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틴잡앤조이 1618=박인혁 기자] 삼일상업고 오동근 교사와 2019년도 졸업생 윤수정 씨가 서로에게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다.2017년 교단에 오른 오 교사는 작년에 처음으로 3학년 11반 학급 담임 업무를 맡았다. 윤수정 씨 또한 생애 첫 반장을 맡았지만 실수 없이 학급이 운영될 수 있도록 담임선생님인 오 교사를 도왔다.
수정 씨는 “선생님의 취업 지도 덕분에 무사히 좋은 직장에 취업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고등학교 입학 이후 3년 동안 대기업과 공기업만을 목표로 도전해온 그는 쉽지 않은 현실의 벽에 좌절했다. 하지만 “시야를 넓혀 우수 중소기업에도 도전하라”는 오 교사의 조언으로 현재의 직장에 지원했고 마침내 취업에 성공할 수 있었다.
각각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바이오인프라 윤수정 사원(이하 제자) 올해 2월 삼일상업고 웹비즈니스과를 졸업한 윤수정입니다. 현재 바이오인프라에서 경영지원팀 사원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삼일상업고 오동근 교사 (이하 스승) 삼일상업고 영어 교사 오동근입니다. 2018년에 수정이가 속한 3학년 11반 담임 교사를 맡아 지도했습니다.
두 분의 사제지간은 어떻게 특별한가요.
스승 작년은 제가 교직생활 2년차로 첫 담임을 맡은 해였어요. 열심히 했지만 서툰 부분이 많았는데 수정이가 반장으로서 학급 운영에 많은 도움을 줬습니다.
제자 저도 초중고를 통틀어서 작년에 첫 반장을 했어요. 저도 반장으로서 부족한 부분이 많았는데 선생님도 많이 서투르시더라고요.(웃음) 선생님이 학교에서 취업 지도를 담당하고 계셔서 많이 바쁘셨거든요. 그래서 깜빡하시는 것들을 제가 많이 챙겨드렸어요. 물론 취업에 대해서는 제가 선생님의 지도를 전적으로 받아서 좋은 결과로 이어졌어요.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수정 씨 취업 준비 어떻게 지도했나요.
제자 저는 중학교 때 특성화고를 선택했을 때부터 공기업과 대기업만 꿈꿨어요. 입학하고 3년 동안 공기업 대비반에서 노력했는데 NCS(국가직무능력표준)를 준비하면서 실력에 한계가 있음을 느꼈죠. 그 즈음 선생님이 대기업이랑 공기업 도전을 병행하면서도 중소기업에도 지원하도록 저를 설득하셨어요.
스승 수정이는 기본적으로 성적이나 자격증 등 취업 역량이 제법 우수한 편이었어요. 그런데 공기업에 가려면 NCS라는 관문을 넘어야하는데 결코 쉽지 않아서 현실의 벽에 많이 부딪쳤죠. 금융권 대기업에도 꾸준히 도전했는데 한 번은 최종면접까지 떨어지는 아픔을 겪었어요. 탈락 통보를 받고 속상해하는 모습이 마음이 아팠지만 다시 도전해보자고 독려하고 중소기업도 좋은 곳이 많으니 다시 도전해보자고 얘기했죠.
처음에 중소기업에 지원하지 않았던 이유는 무엇인가요.
스승 수정이가 3년 동안 쉬지 않고 준비해왔기에 목표를 이루지 못하면 억울하다는 생각이 있었을 거예요. 그 마음을 잘 알면서도 제가 중소기업도 도전해보라고 권했던 건 같은 중소기업이라도 기업마다 대우가 천차만별이기 때문이죠. 특히 바이오 인프라는 제가 잘 알고 있는 좋은 회사였기에 망설임 없이 추천해서 지원하게 했죠.
제자 막연히 대기업이 중소기업보다 무조건 좋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도 사실이에요. 그 동안 준비했는데 목표를 이루지 못한다면 아깝다고 생각했죠. 막상 도전해보니 중소기업도 쉽게 들어갈 수 있는 곳이 아니었고 생각보다 중소기업 재직자들에 대한 다양한 혜택들도 많더라고요. 직무에 관련해서도 많은 일을 습득하면서 해나가고 있고 앞으로 선취업 후진학을 목표로 매우 만족하면서 다니고 있습니다.
취업 준비 과정에서 드러난 수정 씨의 강점은 무엇인가요.
