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잡앤조이=조수빈 인턴기자] 매일 지옥철을 타고 출근하는 대신 좋아하는 카페에 가서 느긋하게 일할 수 있는 프리랜서를 꿈꾸는 직장인들에게 프리랜서들은 말한다. “프리랜서는 걸어 다니는 1인 기업이죠. 퇴사 후에 어떤 직업으로 수익을 낼 건지, 자신의 금전적 능력은 얼마나 되는지 등 자신을 현실적으로 돌아보는 노력이 필요해요. 구체적인 목표와 자신만의 무기를 찾는 것은 프리랜서가 되기 위한 첫 단계죠.”
<나는 ‘회사원으로 돌아가기’를 선택했다>
“프리랜서는 자신만의 무기, 특화된 경쟁력이 없다면 힘들죠.”
김희성 노블레스 디지털 콘텐츠 에디터
유명 잡지의 피처에디터로 4년을 근무했던 김희성(34) 씨는 퇴사 후 8개월 간 프리랜서로 일한 경험이 있다. 그는 첫 프리랜서 생활을 ‘우아해 보이는 백조의 수면 아래 헤엄치는 다리’라고 회상했다. 프리랜서는 어쩌면 직장인보다 더 치열한 경쟁과 고민 속에 사는 사람일지도 모른다는 것이 김 씨의 전언이다.
생애 첫 직장을 그만두게 된 가장 큰 계기는 회사에 다니며 이루고 싶었던 목표가 없어졌기 때문이었다. 그는 “어시스트를 거쳐 정식 에디터까지 4년을 근무하면서 회사에 대한 기대와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사라졌다. 체력적, 정신적으로도 많이 지쳐있던 상태라 무작정 회사를 그만두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희성 씨 브런치 연재 캡처.
퇴사 후 4개월까지는 개인 시간을 운동, 식사 등에 더 투자하며 건강을 회복하는 시간이 즐겁게 다가왔다. 하지만 당장 현실로 다가온 것은 홀로 서야 한다는 점이었다. 퇴사 전 연재했던 칼럼들로 인해 프리랜서 생활 동안 칼럼 연재 제의는 꾸준하게 들어왔다. 그러나 스케줄을 관리하고, 어떤 계약을 할지판단하고, 그 보상을 책정하는 일은 오롯이 자신의 몫이었다.
“상대방이 터무니없이 낮은 가격을 요구하는데 제 수익에 대해 정해둔 기준이 없어 휘둘린 경험이 많았어요. 미팅할 날이 잦은 프리랜서는 자신의 스케줄 관리를 잘해야 일의 효율을 높일 수 있어요. 일을 가려 받지 않고 일하다 보니 밤낮도 바뀌게 됐죠. 회사에서 일과 일상이 분리가 안 돼 그만둔 건데 프리랜서 때는 더 했어요. 스트레스 때문에 오히려 건강이 악화되기도 했어요.”
김 씨는 미래에 대한 불안정성이 회사로 돌아가겠다는 결심을 불러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퇴사 후 어떻게 살아야겠다는 구체적인 계획이 없었던 것이 가장 큰 실패 요인이었다. 프리랜서를 하기 위해서는 자신만의 무기가 필수다. 회사 내에서는 자기 능력을 객관적으로 판단하기 힘들다”며 “퇴사를 마음먹었다면 ‘통장 잔액으로 얼마 동안 살 수 있는지’, ‘내 능력으로 어떤 결과를 낼 수 있는지’ 등 퇴사 후의 현실적인 상황을 그려보는 것이 좋다”고 충고했다.
프리랜서로 살아남는 법
1. 스스로 일을 한다는 자각을 할 것
2. 규칙적인 생활패턴을 만들 것
3. 일은 가려서 받을 것
4. 돈 이야기는 당당하게 할 것
5. 미팅 스케줄은 본인에 맞게 효율적으로 짤 것
△출판번역가 서유라 씨.(사진 제공=서유라)
<나는 ‘프리랜서로 남기’를 선택했다>
“하고 싶은 일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해야죠. 힘들지만 가장 나답게 살 수 있는 것이 프리랜서예요.”
서유라 출판 번역가 겸 유튜버(서메리 MerrySeo)
서유라(31)씨는 대형 로펌 기획팀에서 사무직으로 5년을 근무했다. 퇴사를 고민하게 된 계기는 그가 낸 에세이 제목과 같았다. ‘회사 체질이 아니라서요’의 저자인 서 씨는 회사의 안정적인 급여, 근무 조건을 포기하기는 쉽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5년 동안 회사에서 틀에 박힌 근무형태, 복잡 규정, 위계질서, 비효율적인 의사결정 방식 등을 지켜보며 조직에 속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문화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점을 깨달았다. 그것이 서 씨가 이직이 아닌 퇴사 후 프리랜서 전향을 선택한 이유였다.
프리랜서 시장이 커진 만큼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자신만의 브랜딩을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야 했다. 그는 가장 먼저 좋아하는 일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다. 혼자 일하는 것이 편하며 독서와 외국어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책을 번역하는 출판 번역가에 도전해보기로 했다.
“프리랜서에게 중요한 건 금전적인 문제죠. 안정적인 수입이 생기기 전까지는 각종 금융 혜택을 받기 힘들어요. 퇴사 전에 마이너스 통장 한도도 최대한 늘리고 신용카드 발급 기간을 연장하기도 했어요. 직장에서는 4대 보험 덕에 쉽게 누릴 수 있었던 혜택을 최대한 늘린 거죠. 프리랜서가 되기 위한 준비를 꼼꼼하게 했던 것 같아요.”
프리랜서가 되겠다고 선언한 이후에 가장 먼저 찾아온 것은 불안감이었다. 서 씨는 퇴사 후 약 1년 동안 번역 공부를 하고 그 이후에도 몇 개월 정도는 무직자 신세였다. 일이 들어오기 시작한 다음에도 한동안은 생활비 충당을 위해 모아놓은 돈을 쓰거나 아르바이트를 해야 했다. 그는 “프리랜서가 가장 힘든 점은 기약이 없다는 것이다. 프리랜서에 도전하는 기간을 정해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며 “통장 잔액, 자신의 체력적 한계 등을 고려해 끝을 정해두고 시작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조언했다.
서유라 씨는 프리랜서로 사는 삶은 ‘프리’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프리랜서는 자신의 삶에 대한 선택과 책임이 스스로의 몫인 만큼 독립적이고 자유로운 ‘나다운 삶’을 추구할 수 있는 기회예요. 자유롭다는 말은 그만큼 강도 높은 책임과 업무가 뒤따를 수 있다는 것을 고려해야 해요. 구체적인 목표 아래 전략적으로 일해야 하는 전문직이라고 봐야 할 것 같아요. 예를 들면 번역가 중에서도 출판번역가, 영상번역가, 기술번역가 등 여러 전문 분야가 있고요. 목표를 좁혀서 구체적인 자신의 목표를 잡아야 성공 확률이 높아진다고 생각해요.”
subin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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