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만찬] 이현준 영어 교육 이카이스 대표 “인생이 마법처럼 풀리네요”

입력 2019-07-05 16:29
수정 2019-07-05 18:28

-가난한 학창 시절…“고등학교 1학년때 사업가 꿈꿔”

-삼성물산 퇴사 후, 2001년부터 영어 교육 사업에 뛰어들어

-대치동 영어학원 운영…공익형 학원 ‘군포영어교육센터’ 세워

-2012년 이카이스 설립, 온라인 스마트러닝 마풀 서비스 시작



PROFILE

이카이스 대표이사(2012.04~)

사회공익형 영어학원 군포국제교육센터 설립(2008)

워릭 영어학원 설립(2003.07)

EBS 영어비디오 공동사업자 선정(2002.08)

연세대 언론홍보대학원 졸업

한양대 경영학과 졸업

[캠퍼스 잡앤조이=이진호 기자] 이카이스는 마풀영어, 마풀중국어 등을 서비스하는 온라인 영어 교육기업이다. 브랜드 네임인 마풀은 ‘마법처럼 풀린다’ ‘마음먹은 대로 풀린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카이스는 18년간 영어 교육에 올인한 이현준(48) 대표가 설립했다. 이 대표의 영어 교육 애정은 경력이 말해준다.

EBS와 공동으로 영어 교육 비디오를 개발했고,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서 영어학원을 크게 운영했다. 군포시와 협력해 공익형 영어마을인 군포국제영어교육센터를 설립하기도 했다. 실패도 겪었지만, 그는 단념하지 않고 영어 교육에 한길을 걸어왔다.

이 대표는 “영어 교육서비스가 오프라인 중심에서 온라인 중심으로 이동하는 시기에 마풀 스마트러닝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5월 29일 그의 사무실에서 영어 교육에 대한 철학과 인생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학창 시절이 궁금하다. 어떤 학생이었나

“시각장애 안마사 가정에서 태어나 단칸방에서 시각장애 안마사들과 함께 자랐다. 스물세 살까지 10평 남짓한 단칸방에서 10명의 식구와 함께 살았다. 가난도 그냥 가난이 아니라 ‘찢어지게’ 가난했다. 그렇지만 사업가가 되겠다는 꿈을 놓지 않았다. 어릴 때부터 사업가가 되겠다며 회사명을 ‘한국카이스’라고 짓고, 고무 지우개로 도장을 파서 모든 책에 찍었다.”



△이 대표는 시각장애 안마사 가정에서 태어나 단칸방에서 시각장애 안마사들과 함께 자랐다.

왜 사업가를 꿈꾼 건가

“고등학교 1학년 때 사업가라는 꿈을 갖게 됐다. 사업해야 돈도 많이 벌고 좋은 일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직장생활을 해서는 나 혼자는 먹고살 수 있겠지만, 시각장애인인 부모님을 잘 모실 수 없을 것 같았다. 그래서 그랬는지 커서 사업가가 되고 싶었다.”

첫 직장으로 삼성에 입사했다

“대학을 졸업하고 첫 직장으로 삼성그룹의 공채시험에 응시해 삼성물산에 입사했다. 당시만 해도 삼성물산은 삼성의 모태로 자부심이 꽤 높았다. 부서로 영업직을 지원했다. 삼성물산에서 영업을 배워 소위 말하는 ‘삼성맨’ 내공을 쌓아 장차 내 사업을 하기 위해 독립하겠다는 생각에서였다. 그런데 경영학을 전공했다는 이유로 경영 관리 부서로 발령이 났다.”

삼성을 퇴사한 이유는

“1998년 외환 위기 때 삼성물산 역시 구조조정의 광풍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라며 구조조정을 피하려고 눈칫밥을 먹으며 버티기 싫었다. 알아서 나가주는 것이 회사를 위해서나 나를 위해서도 좋다는 생각을 했다. 퇴사 후 까르푸 본사의 문화용품부 구매과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 대표는 고등학교 1학년 때 사업가라는 꿈을 갖게 됐다. 당시 회사명을 ‘한국카이스’라고 지었다.





첫 창업은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첫 창업은 2001년 11월, 31살 생일 즈음에 시작했다. 창업 아이템은 ‘영상 매체’와 접목한 교육 사업이었다. 그동안 쌓아온 경험과 이력이 창업에 큰 밑거름이 됐다. 특히 까르푸에 일하면서 음반이나 비디오 등의 제작과 유통 시스템을 파악했던 것이 많이 도움됐다. 창업자금으로 2000만원을 준비했다. 내가 창업을 한다고 하니 대학원 선배 한 명이 5000만원을 투자해줬다. 까르푸 재직 당시 납품 업체 사장님이었던 분이 4000만원을 선뜻 투자해줬다. 그렇게 만들어진 창업 자본금 1억 1000만원으로 생애 첫 회사를 세웠다.”

