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스타트업 CEO 50
원종화 포어시스 대표(토목환경공학 00학번)
[캠퍼스 잡앤조이=김예나 기자] 비닐에 목이 감긴 북방 물개, 빨대가 코에 깊숙이 박힌 바다거북, 입 속에 쓰레기가 가득 찬 채 발견된 고래 사체 등…. 나날이 심각해지는 해양 쓰레기 때문에 바다가 몸살을 앓고 있다. 어려서부터 바다와 가까이 지낸 원종화(38) 포어시스 대표는 자연스레 해양 환경과 관련 사업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됐고, 2017년 해양 구조물과 해양 기반 시설 설계, 컨설팅, 연구개발(R&D)을 수행하는 해양 엔지니어링 전문 기업 포어시스를 설립했다.
“해양 쓰레기의 70% 이상이 육지에서 하천을 통해 바다로 유입되지만, 국내에서는 해안가로 밀려온 쓰레기를 사람이 직접 줍는 방식으로 수거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에 쓰레기가 육지에 도달하기 전, 오염원을 궁극적으로 차단하는 것이 기본이라고 생각했죠.”
포어시스는 해양 쓰레기 차단을 위한 부유식 구조물을 개발했다. 다양한 해상 환경에 대한 실내 실험도 완료했다. 기존에도 하천에서부터 바다로 유입되는 해양 쓰레기를 차단하고자 하는 시도는 있었지만, 차단 시설이 오탁방지막 수준에 그쳤다. 또 바다와 강에 설치하다보니 약간의 바람이나 파도에도 금세 손상돼 그 또한 다시 쓰레기로 돌아오는 악순환이 계속 됐다. 포어시스는 심해에 설치되는 해양 플랜트 구조물의 위치 고정 기술을 적용해 기존 차단 시설의 단점을 보완했다. 포어시스의 구조물은 모듈화를 통해 해역 특성에 따른 구조물 확장이 용이하고, 수거에 별도 에너지가 소요되지 않는 시설이다. 지난 3월에는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에서 검증을 마쳤다.
△(사진 위)지난 3월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에서 실험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아래)올해 개발에 착수한진동수주 기반 소형 파력 발전 제품 설치 모습. 사진 제공=포어시스
올해는 진동수주 기반 소형 파력 발전 제품 개발에도 착수했다. 해양 구조물에 부착하거나 부이와 같이 단독으로 계류되는 방식으로, 해양공간에서 필요한 만큼의 전기를 자체적으로 생산한다. 생산한 전기는 해상 환경 관측과 모니터링, 해양 공간 데이터 수집 등에 사용된다. 또 해양 공간에서의 빅데이터 구축을 바탕으로 수산업, 해양산업 등의 고도화 등을 위해 활용할 수 있다. 원 대표는 “포어시스의 파력 발전 제품은 실질적으로 사용 가능한 해양 공간의 확장을 가져올 수 있는 플랫폼으로서 파력 발전의 패러다임을 바꿀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포어시스는 이 같은 기술력을 인정받아 국내 주요 건설사, 중공업, 국책연구기관 등과 협력 관계를 맺었다. 창업 이후 해양수산부 파력 발전 과제, 환경부 플랜트연구사업 등 4개의 국책 연구 과제를 포함한 22개의 과제를 수행했고, 창업 이후 18억원의 연구비를 확보했다. 올해는 수상 태양광 계류 시스템 설계 사업과 세월호특별조사위원회 조사 작업 등 굵직한 수익 사업들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지난 6월 호주 해양기초연구센터, 서호주대학교와 ‘유체-지반 기술을 활용한 해양 플라스틱 오염 솔루션 개발-해양 부유 쓰레기 차단시설’ 프로젝트를 공동 수행하게 돼 본격적인 국제 협력과 해외 시장 진출에 나서는 계기를 마련했다.
“포어시스는 ‘We hired the ocean(바다를 고용하다)’이라는 기업 슬로건에 맞춰, 바다를 거스르지 않고, 바다 그대로 받아들여 해양 공간의 가치를 높이는 사업에 앞장 설 계획입니다. 한국의 특성과 해양 구조물 제조·엔지니어링 강점을 바탕으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궁극적으로는 새로운 밸류 체인을 만들어 가고 싶어요.”
설립연도 2017년 1월
주요 사업 해양 구조물 및 해양 기반 시설 설계, 컨설팅, 연구개발(R&D)
성과 2017년 이후 누적 연구비 17.8억원, 2019년 호주해양기초연구센터(COFS, UWA) ‘The 2019-20 Australia-Korea Foundation (AKF) Grant’ 과제 선정
yena@hankyung.com
사진=김기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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