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각 업로드는 기본, 강의를 올리지 않는 교수도 다수 발견
-강의 퀄리티는 낮고, 과제량은 많고
-강의 중 흡연에 음란물 노출까지, 대학생“온라인 강의가 장난인가요”
△이화여대가 1학기 전면 온라인 강의 대체를 공지했다.(사진 출처=이화여대 홈페이지 캡처)
[캠퍼스 잡앤조이=조수빈 인턴기자]최근 연세대를 시작으로 고려대, 중앙대 등에서 5월까지 온라인 강의를 연장한다고 발표했다. 이화여대, 숭실대, 건국대 등은 1학기를 전면 온라인 강의로 대체한다고 공지했다. 학생들은 발표 시기만 다를 뿐 자신의 대학 역시 1학기를 온라인 강의로 대체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었다.각 대학 측은 온라인 강의로 인해 생기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버 증설, 실시간 공지, 설문조사 등으로 대처하고 있지만 강의를 하는 교수진들의 문제점도 속속 노출되고 있다.
학생들, 제 때 올라오지 않는 강의와 공지에 혼란
충남대 이 모(23)씨는온라인 강의를 시행한 지3주 차가 됐지만 강의 영상은 2주 차까지만 업로드 돼 수업을 따라갈 수 없다고 토로했다. 이 씨는 “이번 주에 교수님이 갑자기 수업 진행 방식을 수정하겠다고 공지했다. 동영상 강의 제작으로 인해 다룰 수 있는 수업 내용이 많이 축소됐다”며 “교육부에서 제공하는 K-MOOC라는 동영상 강의를 교수님의 강의와 같이 들으라는 내용의 공지였다”며 황당함을 전했다.
한국외대 박 모(25)씨는“듣고 있는 전공 교수님은 수업도 안하시고 별다른 공지도 없다. 과제에 대한 공지도 시험에 대한 공지도 전혀 전달 받지 못했다. 이메일과 쪽지로 연락해봤지만 답장이 없다. 학교 행정실에 문의해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외대 에브리타임 캡처.
교수님은 안 보이고 과제만 ‘폭탄’인 사이버 강의실
동국대의 한 교수는 수강 등록을 늦게 한 학생의 질의에 “오프라인 강의를 시작하면 처음부터 설명하겠다”고 답했다. 이에 해당 학생은 “이제 온라인 강의는 1학기 절반을 대체하는데 오프라인 강의에서 설명할 수 있는 강의 양이 얼마나 되겠냐”며 “온라인 강의를 귀찮아하시는 교수님이 너무 많다. 그것이 학생들이 느끼는 온라인 강의의 신뢰도가 낮은 이유”라고 덧붙였다.
이에 한 동국대생은 에브리타임에 “수업을 안 하는데 수업에 대한 상위 지식을 어떻게 과제로 쓰느냐. 성적 반영이 되는 과제에 대한 피드백을 왜 별도로 제공하지 않느냐”며 과제로 강의를 대체하는 일부 교수를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 그는 “매일이 시험 기간이다. 수업시간을 넘어가는 양의 과제가 수업마다 나오고 있다”며 개선을 요구했다.
중앙대의 한 학생 역시 “개강한 이후 교수님의 얼굴을 뵌 적이 없다. 강의는 PPT에 입힌 녹음 파일로 진행됐고, 그마저도 20분 내외로 끝났다”며 “3시간짜리 강의를 이런 식으로 진행하면 차라리 혼자 책을 공부하는 것이 낫겠다”며 불만을 전달했다.
△동국대 에브리타임 캡처(좌), 고려대 에브리타임 캡처(우).
강의 재활용부터 강의 중 흡연, 음란물 노출까지
동국대의 한 교양강의 교수는 강의 도중에 담배를 피웠다. 해당 교수의 돌발 행동에 놀란 학생은 그 강의를 캡처해 동국대 에브리타임에 올렸다. 그러자 그 교수의 강의를 들었던 학생들의 불만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한 학생은 “교수님께 수업이 자꾸 끊기니 녹화를 해서 강의를 올려달라고 요청했다. 교수님은 2016년도에 본인이 진행했던 강의를 업로드 할 테니 보라고 답했다”며 “이런 수업을 들으려고 등록금을 낸 게 아니다. 개선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고려대 역시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고려대 철학과 모 교수는 이미 다른 유료사이트에 배포된 자신의 과거 강의 영상을 전공 강의로 제공했다. 이에 고려대 철학과 비상대책위원회는 “화질, 음질이 떨어지고 기존에 공지한 강의자료와는 완전히 다른 내용으로 진행됐다”며 해당 교수에게 개선을 요구하는 학생들의 의견을 전달하기도 했다.
최근 한국외대에서는 미네르바 교양대학 소속 모 교수가 유튜브에 올린 온라인 강의에 음란물이 첨부된 카카오톡 대화방이 공개돼 학생들의 분노를 샀다. 교수는 대화창을 내린 채 수업을 이어갔고 학생들은 그 내용을 고발하는 글을 에브리타임에 올렸다. 교수는 논란이 커지자 사과문을 올렸고 학교 측은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해 해당 교수를 교체했다. 앞서 언급된 학교들을 제외하고도 많은 학교의 교수들이 강의를 재활용하는 사례가 많아 학생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subin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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