만의 징병 제도가 사회에서 여성을 배제·차별하는 수단으로 악용된다는 지적에 따라서 도입되고 있다. 이런 이유로 국내에서도 여성 징병제도 주목을 받기도 했다. 부족한 병역자원의 확충은 물론 남성에게만 징병을 부과하여 발생하는 성차별 논란을 비롯한 여러 사회적 갈등의 해결책이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여성징병제에 대해 대학생들은 의견은 갈렸다. 최유진 씨는 “생물학적 이유로 여성 징병이 불가능하다는 이유가 될 수는 없다”며 “남녀 함께 복무한다면 군대는 남자만 가는 것이라는 인식 자체가 사라질 것”이라고 이야기했다.주현성 씨 역시 “여성징병제는 국군 병사 숫자 유지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동의했다.
반면 문제점이나 한계를 지적하는 의견도 있었다. 최정하 씨는 “지휘관들이 여성 병사를 지휘하는 데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며 여성징병제의 비효율성을 지적했다. 이영환 씨는 “현재의 징병제에 대해 남성들조차도 불만을 느끼는 상황에서, 여성을 징병한다면 여성들의 반발 역시도 엄청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진원 씨는 “전문가가 이야기하길 여성징병제를 도입한 북유럽 국가들과 달리 한국은 상대적으로 성적 평등 수준이 낮아 도입하기에 문제가 있다고 했다”고 말했다. 김 씨는 “2016년 세계경제포럼에서 발표한 성별 간 격차 지수 통계에서 한국은 최하위권(116위)으로 기록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여성 기초군사훈련 배울 필요성 있어”
전시상황을 대비한 여성들의 기본군사훈련에 대해서는 대부분 대학생이 필요성을 느끼고 있었다. 최유진 씨는 “휴전국이라는 점에서 여성도 전시 행동요령을 배우고 최소한의 전쟁 참여를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용준 씨도 “평상시에도 화재 상황에 대비해 소화기 사용법과 비상 탈출 요령을 배우듯이, 전시상황을 대비한 최소한의 교육은 필요하다”며 동의했다. 정연서 씨는 “여성들도 군 복무의 고충과 군대 시스템에 대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며 “성별 갈등 역시 완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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