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대, 동서대, 동아대, 동의대, 부산외대, 영산대 참여
경남대, “저학년부터 진로 교육 체계적으로 진행”
동서대, “부산지역 대학들 해외취업률 뛰어나”
동아대, “취업동아리 16년째 운영, 직원들이 담임”
동의대, “학생들 하고 싶은 직무에 맞춰 취업 권해”
부산외대, “해외취업 1위, 전공자 적응력 뛰어나”
영산대, “취업의 질 국가가 책임져야 할 문제, 대책 필요”
△취업·진로 토크에 참여한 (왼쪽부터) 이인용 동아대 취업지원실 팀장, 주상필 부산외대 취업지원팀장, 이재영 영산대 학생·취창업지원처 취업팀장, 조성수 경남대 인재개발처 취창업지원팀장, 이천석 동의대 인재개발처 인재개발팀장, 이봉준 동서대 학생취업지원처 취업팀장. 사진=이진호 기자
[캠퍼스 잡앤조이=이진호 기자] 부산지역 주요대학 취업센터(팀)장들이 한자리에 모여 ‘취업·진로’를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한국경제신문과 캠퍼스 잡앤조이는 지난달12일 동아대에서 상반기 채용시즌을 맞아 6개 대학의 취업팀장을 초청해 ‘취업·진로 토크’ 행사를 열었다. 지난 2월 서울지역에 이어 두 번째 자리다. 이날 참석한 대학의 취업률(교육부 1월 발표)은 영산대(67.5%), 동서대(66.9%), 동의대(61.7%), 부산외대(58.6%), 동아대(57.1%), 경남대(55.6%) 순이다. 진로 토크에는 이봉준 동서대 학생취업지원처 취업팀장, 이인용 동아대 취업지원실 팀장, 이재영 영산대 학생·취창업지원처 취업팀장, 이천석 동의대 인재개발처 인재개발팀장, 조성수 경남대 인재개발처 취창업지원팀장, 주상필 부산외대 취업지원팀장이 참석했다.
취업률이 수치상으로 보면 나쁘지 않다. 취업의 질은 어떤가.
이천석 동의대 인재개발처 인재개발팀장(동의대) : 우리 대학은 한해 약 3500명이 졸업하는데, 95%가 중소기업에 간다. 그중 100~200명이 공기업, 대기업에 취업한다. 대기업에 취업하는 비율로 취업의 질을 판단하면 낮을 수 있다. 하지만 취업의 질이란 것은 결국 학생들이 하고 싶은 직무에 맞춰 취업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는 취업의 질이 나쁘지 않다고 본다.
주상필 부산외대 취업지원팀장(부산외대) : 2017년부터 취업보다는 진로에 초점을 두고 있다. 대학마다 취업 정책이 많이 바뀌고 있다. 과거에는 일단 취업을 시키고 보자였는데, 이제는 학생들에게 진로 교육을 한다. 좋은 취업이 무엇인가 대학에서 고민을 많이 한다. 결론은 학생들의 원하는 직장을 다녀야 취업의 질이 높다고 판단했다.
이재영 영산대 학생·취창업지원처 취업팀장(영산대) : 취업의 질은 국가가 책임져야 하는 문제다. 4년 전에 딸이 최저임금을 받고 서울에 있는 작은 광고회사에 취업했다. 매월 적은 월급으로 방값과 생활비를 냈다. 3년을 다닌 후 딸이 하는 이야기가 “이곳에서는 희망이 안 보인다”고 하더라. 그때 ‘국가가 보조해주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딸은 본인의 꿈을 찾아갔는데, 결국 좌절을 했다. 사회적 여건이 뒷받침 안 되면 어려움이 생긴다. ‘내일채움공제’ 등 국가 지원도 있지만, 더 대책이 필요하다.
