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사물인터넷 등기술을 활용하는 첨단 분야에서일자리 창출 높아져
-텔레마케터·계산원·생산직 종사원 등이 4차 산업 시대에 대체될 수 있는 직업으로 꼽혀
△인공지능으로 대표되는 4차 산업의 등장.
[캠퍼스 잡앤조이=김지민 기자/이하민 대학생 기자] 인공지능, 로봇, 빅데이터 등 첨단 기술을 바탕으로 한 4차 산업의 등장으로 직업 세계의 혁신적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신기술에 의해 대체 위기에 처해있는 직업이 있는 반면, 새롭게 주목받을 직업도 존재한다.
지난 4월 12일 연세대에서 열린 ‘21세기 아시아태평양의 직업의 변화’ 세미나에서 카얀탐 홍콩과기대 교수는 “2030년까지 현재 직업 중 85%가 사라질 것으로 보이며 오늘날 초등학생 중 65%는 현재 없는 새 직업에서 근무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내 전문기관의 생각은 어떨까. 한국고용정보원은 ‘2019 한국직업전망’,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신직업’ 등의 보고서를 통해 미래 직업 세계에 대한 구체적인 분석을 내놓았다. 고용정보원은 “4차 산업의 등장으로 많은 일자리가 생겨나지만, 기존 직업이 대거 소멸하는 극단적인 상황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핀테크, AI의 발달로 은행의 출납창구사무원은 대체 위기에 처해있다.
번역가, 은행원 위기…완전히 사라지지 않아
고용정보원에 따르면, 4차 산업 시대에 대체될 것으로 우려되는 직업의 특징은 정형화되고 반복적인 업무를 주로 수행한다는 것이다. 즉, 인공지능이나 자동화하는 것이 효율성이 더 높은 직업군을 말한다.
대표적인 직업이 번역가다. IT기업인 구글과 네이버는 인공신경망 기계번역을 바탕으로 이미 수준 높은 번역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인공신경망 번역은 과거와 달리 글의 문맥을 파악하여 한층 더 정확한 번역이 가능하다. 또 인간보다 번역 속도가 빠르다는 것이 장점이다. 향후 인공지능이 더 발달하여 자동번역 서비스가 확대되면 단순 번역 업무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문학작품과 같이 기계번역이 대체하기 어려운 영역에서 전문 번역가의 꾸준한 수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은행의 출납창구사무원 역시 위기 직업에 속한다. 핀테크를 활용한 모바일 금융서비스 이용의 증가로 금융권의 영업지점 축소와 인력감축이 일어나고 있다. 지난해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금융통계월보’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은행의 점포 수는 약 13.3%(5666개 → 4911개), 임직원 수는 10.1%(99486명 → 89363명) 감소했다. 향후에도 모바일플랫폼을 바탕으로 금융서비스업이 증가할 것으로 보여 출납창구사무원을 비롯한 금융사무원 전체의 고용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외에도 텔레마케터, 계산원, 생산직 종사원 등이 4차 산업 시대에 대체될 수 있는 직업으로 꼽혔다. 그러나 이들 직업이 완전히 사라질 것이라 보기는 어렵다. 한국고용정보원 김동규 미래직업연구팀 연구위원은 “특정 직업의 여러 업무 중 일부는 인공지능의 적용이 편리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업무들도 존재한다”면서 “해당 직종의 고용이 감소하는 일은 있어도 직업 종사자 전체가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율주행자동차가 상용화되면 인공지능 전문가의 수요는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빅데이터, 인공지능 전문가 뜨고 예술가 살아남는다
미래 사회에 떠오를 직업군은 4차 산업의 핵심 기술과 직접적으로 연관돼 있다. 빅데이터,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등과 관련된 기술을 활용하는 첨단 분야에서 일자리가 많이 생길 것으로 기대된다.
데이터 기반의 경영을 추구하는 기업의 수요를 바탕으로 국내 빅데이터 시장은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IT 시장분석기관인 인터내셔널데이터코퍼레이션코리아(한국 IDC)가 올해 발표한 ‘국내 빅데이터 및 분석 시장 전망’에 따르면 국내 빅데이터 시장은 향후 5년간 연평균 10.9% 성장해 오는 2022년 약 2조 2000억 원 규모를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빅데이터를 수집, 관리하고 분석하는 직업이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관련 직업으로는 빅데이터 분석가, 인포그래픽 기획자, 빅데이터 플랫폼 개발자, 데이터베이스개발자 등이 있다.
이와 함께 자율주행자동차, 의료 영상 진단, 금융 데이터 분석 등 다양한 분야에 AI가 활용되면서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구현하는 직업의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인공지능 전문가, 자율주행자동차 개발자, 로보어드바이저 개발자, 의료용 로봇 전문가 등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국내 AI 기술 수준은 아직 부족하다는 평가다.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에 따르면 2018년 기준 한국의 인공지능 기술은 미국에 2.3년 뒤처졌다. 주요 11개국(미국, 중국, 유럽 등)과 비교한 AI관련 논문 평가에서도 미국(100.0점) 대비 32.9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응하여 정부는 인공지능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사업을 진행 중이다. 지난 3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국내 대학 3곳(고려대, 성균관대, 카이스트)을 AI 전문대학원으로 선정했다. 앞으로도 인공지능 분야로 진출하기 위한 기회는 점차 많아질 전망이다.
이외에 사물인터넷의 발달로 모든 기기가 네트워크로 연결되면서 정보 보안의 중요성도 커졌다. 이에 따라 컴퓨터보안 전문가, 사물인터넷기기 보안인증심사원 등 정보의 보안을 담당하는 직업이 떠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미술가의 창의성을 인공지능이 대체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한편, 미술가를 비롯한 예술창작 분야의 직업은 4차 산업 시대에도 살아남는다. 다만 인공지능과 경쟁 관계에 놓일 가능성도 있다. 김 연구위원은 “예술가는 기본적으로 로봇이나 인공지능에 의해 대체되기 어려운 창의성의 영역”이라면서도 “그러나 인간이 모방을 바탕으로 창조 활동을 해왔듯, AI도 인간을 모방하여 예술작품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인공지능이 만든 음악, 그림이 인간의 감성과 맞는다면 그 창작성을 인정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min5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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