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틴잡앤조이 1618=박인혁 기자] 2019년 직업계고 취업률이 50%대에 그쳤고 신입생 모집에서 미달 학교가 속출했다. 현장실습제도를 유연화하기 위한 여러 정책이 실시됐지만 위기 속 직업계고 분위기에 극적인 반전을 주기엔 역부족이었다. 다만 교육부 고교취업 연계장려금과 고용노동부 청년내일채움공제 등 청년들의 중소기업 취업 및 장기근속을 지원하는 제도가 그나마 인기를 얻고 있다. 아울러 교육부의 2020년도 고졸 취업 활성화 예산이 780억원에서 1351억원으로 증액됐다는 발표는 한 줄기 희망을 던져준다.
1. 직업계고 취업률 올해도 하락
직업계고 취업률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2017년 75.2%였던 전국 취업률은 2018년 66.5% 2019년 57.2%로 연속 하락했다. 2017년 이후 취업률이 점점 낮아지는 가장 큰 이유로는 현장실습제도의 변화를 꼽을 수 있다. 현장실습은 학생들이 수업 시간을 통해 배운 지식과 기술을 실제로 활용하는 기회이자 사회 진출의 교두보가 된다. 하지만 2017년 말 제주도에서 현장실습생 사고가 발생한 이후 현장실습은 정부 주도 아래 여러 변화를 겪어 왔다. 개선된 학습 중심 현장실습은 학생의 안전 및 권익 보장을 강화하고 전공적합도 및 만족도를 높이는 것에 중점을 두고 변화했다. 하지만 변화한 현장실습은 참여하기 위한 절차가 까다롭고 준비할 서류가 많다. 현장에서의 부담이 증가하며 기업 참여를 막는 결과로 이어졌고 학생들의 취업 기회도 그만큼 줄어들었다. 현장실습 가능 시기가 늦춰진 것도 취업률 하락에 큰 몫을 했다. 과거 취업에 중요하게 작용했던 현장실습 참여기업은 2016년 2만 8248곳에서 2017년 1만 9539곳으로, 2018년에는 7209곳으로 급감했다. 참여 인원도 글로벌 현장실습 및 산학일체형 도제학교 참여 학생을 제외하고 2016년 2만 8248명에서 2017년 1만 9539명, 2018년 7209명으로 줄었다.
2. 학습 중심 현장실습 제도, 취지는 유지하고 절차는 유연하게
2019년 1월 31일 교육부는 고용노동부와 합동으로 ‘직업계고 현장실습 보완 방안’을 발표했다. 2019년도 현장실습 제도는 학생들의 안전과 권익을 지킨다는 기존 취지는 엄격하게 유지하되 참여 기업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법과 제도를 보완하는 방향으로 변화했다. 보완 방안으로는 ▲현장실습 운영 효율화 및 기업참여 확대 ▲학생의 안전과 권익 보장 강화 ▲직업계고 학생에 대한 체계적 사회진출 지원 ▲현장실습 지원 기반 구축이 포함됐다.
이에 따라 현장실습 선도기업 선정 절차를 통합하거나 간소화하고 현장 실사를 유연하게 조정해 기업 방문 횟수를 줄였다. 현장실습 선도기업으로 선정된 기업 중 학교와 학생의 만족도가 높은 곳은 재선정 절차 없이 3년간 지속 인정하며 기업들의 참여를 유도했다. 학생과 같은 작업장에 근무하는 현장전문가를 기업현장 교사로 지정해 실무실습을 내실 있게 진행할 수 있도록 기업현장교사에 대한 수당 지원도 확대했다.
삼일상고 장재환 교사는 “학교와 기업 모두 시행착오가 있었지만 조금씩 새로운 현장실습 제도에 익숙해지고 있다”며 “현장실습제도를 아예 없애자는 주장이나 무작정 예전으로 돌아가자는 의견은 현실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장 교사는 “교사들은 바뀐 현장실습 제도에 빠르게 적응해나가고 기업들도 학생들의 기회를 외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3.직업계고 2020 신입생 모집, 정원 미달 지속
2019년 11월~12월 전국 직업계고 2020학년도 신입생 모집이 실시됐다. 일부 지역에서는 정원 미달 학교가 줄었지만 여전히 많은 지역에서 정원에 비해 적은 학생이 지원해 미달 사태가 지속됐다.
서울시 교육청은 12월 6일 관내 70개 특성화고 2020학년도 신입생 모집 결과 최종합격자를 발표했다. 11월 25일부터 12월 6일까지 특별전형 및 일반전형을 통해 선발한 결과 모집 정원 1만 4226명에 1만 5353명이 지원했고 그 결과 1만 2634명이 합격했다. 충원률은 89%로 지난 해 38개교보다 많은 42개교가 미달됐지만 미충원 인원은 1592명으로 작년에 비해 117명 감소했다.
충남교육청은 37곳 직업계고에 대한 신입생 모집 결과 작년 22곳에 달했던 미달 학교가 15곳으로 줄었다. 특히 신입생 유치에 어려움을 겪었던 ▲강경상업고 ▲광천제일고 ▲온양 한올고 ▲당진정보고 ▲서산공고 ▲광천고 등은 미래 산업 수요가 있는 학과로 개편한 결과 100%가 넘는 신입생 충원률을 보이며 약진했다. 충남교육청은 3년간 22개 학교를 대상으로 178억원을 투입해 직업계고 재구조화를 실시해 기업과 지역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재를 양성할 예정이다. 경기도는 도내 106개 특성화고에서 1만 7097명 정원에 1만 9130명이 지원한 결과 48개 학교가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경상북도는 도내 46개 특성화고 4654명 모집에 4467명이 지원해 6개 학교만이 정원을 채웠고 40개교에서 949명이 미달해 추가 모집을 실시하고 있다.
