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잡앤조이=김인호 패스더취업 대표] 자기소개서는 글이다. 이에 반박할 사람은 없다. 그런데 한 가지 놓치고 있는 부분이 있다. 글은 상품이라는 점이다. 왜냐하면 모든 필자는 자신의 생각과 경험을 팔기 위해 글을 쓰기 때문이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 또한 회사에 여러분을 팔기위해 자기소개서를 쓰고 있다. 따라서 지금부터 자기소개서는 단순한 글이 아닌 상품으로 봐야 한다.
회사에 잘 팔리는 자기소개서를 쓰고 싶다면 좋은 상품을 만든다는 생각으로 자기소개서를 작성해야 한다. 좋은 상품은 그냥 만들어 지지 않는다. 기획과 생산, 품질 관리를 거쳐 완성된다. 이는 자기소개서를 쓸 때도 기획과 작성, 퇴고라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의미이다. 이 과정만 거치면 여러분도 서류 합격률을 높이는 자기소개서를 쓸 수 있다.
1단계 - 질문 분석 (기획)
자소서 작성 시 가장 중요한 과정 하나를 꼽으라면 단연코 질문 분석이다. 비슷한 주제라도 회사마다 요구하는 내용이 미묘하게 다르기 때문이다. 어떤 회사는 난관 극복 과정을 자세히 묻고, 어떤 회사는 난관을 극복하며 배운 점을 자세히 묻는다. 그래서 자소서를 쓸 때는 이 작은 차이를 정확히 파악하고 회사 요구사항에 부합하는 글을 써야 한다. 그래야만 평가할 가치가 있는 자기소개서가 되는 것이다. 인사담당자가 가장 싫어하는 것이 동문서답 하는 자기소개서이다. 따라서 자기소개서 질문은 한 번 읽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그 의미를 완전히 이해할 때까지 반복해서 읽고 분석해야 한다. 그래야 회사가 요구하는 내용에 부합하는 글을 쓸 수 있다.
2단계 - 구조 잡기 (기획)
자기소개서 질문 출제 의도를 파악했다면 다음은 글의 큰 뼈대를 세우는 작업 즉, 템플릿을 만드는 과정이다. 구체적인 방법은 예시를 통해 살펴보자.
한경전자 인재상에 비춰볼 때, 본인은 어떤 유형의 인재라고 생각하는지 구체적 사례를 들어 기술해 주십시오.
위 항목은 지원자가 기업 인재상에 부합하는 사람임을 사례를 들어 설득해야 하는 항목이다. 출제 의도를 파악했으면 글의 구조를 잡아보자.
“저는 한경전자 인재상 중 [...]에 부합하는 인재입니다. 이를 뒷받침할 사례로는 [...]이 있습니다. (사례를 구체적으로 작성할 것) 위 사례는 저의 [...]한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에, 한경전자 인재상 중 [...]과 잘 부합한다고 생각합니다.”
질문에 맞춰 자소서 구조를 잡으면 위와 같은 형태가 된다. 구조만 잡았을 뿐인데 자기소개서 작성 절반은 끝난 기분이 들 것이다. 가장 중요한 점은 회사가 묻는 내용을 동문서답하지 않고 정확하게 서술하고 있다는 것이다.
3단계 - 경험 또는 소재 선택 (기획)
자소서 구조가 완성 되었으면 이제는 지원자의 경험 또는 소재를 고민하는 단계이다. 만약 본인이 선택한 한경전자 인재상이 '끊임없이 혁신하는 사람‘이라면, 인재상과 부합하는 경험으로는 ’높은 목표를 세우고 도전한 사례‘를 선택하면 된다. 그리고 2단계에서 [...]으로 작성한 부분에 위 두 가지 키워드를 채워준다. 경험 및 소재를 선택할 때는 본인의 경험과 회사가 요구하는 항목에 접점이 있어야 한다. 기본적인 상관관계는 꼭 따져서 핵심 사례를 선택하자.
4단계 - 작성 (생산)
이제는 본격적인 글 생산단계이다. 2단계에서 (사례를 구체적으로 작성할 것)이라고 언급한 부분에 대한 내용을 채워야한다. 단 사례를 작성할 때 지나친 과장은 금물이다. 객관적이고 구체적인 사례를 작성해야 한다. 자기소개서에 적는 경험 사례는 면접에서 면접관의 핵심 질문 소재들이다. 그런데 경험을 과장해 버리면 면접관에게 무수히 많은 꼬리를 잡히게 된다. 왜 요즘 많은 기업에서 NCS와 블라인드 채용을 하겠는가. 두 채용 프로그램의 궁극적 목적은 인간의 편견을 제거하고 공정한 채용을 하는데 있다. 따라서 채용 과정에서 지원자가 작성한 경험이 진실인지 아닌지 철저하게 파헤친다. 사례를 쓸 때는 사실(=Fact)보다 중요한 것이 진실(=Truth)성을 갖추는 것이다. 순간적인 욕심으로 거짓 사례를 쓸 경우 여러분의 자기소개서는 소설이 된다. 사례는 반드시 객관적이고 구체적으로 작성해야 함을 명심하자.
5단계 - 퇴고 (품질 관리)
드디어 자기소개서 작성이 끝났다. 하지만 마지막 단계 퇴고가 남았다. 퇴고는 내가 쓴 글이 가독성에 문제가 없는지 점검하는 것이다. 공들여 작성한 자기소개서에 오자는 없는지 문장은 매끄럽게 읽히는지 검토를 하여 인사담당자가 편하게 지원자의 글을 읽도록 배려하는 행동인 것이다.
글쓰기 경험이 적은 구직자들은 자기소개서를 즉흥적으로 쓴다. 자기소개서를 기획하는 것이 너무 괴롭기 때문이다. 그 결과 품질과 구성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자기소개서를 작성 하고 제출한다. 문제는 상품을 평가하는 인간의 판단이 매우 빠르다는데 있다. 인간은 대충 만든 엉성한 상품을 받으면 고민 없이 “대충 쓰다 버려야지”라는 생각을 한다. 만약 구직자가 회사가 요구하는 기본적인 내용조차 자기소개서에 제대로 적지 못하면, 인사담당자는 지원자 자기소개서를 끝까지 읽을 가치도 없다고 판단한다. 자기소개서는 지원자를 회사에 홍보하기 위한 전략 상품이다. 그렇기 때문에 아무리 괴로워도 기획, 생산, 퇴고 과정을 거친 자기소개서를 쓰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김인호[닉네임 김썸썸, passthejob1@naver.com]
연구원, 외국계기업, 대기업에서 10년 간 실무 경험을 갖춘 기업 전문가로 외국계 기업 재직 중 eMBA를 수료했고, 대기업에서는 엔지니어를 시작으로 국내 주요 대기업 및 글로벌 기업 전략 관리 업무를 담당했다. 현재는 패스더취업 블로그를 운영하며, 자기소개서부터 면접까지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취업준비 방법을 공유하고 있다.
kh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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