왜 교육 분야를 택한 건가

“교육 사업은 범위가 넓고 다양하다. 어떤 콘텐츠를 만드느냐에 따라 분야가 무궁무진하다. 사업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이 아이템을 구체화하는 작업이다. 화살 끝이 뾰족해야 과녁에 꽂히듯 아이템은 날카로워야 한다. 창업 전부터 교육 콘텐츠 중에서도 어린이 영어 영상물 교육을 만들겠다고 생각했었다. 함께 사업할 대상으로 EBS를 염두에 뒀다. 그런 구체적인 접근이 있었기에 창업한 지 8개월 만에 EBS 영어비디오 공동사업자로 선정될 수 있었다.”



△이 대표는 창업한 지 8개월 만에 EBS 영어비디오 공동사업자로 선정됐다.

짧은 시간에 성공한 비결은

“당시 EBS에 매주 찾아갔다. 문전박대를 당하고도 일주일이 지나면 아무렇지 않은 듯 또 찾아갔다. 거의 매주 찾아가서 매달렸다. 첫 창업이라 아무런 경력도 없었다. 오직 패기와 열정 하나로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다. 내가 왜 이 사업의 적임자인지, 왜 EBS에서 토종 캐릭터를 이용해서 영어교육 비디오를 출시해야 하는지 당위성을 설명하고 또 설득했다. 끈질기게 3개월을 설득하자 관계자들이 조금씩 마음을 열기 시작했다.”

그 후 승승장구했다

“EBS와 영어비디오 사업을 맺은 후 영어학원 사업에 진출했다. 강남, 분당, 송파 등에 연이어 고급 영어학원을 설립했다. 기존 학원들의 장점들을 모으고 단점을 보완했다. 최적화된 학원 운영 모델을 구축했기에 성공할 수 있었다. 그때 자신을 돌이켜 보게 됐다. 영어학원을 운영하면서 사교육비에 끼어 있는 거품을 직접 목격했다. 사교육비를 절감하고 교육격차 해소에 앞장서는 새로운 교육기관을 운영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자체와 함께 공익형 학원을 설립했다

“공익형 학원은 지역의 교회나 여타 시설 등에 있는 평일에는 사용하지 않는 유휴공간을 활용해 학원 임대료를 낮추고 어려운 학생들을 무상으로 교육하는 모델의 학원이다. 지자체에서 설립하는 공익형 영어마을 사업을 맡아 운영했다. 그때 국내 최대 규모의 ‘통학형 영어마을’인 군포국제교육센터를 세웠다. 그 후 경기도 성남, 부산광역시, 청주시, 대전광역시, 포항시, 익산시 등의 지역 교회와 함께 영어학원을 설립했다. 아이들이 전 세계적인 인재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꿈과 비전을 가지고 있다.”



사업 실패는 없었나

“목적이 선하다고 과정과 결과까지 선한 것은 아니었다. 공익형 학원이 성공하자 사교육 업체의 대명사인 지역의 학원들이 벌떼처럼 들고일어났다. 학원 연합회에서 ‘교회가 나서서 본인들의 밥그릇 빼앗는다’는 논리로 공격했다.

어떤 지역은 아예 학원장 출신이 시의원이 되어 탄압했고, 학원연합회의 로비를 받은 시의원들이 노골적으로 우리 회사를 적대시하기도 했다. 사교육 업체들의 집단 반발과 조직적 탄압에 부딪혀 뜻을 제대로 펴지도 못한 채 문을 닫아야 했다. 결국, 회사 부도로 이어졌다.”

다시 영어 교육을 시작했다

“2012년 4월 17일 어릴 때부터 꿈꾸어왔던 한국카이스를 세웠다. 영어마을 회사를 넘겨주고 나온 지 정확히 6개월 만이었다. 회사 설립일을 17일로 정한 이유는 17살 때 품었던 초심을 잃지 말자는 다짐이었다.”

마풀 스마트러닝은 어떤 특징이 있나

“마풀 스마트러닝은 단순 인터넷 강의가 아니다. 강의를 듣고 문제를 바로 풀어서 학습에 더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만든 학습이다. 스마트러닝 회사인 만큼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했다. 학습하면 학습보상으로 MP 코인을 받을 수 있다. MP 코인은 제휴처에서 사용 가능한 결제 수단이다.”

해외 진출도 계획 중이다

“이카이스를 세계적인 어학 교육 회사로 성장시키는 것이 목표다. 보유하고 있는 콘텐츠를 각국의 언어로 번역해 제공할 계획이다. 전 세계 한류 열풍 속에 관심이 증가하고 있는 한국어 서비스도 2020년부터 제공할 계획이다. 세계 곳곳에서 많은 사람이 마풀로 언어를 쉽고 재밌게 배우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jinho23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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