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강의 힘든 대학생들에게 사이다같은 9월 학기제?…교육부 “검토한 바 없다”

입력 2020-03-23 17:34
수정 2020-03-25 10:16



△김경수 경남 도지사 페이스북 캡처.



[캠퍼스 잡앤조이=조수빈 인턴기자] 김경수 경남 도지사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코로나19로 늦어진 개학을 위해 9월 학기제를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는 글을 올렸다. 김 지사는 코로나19로 엉킨 학사일정을 보강하고 여름방학 동안 새 학기를 준비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이라며 9월 학기제에 대한 설명을 덧붙였다. 그러나9월 학기제에 대한 학생들과 학교의 의견이 엇갈렸다.

가을학기제로 불리는 9월 학기제는 가을에 새 학년 새 학기를 시작하는 제도를 말한다. 8월 중순~12월 하순의 1학기, 2월 중순~6월 중순의 2학기로 긴 여름방학이 특징이다. OECD 국가 중 한국, 일본, 호주 외에는 대부분 국가가 9월 학기제로 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정부는 1997년, 2007년, 2015년 세 차례 9월 학기제 시행에 대해 검토한 바 있다. 하지만 시행 단계에서 해결해야 할 교사 인력, 시설, 입시 일정 조정 등과 같은 현실적 문제에 부딪혀 결국 초안조차 만들지 못하고 주저앉았다.



△청와대 국민청원 캡처.



대학생들, “9월 학기제, 엉킨 학기 풀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

9월 학기제의 가장 큰 장점은 코로나19 확산 저지다. 코로나19 수습 일정이 불투명해지면서 4월 오프라인 개학은 대규모 인원이 모이는 만큼 위험성이 크다는 것이다. 특히 유치원, 초등학교의 경우 면역력이 약한 아동들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시험, 교내 행사와 같은 일정이 모두 중단된 지금 9월 학기제를 검토할 가장 적절한 시기라는 청와대 국민청원도 올라오고 있다.

성균관대 3학년 김 모(23) 씨는 “온라인 강의에 대한 만족도도 낮고 오프라인 강의를 시작할 4월도 걱정된다. 강의실 내에서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의 대책은 있는지 궁금하다”며 “학교 측의 번복된 결정으로 학생들이 피해를 보는 것을 원치 않는다. 학기를 전면 중단하고 9월에 새 학기를 시작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9월 학기제가 도입될 경우 교환학생, 유학 프로그램을 이용하던 내·외국인이 모두 공백기 없이 국내 학기에 녹아들 수 있다. 현재는 외국에서 학기를 끝낸 후 방학 없이 바로 국내 학기를 시작하거나 3~6개월간의 공백기를 거친 후에 복귀해야 하는 문제점들이 있었다. 긴 여름방학을 이용한 인턴십 프로그램, 다양한 사회 활동 등의 기회도 큰 장점이다.

코로나19로 최근 일본 교환학생이 취소된 건국대 4학년 이 모(25) 씨는 “학기가 엉켜 휴학을 선택했다. 그렇지만 가을에 학기를 새로 시작한다면남은 시간은 취업 준비에보탤 수 있어 부담이 덜 할 것 같다”며 9월 학기제 논의를 반겼다.

교육부, 학교 측 “검토하지 않고 있다. 9월 학기제 도입 신중해야”

이에 대해 교육부와 학교측은 부정적 입장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9월 학기제를 검토한 바 없다”고 말했다. 업계추산에 따르면 교원고용비용 등10조 원 이상의 사회적 비용이 드는 변화인 만큼 신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외국어대학교와 건국대학교 등 대부분 대학의 반응도 비슷했다. 건국대 홍보팀은 “교육부로부터 어떤 공지도 받은 바가 없어서 학교 측에서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subin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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