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은 코로나19로 예민해진 지금의 분위기를 생생하게 보여줬다.
(사진 출처=건국대 에브리타임 화면 캡처)
[캠퍼스 잡앤조이=이진호 기자/주연우 대학생 기자] 코로나19로 인한 공포의 화살이 특정 인종을 향했다. 2월 22일 마감한 ‘중국인 입국 금지’ 청와대 청원은 76만 명을 넘겼다. 소수집단에 대한 거부감과 불편함은 늘 잠재해있다. 원래부터 존재하던 내부의 폭력성은 코로나19의 두려움과 함께 소수집단에 대한 혐오로 나타났다.
이런 현상은 대학 커뮤니티에서도 마찬가지다. 대학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은 코로나19로 예민해진 지금의 분위기를 생생하게 보여줬다. ‘중국인 코로나’를 키워드로 전체 검색창에 입력해봤다.
코로나19는 바이러스가 아닌 특정 집단과 인종의 문제였다. ‘대깨문과 우한폐렴관련 대립구도의 실체’라는 제목으로 2월 28일 건국대 에타에 게시물이 올라왔다. 30개의 공감과 59개의 댓글이 달렸다. 게시물의 주 내용은 코로나의 주원인이 신천지가 아닌 중국인에 있다는 것이었다.
동일한 날짜에 중국인 입국금지 주장은 정치적 선동에 불가하다는 글이 핫게(HOT 게시판-공감 10개를 받으면 HOT 게시물로 자동 선정됨)에 올랐다. 댓글에는 ‘짱깨’가 8개의 공감을 받았으며 중국인을 비하하는 단어가 3번 이상 달렸다. 문대통령 지지자를 비하하는 문깨문, 문빠 등의 단어가 다수 등장했다.
중앙대 에타에서는 조선족이 한국의 모든 여론을 조작한다는 내용의 게시물이 31개의 공감과 58개의 댓글로 화제가 됐다. 특정 인종을 배척하는 글들이 다수 보였다. 근거 있는 혐오를 하자는 게시글 밑으로는 ‘중국인이니?’ ‘네 다음 대깨문’과 같은 댓글이 주를 이뤘다.
고려대와 이화여대 에타는 코로나 관련 이슈가 최근까지도 뜨거운 감자다. 건국대나 중앙대의 핫게가 2월 말에서 3월 초 사이에 집중된 것과 대조적이다. 그 내용은 비슷했다.
‘중국인이면서 한국인인척 글쓰지 마라’ ‘코로나 때문에 중혐 생길 것 같다’ ‘우한 코로나 중국’ 등 학생들이 느끼는 코로나19의 공포는 혐오로 표출됐다.
고려대 에타에서 가장 많은 공감(94개)을 받은 게시물은 중국인 입국금지와 관련한 정부의 대처에 관한 글이었다. ‘중국인 입국금지가 이상적이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무조건 정부 탓하면서 선동하지 마라’는 글에 111개 댓글이 달렸다.
여기서는 ‘친중정권’ ‘대깨문’ ‘문천지’와 같은 단어들과 함께 중국인 입국금지를 시행하지 않은 정부에 대한 불만이 주를 이뤘다.
이화여대 에타에도 중국인 인종차별에 대한 비판 글에는 136개의 공감과 111개의 댓글이 달렸다. 글쓴이는 서양에서 동양인 차별이 잘못된 것이듯, 중국인 인종 차별도 같은 맥락이라고 지적했다. 게시물 밑으로 쏟아진 날 선 말들은 차별과 배제의 언어를 그대로 답습했다.
김혜령 이화여대 교수(호크마교양대)는 “혐오감은 의식이기보다는 감정이다. 낯선 것에 대해, 판단하기 빈약한 것에 대해 거부감이 들 수 있다. 그런 이기적 욕망은 누구에게나 있다”며 “거부감이 혐오 기제로 작동하는 것은 부인할 수 없지만, 문명사회로 넘어가면서 우리의 자기본위적 욕망을 합리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jinho23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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