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젠터에게 묻는다] “어떻게 하면 세대 차이 극복하고 소통을 잘할 수 있을까요?”

입력 2020-01-29 11:10

[프리젠터에게 묻는다] ⑥최현정 프리젠터가 전하는 소통노하우

Q. 학교생활하다 보면 후배들 혹은 선배들과 벌써부터 세대 차이가 나는 것이 느껴져요.

소통이 잘되지 않는 것 같은데왜 그럴까요?

[캠퍼스 잡앤조이=최현정 드리머스피치 대표]가끔 10대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동기부여 강의를 나가면 반짝거리는 눈을 하고 저를 쳐다보는 학생이 있는 반면, 어떻게 하면 저를 골려볼 수 있을까라는 표정으로 장난치는 학생이 있습니다. 한 번은 강의 도중 나 또한 10대에는 사춘기를 겪으며 힘들었다는 이야기를 들려주었죠. 그러자 강의를 듣던 학생이 저를 보며 이렇게 말하더군요. “쌤~ 롬곡!!” 분명히 잘못 들었을 거라는 생각으로 롬곡이 뭐냐고 묻는 저의 질문에 “쌤~ 핑프족?”이라는 말까지 들으니, 정신이 혼미해지는 것 같았습니다.

‘롬곡’은 ‘폭풍눈물’을 거꾸로 한 신조어이고, 핑프족은 핑거프린세스족의 줄임말로 간단한 정보조차 스스로 조사하는 것을 귀찮아하는 사람들을 뜻하는 말이라는 것은 집에 돌아온 후 검색을 통해 알게 되었죠. 그 당시 계속해서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는 제 모습에 학생들은 무척 즐거워했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언제 이렇게 나이가 들었을까 싶으면서도 그 학생과 비슷한 저의 사춘기 시절이 떠올라 살짝 미소가 지어지더라고요.



‘롬곡’을 거꾸로 읽어보자

저는 사춘기를 누구보다 방황하며 보냈습니다. 그리고 주변에 아무도 저를 도와주는 사람이 없다고 생각했었죠. 사춘기는 나에 대해 면밀하게 들여다보면서 내가 누구인지 찾아가는 시기입니다. 내 정체성을 찾기 위해서 이것저것하다 보면 이해하지 못할 행동을 일삼기도 하고, 하지 말라는 행동을 할 때도 당연히 있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저는 이런 반항이 “학생은 공부만 열심히 하면 돼”라고 말하며 대부분의 의사결정 과정에서 소외시키는 사회 행태에서 어느 정도 비롯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10대는 어른들과의 소통을 버거워할 수밖에 없죠.

그렇다면 다른 세대들은 어떨까요? 사실 10대뿐만 아니라 다른 세대들도 누군가와 대화하고 설득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20~30대는 연애와 결혼으로 인한 고민이 많습니다. 저 또한 20대 들어서며 친구들과 가장 많이 한 이야기가 연애였어요. 그 당시에는 남자친구와 싸운 친구들의 이야기를 듣고 상담사 역할을 자처하기도 했었죠. 그러나 30대 들어서니 남자친구 이야기가 남편 이야기로 바뀌었습니다. 이야기는 동일하죠. 남자친구라는 지칭이 남편이라고 바뀌었을 뿐. 그리고 아이를 낳은 친구들은 육아 이야기를 하며 아이들이 왜 그렇게 자신의 뜻처럼 크지 않는지, 왜 그렇게 말을 듣지 않는지 모르겠다며 이야기를 이어가곤 합니다. 그리고 기업에 강의를 나갈 때나 컨설팅, CEO 프라이빗 코칭을 통해 40~50대 직장인들을 만날 때면 그 고민내용은 살짝 바뀝니다.

“우리 상사는 왜 저런 생각을 바꾸지 않는지 모르겠어요. 답답해요”

“요즘 신입사원들은 왜 우리가 예전에 했던 것처럼 열심히 일하지 않으려고 하죠?”

등의 이야기를 털어놓는 것이죠. 하긴 저 또한 기업에서 일하면서 주변 친구들과 직장에 관한 이야기를 할 때면 80년대생과 90년대생 사람은 가치관 자체가 다르다며 도리어 선배가 후배 눈치를 보는 것 같다고 말하기 일쑤였던 적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60대, 70대로 넘어가면 대화를 잘하게 될까요? 어르신들의 지혜와 연륜은 무시할 수 없지만 그렇다고 모두와 대화를 잘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들이 어려움을 겪는 대화 상대는 보통 자녀, 며느리, 사위 등이죠. 그들도 이렇게 말합니다. “나 때는 안 그랬어”라는 말에서부터 각종 갈등이 시작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렇게 우리 모두는 생각의 차이로 소통에 어려움을 느낍니다. 그리고 대화가 풀리지 않으면 그 불만이 극단적인 폭력이 형태로 터지거나 사회적인 문제를 야기하게 되기도 하죠. 사실 처음부터 대화가 잘 통하는 경우는 드물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사람들과 함께 대화하기 위해서는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죠. “대화가 통하지 않아요”라고 고민을 한다는 것 자체가 사실 굉장히 평범합니다. 다만 우리가 누군가와 대화를 잘 하기 위해서는 나의 목소리에 먼저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것은 짚고 넘어가고 싶습니다.





저는 많은 사람으로부터 피드백을 이끌어내고 있습니다. 소소한 대화에서부터 경쟁 입찰 프레젠테이션, 그리고 강의 등 많은 발표에서도 반응을 이끌어 내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없습니다. 저는 그때마다 제가 왜 이 발표를 하고 있는지, 왜 이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에 대해 본질적으로 고민하는 시간을 가집니다. 제 자신이 하고 있는 말을 스스로 이해하고 말을 해야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기 때문이죠. 나 자신이 이해하지 못하는 말을 상대방이 이해해줄 리가 없습니다. 따라서 대화의 첫걸음은 스스로와의 소통이 우선시돼야 합니다. 내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경청하는 것, 내가 왜 이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생각해 보는 것, 저는 그것이 피드백을 이끌어내는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나와의 대화에 진실되게 임하면 보다 자기 계발적인 사람이 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죠. 나의 목표에 반응하고 성취해 나가는 것이 한결 쉬워지기 때문입니다.

내가 원하는 것, 내가 하고 싶은 것에 대해 나와의 소통을 끊임없이 반복한다면 그 점들이 하나의 선으로 연결돼 내 지향점이 됩니다. 진정한 소통은 이렇게 나를 돕고 남을 돕는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죠. 대화에 변화를 원한다면 지금부터라도 먼저 나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 보시는 것이 어떨까요?



최현정 (dreamercomms@naver.com)

서강대 인재개발아카데미 겸임교수 겸 드리머스피치커뮤니케이션 대표.

국내 여러 기업의 경쟁 입찰 전문 프리젠터로도 활동 중이다. 아나운서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후 아워홈에서 경쟁 입찰 프레젠테이션 200회 이상 진행, 100억 이상의 매출액을 달성했다. SK텔레콤·삼성화재·삼성생명·LG유플러스 등 기업 강의 및 컨설팅, 스타트업 대상 IR피칭 강연을 하고 있다. 대학교의 창업지원단과 기술창업센터에서 멘토로도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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