이인용 동아대 취업지원실 팀장(동아대) : 동아대는 졸업자 4600여명 중 약 2560명이 취업을 한다. 이중 공기업, 대기업에 취업하는 비율이 약 30% 정도 된다. 지역 사립대가 살아남는 방법은 일대일 코칭으로 졸업생을 지역 기업에 취업 시키는 것이다. 지역에 공장, 본사를 둔 기업은 지역 대학 학생들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
조성수 경남대 인재개발처 취창업지원팀장(경남대) : 졸업하고 나서도 행복해야 취업의 질이 좋다고 본다. 은행을 다니는 졸업생을 만나 행복하냐고 물었더니 ‘연봉을 많이 받지만 행복하지는 않다’고 말했다. 본인의 일에서 행복을 얻으려면 저학년부터 진로교육을 체계적으로 해야 한다.
부산·경남 지역의 대표 산업인 조선, 자동차의 실적이 좋지 않다. 대학의 취업률에도 영향을 주나.
부산외대 : 부산·경남 지역 대학 졸업생들이 조선 분야로 취업을 많이 해왔다. 기업 사정이 좋지 않으면 당연히 영향을 받는다. 그런 부분이 취업률에도 반영됐다.
동아대 : 지난해 연말에 녹산·양산지역 공단 인사담당자를 만났는데, 올해가 더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이야기해 걱정이다. 중견·중소기업은 신규채용이 더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경남대 : 조선, 자동차 기업의 실적은 대학의 취업률 지표로도 나타났다. 부산·경남 지역 대학의 권역별 취업률이 평균보다 떨어진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대학마다 꾸준히 높은 취업률을 보이는 학과가 있을 것 같다.
영산대 : 영산대는 실용학과가 취업률이 높다. 항공분야 전공은 매년 취업에 성공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올해는 대형 항공사에 9명이 취업했다. 미용학과 역시 4년제에서는 흔치 않아 인기가 있다. 조리학과도 취업률이 80~90%가 된다.
동아대 : 동아대는 해마다 취업률 우수학과를 선정해 시상한다. 졸업생 기준 100명 이상, 100명 미만으로 두 그룹으로 나눠 선정한다. 지난해 총 13개 학과가 상을 탔다. 우수 학과 사무실 앞에는 명패가 붙는다. 교수님들의 반응도 좋다. 졸업생 100명 이상 학과에서는 경영, 경영정보, 기계학과의 취업률이 높다. 특히 경영정보학과는 4차 산업 혁명 시대에 선호하는 전공으로 취업률 상승이 가파르다.
경남대 : 수요가 많은 보건의료, 유아교육학과는 취업률이 100%에 가깝다. 경남대만의 특별한 취업 사례를 뽑자면, IPP사업단을 통한 장기 현장실습이 강점이라는 것이다. 4학년 때 6개월간 실습을 진행하며, 관광분야는 제주도까지 실습을 간다. 실습한 회사에 바로 취업이 되는 사례도 있다. 실습을 경험한 학생들의 취업률이 전체보다 15% 이상 높다.
부산외대 : 부산외대는 일본어학과가 취업률이 높다. 부산지역에서 일본어학과가 2011년 일본 대지진 이후 많이 사라졌다. 이때 부산외대는 반대로 학생 정원을 60명, 80명 그리고 현재 120명까지 늘렸다. 지금은 우리 대학 취업률의 선두 학과가 됐다. 한 가지 놀라운 것은 전국 대학 해외취업 상위권 순위 10개 중의 6개가 부산지역 대학이라는 것이다. 부산외대가 119명으로 1위, 동서대가 111명으로 2위다. 우리대학 119명 중에 일본 취업자가 47명이다. 공격적으로 학생 정원을 늘렸던 것이 빛을 본 거다. 그만큼 부산외대는 해외취업에 특화된 취업프로그램이 많다.
다른 학과도 취업률이 높나.
부산외대 : 일본어 외에도 스페인, 베트남, 인도네시아, 미얀마 언어학과의 취업률이 높다. 스페인어학과는 중남미 지역 수요가 많고, 베트남어학과는 베트남 기업 인사담당자 사이에서 인지도가 높다. 베트남에 진출해 있는 해외 기업 중 30%가 한국 기업이다. 부산외대 학생 25여명이 매년 베트남으로 취업한다. 또 다른 강점은 해외 취업했을 때 유지취업률이 높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전공자가 취업하기 때문이다. 전공자는 그 나라에서 1년가량 공부를 한 학생이라 그 나라 문화 등을 미리 습득해 적응에 어려움이 없다는 장점이 있다.