4. 취업 연계장려금 · 청년내일채움공제 인기
2019년에는 청년들의 중소기업 취업을 장려하는 정부의 일자리 지원 제도가 특히 큰 인기를 끌었다.고용노동부의 청년내일채움공제와 교육부 고교취업 연계장려금은 특성화고 학생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대표적인 제도다.
예산 늘어나고 신청 간편해진 교육부 고교 취업연계 장려금
고교 취업연계 장려금은 직업교육을 받은 유능한 인재의 취업을 활성화하고 고졸 직장인의 사회적 자립을 지원하고자 2018년 처음 시작됐다. 직업계고 취업자들의 초기 자산 형성에 큰 도움을 줬던 취업연계 장려금이 올해에는 그 예산을 더욱 확대해 시행됐다. 고교 취업연계 장려금은 직업교육을 받은 직업계고 및 일반고 위탁과정 3학년 학생들에게 신청을 받고 실제 중소기업 및 중견기업 취업이 확인되면 1인당 300만원을 일시금으로 지급하는 제도다. 올해는 9월 24일부터 10월 18일까지 신청을 받았다. 장려금을 받은 학생은 최초 취업일부터 6개월(180일) 동안 취업을 유지해야 한다. 작년에는 근로자가 학교로 신청해 다소 복잡한 선발 절차를 거쳤지만 올해부터는 한국장학재단 사이트에서 직접 신청하고 진행 상황을 확인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했다. 작년에는 중소기업 취업자만 신청 가능했지만 올해는 중견기업 취업자도 받을 수 있다는 것도 달라진 점이다.
교육부는 내년부터 고교 취업장려금을 300만원에서 400만원으로 인상하고 대상 인원도 2만 5500명에서 3만 2000명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전체 예산은 2019년 780억원에서 2020년 1107억원으로 늘어난다.
한편 고졸 취업자들은 6개월간의 고교 취업연계 장려금 의무 종사가 종료된 이후 6개월 이내에 고용노동부 청년내일채움공제에도 가입할 수 있다. 천안여상 신선근 교사는 “올해 취업한 학생들 중 청년내일채움공제가 끝나 신청을 못한 학생들이 있었는데고교 취업연계장려금은 신청할 고용노동부 수 있어 아쉬움을 달랬다”고 말했다
청년내일채움공제 성황 속 조기 마감
고용노동부의 청년내일채움공제는 올해 1월부터 신청을 받아 7월에 전체 10만명이 조기 마감되며 더 이상 신청을 받지 못했다. 청년내일채움공제 3년형은 6월자로 4만명이 신청하며 마감 됐고 7월에는 전체 10만명 가입자를 돌파하며 2년형까지 모두 마감됐다. 청년내일채움공제는 청년들의 중소기업 취업 및 장기근속을 적극 장려하기 위한 지원 제도다. 만 15세 이상 34세 이하 청년들이 중소기업과 중견기업에 취직해 2년 혹은 3년간 근속하면서 300만원~600만원을 적립하면 정부와 기업이 돈을 보태 1600만원~3000만원의 목돈을 마련할 수 있다. 청년내일채움공제는 중소기업 및 중견기업 근무자의 목돈 마련을 돕고 대기업 근무자와의 임금 격차를 줄이는 역할을 했다. 특히 2년 혹은 3년 동안 근속해야만 혜택을 받을 수 있기에 평균 근속년수를 높이는 중요한 지원 제도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올해 청년내일채움공제는 매우 큰 인기를 누리며 일찌감치 목표 가입자를 초과해 조기 마감됐다. 많은 청년들이 중소기업에 관심을 가지고 취업에 성공하고 공제를 신청했다는 것은 긍정적인 일이다. 하지만 조기 마감으로 청년내일채움공제를 신청하지 못한 하반기 취업자들은 아쉬움을 토로했다. 고용노동부는 올해 하반기에 취업한 청년들 중 청년내일채움공제를 신청하지 못한 이들을 위해 가입기간을 정규직 채용 전환일로부터 3개월 이내에서 6개월 이내로 연장하는 제도개선 내용을 예고했다. 고용노동부의 예고대로라면 2020년 1월 신청자부터 적용되므로 2019년 하반기에 취업한 청년도 가입기간 6개월 이내라면 청년내일채움공제 신청이 가능하다.
5. 교육부 2020년 예산 편성,고졸취업활성화에 1351억원 투입
교육부는 지난 8월 29일 2020년 교육부 예산안을 2019년 예산 74조 9163억원 대비 2조 3303억원 증가한 77조 2466억원 편성했다고 밝혔다. 2020년 예산안 중 평생·직업교육부문은 9342억원으로 2019년 7345억원 대비 25.6% 증가했다. 이중 고졸취업활성화 지원 예산은 780억원에서 571억원 증액된 1351억원으로 책정됐다.
직업계고 경쟁력을 높이고 학생들의 사회 진출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교육부는 ‘현장실습처 발굴-현장실습 지원-취업 지원 및 장려금 지원-후속 지원’으로 이어지는 지원 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예산별로는 ▲중앙취업지원센터 운영지원(18억원) ▲기업현장교육지원(205억원) ▲고교취업연계장려금 지원(1107억원) ▲고졸자 후속관리 지원모델 개발(21억원) 등 총 4개 사업에 1351억원을 지원한다. 특히 2020년 정부안에서 신설된 ‘중앙취업지원센터 운영지 원사업’은 국민참여예산으로 마련됐다. 중앙부처 차원에서 직업계고 학생들을 위해 더욱 적극적이고 전문적인 취업지원 정책을 추진하기 위함이다.
사진=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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