스승 뭐든지 열심히 하는 학생이었죠. 공부면 공부, 교내 활동이면 교내 활동 어떤 것이든 완벽해야 직성이 풀리는 스타일이에요. 회계 관련한 실속 있는 자격증을 모두 취득하고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나날이 발전하는 모습이 보였어요. 특히 수정이가 학급 반장을 하면서 자신감과 리더십을 키웠던 게 큰 도움이 됐어요. 어떤 상황이든 어떤 사람과 어울리든 쉽게 적응할 수 있겠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제자 저는 욕심이 많아요. 욕심이라는 어감이 썩 좋지는 않지만 일을 완벽하게 수행하려는 욕심은 저를 꼼꼼하게 만들었죠. 예를 들어 반장을 처음 하면서 실수할 수 있다는 생각에 꼼
꼼하게 메모를 했어요. 메모는 반장 활동을 잘 하기 위한 욕심에서 시작한 습관이지만 현재 직장에서 업무를 수행하면서 큰 도움이 되고 있어요.
취업 준비 과정에서 특별한 에피소드가 있나요.
스승 처음 준비해온 자기소개서가 워낙 엉망이었어요. 문장을 워낙 길게 쓰는 습관도 있고 문장 자체가 비문인 경우도 있었어요. 1학기 때 지원한 자기소개서는 하나도 빠짐없이 전부 첨삭을 해줬죠. 처음부터 고치고 다시 쓰려니 본인도 많이 힘들어했는데 2학기쯤 되니까 글이 조금씩 좋아졌어요. 나중에는 첨삭이 필요 없을 정도로 발전하더라고요.
제자 결국 탈락하긴 했지만 한 금융권 대기업 최종 면접까지 가면서 실력을 인정받았다는 자신감이 있었어요. 그런데 선생님이 불러서 중소기업 지원을 권하시니까 처음에는 엉엉 울면서 안 한다고 했죠. 그때는 진학을 할까 생각도 했는데 선생님의 설득대로 시야를 넓혀서 지원하다보니 슬럼프도 극복하고 결국 합격에 이르게 됐습니다.
기억에 남는 학창시절 추억이 있나요.
제자 사실 선생님이 공부를 너무 많이 시키셔서 학창시절에 신나게 놀았던 추억이 너무 없었어요. 심지어 축제나 체육대회 날에도 제대로 즐기지 못했으니까요.
물론 친구와 함께 도망간 적도 있어요. 선생님이 화가 나셔서 전화했을 때도 처음에는 안 받고 나중에 죄송하다고 말씀드렸죠.
스승 수정이뿐만 아니라 공기업 대비반 학생들은 다른 친구들보다 더 엄격하게 공부에 집중하라고 했어요. 저도 학창시절이 있었고 이해해주고 싶지만 더욱 엄격하게 지도했죠. 사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공기업 대비반 아이들은 몰래 많이 놀았다는 걸 알고 있거든요. 그만큼 수정이가 말을 잘 듣고 착한 학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오동근 교사의 취업 노하우
“한 가지 목표에 집중하기보다는 진로에 대한 시야를 넓히세요”
오동근 교사는 취업 준비를 하면서 하나의 목표를 설정하고 집중하는 것도 좋지만 시야를 넓히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특히 공공기관과 대기업, 금융권은 진입장벽이 높기 때문에 실력이 좋아도 들어가기가 어렵다. 하나의 목표만 가지고 노력할 경우에 실패했을 때 낙담하는 경우도 많다. 자신의 적성에 맞는 진로를 포기하라는 것이 아니라 관심의 폭을 확장했을 경우에 지원할 수 있는 곳이 많아진다는 것이 오 교사의 취업 노하우다.
그는 “누구나 진로에 관한 목표가 있지만 골라서 취업할 수 있는 학생은 흔하지 않다”며 “예를 들어 금융권을 꿈꾸는 학생이 기업 회계 부서에도 관심을 가지면 지원할 곳이 많아진다”고 취업 준비 노하우를 전했다.
윤수정 사원의 취업 노하우
“성적만큼이나 다양한 활동이 중요하죠”
윤수정 씨는 현재 의학 및 약학 연구개발업 회사인 바이오인프라 경영지원팀에서 사원으로 근무하며 회계 및 총무 직무를 맡고 있다. 윤 씨는 성적 관리도 물론 중요하지만 다양한 활동을 병행하는 것이 취업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그는 성적이 최상위권은 아니었지만 자격증, 봉사활동, 학교 홍보, 교내 멘토 등 공부 외에도 다양한 활동을 수행해왔다. 그만큼 자기소개서를 작성하거나 면접에서 강조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았고 풍부한 스토리로 자신의 강점을 어필할 수 있었다.
그는 “3학년 취업 시즌에 자기소개서를 쓸 때 성적이 좋아도 활동 내용이 없어서 막막해하는 친구들을 많이 봤다”며 “자기소개서에 쓰기 위해서가 아니라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자신감과 리더십 등 취업에 필요한 역량을 키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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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기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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