부산지역 대학의 해외취업이 높은 이유는.
이봉준 동서대 학생취업지원처 취업팀장(동서대) : 부산시가 2004년부터 대학생의 해외인턴 사업을 진행했다. 그 사업을 2014년까지 대학들이 운영했다. 당시 부산에 있는 대다수 대학이 참여했다. 자연스레 부산지역 대학들이 해외 취업 프로그램 운영노하우가 쌓였다. 2014년 이후, 해외인턴 사업이 케이무브(K-Move) 사업으로 전환됐고, 기존에 사업을 진행하던 대학에서 케이무브를 안정적으로 운영한 것이 취업률에 크게 작용한 것 같다. 동서대는 4개 분야(IT, 디자인, 영화영상, 디지털콘텐츠)에 특화된 해외취업 프로그램을 보유하고 있다.
공공기관의 블라인드 채용 도입 이후 학생들의 취업에 변화가 있나.
동아대 : 있다. 블라인드 채용 이후, 공공기관 채용이 2배로 늘었다. 공공기관 합격생이 2014년 100여명에서 2017년 202명으로 늘었다. 진출 기업도 다양해졌다. 블라인드 도입 이후 학생들이 충분히 공기업에 갈 수 있다는 자신감이 붙었다. 지역인재 채용도 한몫했다.
부산외대 : 우리는 해마다 100여명 정도 합격해 변화 폭이 크지는 않다. 다만, 확실히 서류 합격률은 높아진 것 같다.
경남대 : 부산 혁신도시 기업들이 부산지역 인재를 30%가량 채용한다. 블라인드 채용뿐 아니라 이 부분도 공기업 취업에 영향을 줬다.
AI 채용제도 도입에 대한 학생들의 반응은 어떤가.
동아대 : 첫 반응은 ‘당황스럽다’였다. 일부는 신선하다고 이야기하더라. 다만, 기계가 정확히 평가할 수 있는지 의문을 많이들 가진다. AI 서류 전형은 확대될 것 같지만, AI 면접은 시기상조 같다.
금융권은 은행고시를 부활시켰는데, 어떻게 대처하고 있나.
동의대 : BOB(베스트 오브 베스트)라는 이름으로 취업 준비반을 운영한다. 공기업, 금융, 해외취업 등으로 나뉜다. 금융권 반에서는 은행고시 대비 특강 등이 운영된다.
동아대 : 지난해 금융권에 115명이 합격했다. 전국 대학 중 두 번째로 은행에 많이 입사했다. 은행에 많이 취업할 수 있는 이유는 취업동아리에 있다. 동아대 취업동아리는 16년째 운영 중이다. 그동안 노하우가 쌓여있다. 강의 자료도 직전 합격자 자료를 가지고 진행한다. 동아리마다 취업지원실 직원이 담임을 맡고 있다. 학생들 사이 ‘취업지원실학과’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지난해 4학년 970명이 동아리에 가입했다. 금융권 동아리에서는 은행고시부터 면접 등을 체계적으로 준비한다.
동아대 취업동아리가 잘 유지되는 비결은.
동아대 : 직원들이 담임을 맡아 10개월 동안 관리를 한다. 직원 1인당 150명의 학생을 관리한다. 학생들의 후기가 ‘직원들이 진짜 고생한다’고 이야기하더라. 동아대는 기업의 서류합격이 발표 나면, 그사이에 해당 기업의 재직 졸업생을 섭외해 교육을 진행한다. 지난해에는 졸업생 1800명이 교육에 참여했다. 졸업생 3000명 참여가 2021년까지 목표다. 취업 특강도 직원들이 직접 맡아서 진행한다. 외부 강사는 너무 추상적인 이야기만 하더라. 2009년부터는 우리가 직접 강의하기 시작했다. 학생들 사이 직원들이 능력자라는 신뢰도가 쌓이면서, 지금은 취업동아리 경쟁률이 3 대 1까지 치솟았다.
jinho23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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