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승현 어니스트펀드 CTO “‘금융’을 ‘기술’로 연결… 핀테크 기업 개발자는 ‘개발 업무의 꽃’”

입력 2019-03-21 17:07
수정 2019-04-05 09:49





[캠퍼스 잡앤조이=김예나 기자] P2P 금융 벤처기업 어니스트펀드는 ‘정직한 금융을 만든다’는 사명 아래 다양한 P2P 금융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 한 해 동안 2380억원의 금액을 모집, 단숨에 업계 2위로 우뚝 올라서며 업계를 주도하는 대표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어니스트펀드는 2015년 설립 당시부터 카카오, 네이버, 티맥스소프트 등에서 IT인재를 대거 영입하고 이들을 사업 전반에 내세웠다. 금융의 수요와 공급을 기술의 힘으로 연결하고, 기존 금융의 거품을 제거해 고객의 혜택으로 돌려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진정한 의미의 ‘금융 공유경제’를 만들어내기 위함이다.

그 중심에는 임승현 제품개발총괄 이사(CTO)가 있다. 임 이사는카이스트 전산학과를 졸업하고, 카카오에서 카카오톡 대용량 메시징 시스템 개발을 이끌며 KTH의 분산 파일 시스템을 개발한 이력이 있다. 현재 어니스트펀드에서 시스템 설계, 기술 개발, 제품 정책에 걸친 기술 업무 전반을 총괄하고 있다. 특히 2017년에는 업계 최초로 신한은행과 P2P투자금 신탁관리 시스템을 공동 개발해 업계의 표준 시스템을 만들어 내기도 했다.

임승현 CTO는“핀테크 기업에서 개발자는 ‘금융’이라는 특별한 분야에서 고도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업무를 하는 만큼 ‘개발 업무의 꽃’을 경험할수 있다”며“금융 산업에 대한 관심과 지식을 바탕으로 끊임없이 변화하는 시장의 요구사항과 규제 등에 대응하고 발전해 나가는 인재가 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어니스트펀드와 함께 한 지 2년 반이 지났다. 그동안의 성과를 진단한다면.

“처음 어니스트펀드에 왔을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성장했다. 2017년에는 부동산PF, 부동산 담보 등의 첫 부동산 P2P투자 상품을 선보였다. 특히 지난해 NPL 포트폴리오, 중소기업 신용대출, 문화콘텐츠 투자 등으로 투자 상품군을 확대했고, SCF(Supply Chain Finance), 이동통신 매출채권 ABL 등 P2P업계에서 찾아보기 힘들었던 새로운 영역의 투자 상품들을 선보였다. P2P금융의 대중화를 이끌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다양한 투자 상품군을 출시하며 전문적인 리스크 관리와 차별화된 IT 시스템을 기반으로 고객에게 편리하고 안정적인 경험을 제공했던 것이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었던 것 같다.

또 2017년까지 신한은행, KB인베스트먼트, 한화인베스트먼트 등으로부터 총 92억원의 지분투자를 유치했고, 지난해 뮤렉스파트너스, 두나무앤파트너스 등으로부터 122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유치에 성공하는 등 지난해 기준 누적 214억원의 지분투자유치금을 확보했다.

사업규모 측면에서도 큰 성장을 이뤘는데, 2017년까지 42명이었던 직원 수가 지난해 72명으로 1.7배 늘었다. 특히 리스크 관리, 현장관리, 채권관리 등의 전문 인력을 채용해 현장 안정성 및 심사단계 리스크 관리를 강화했다. 향후에도 IT 개발 인력을 추가 채용해나갈 계획이다.”

-‘내부 효율화’에도 만전을 기했다고 들었다.

“기존의 금융 회사들이 금리를 인하하지 못하는 것은 기술력의 한계 때문이다. 우리는 기존의 금융 회사들이 하지 못했던 방식을 ‘기술’로 일궈냈다. 내부 시스템의 효율화를 꾀한 것은 어니스트펀드의 큰 성장 동력 중 하나다.

기존의 금융권에서 엑셀 파일이나 문서로 주고받는 불필요한 업무 과정들을 데이터베이스로 구축, 관리해 ‘페이퍼 워크’를 최소화 하고, 구성원들이 필요한 일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투자 상품을 출시하고 운영하는 일련의 프로세스가 제품 개발 본부의 리소스 없이도 운영될 수 있도록 툴을 제공하고 자동화 했다. 개발자 한 명이 일반 금융회사에서 10명 이상이 해야 하는 일을 처리할 수 있게 됐고, 이를 통해 인건비와 업무상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면서 투자 고객들에게 더 많은 혜택과 대출 이자 감소 요인을 제공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어니스트펀드는 늘 새로운 영역의 투자 상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그만큼 투자자들의 투자 안정성에 대한 우려도 클 수밖에 없다. 이에 어떻게 대처하고 있나.

“투자 안정성에 대해서는 투자 상품에 대한 안정성과 투자금에 대한 안정성 두 가지로 구분해 이야기할 수 있다. 우선 투자 상품에 대한 안정성을 위해 어니스트펀드는 전문화된 심사역들의 논의와 심사를 통해 판매 상품을 선별한다. 또 새롭게 조직된 리스크 관리팀이 상품 판매 이후에도 사후 관리를 맡고 있다.

투자자들에게는 투자금에 대한 안정성이 더욱 중요하다. 어니스트펀드는 2017년 5월 업계 최초로 신한은행과 예치금 투자금 관리 신탁 시스템을 공동 개발했다. 이 시스템이 지금은 업계의 표준이 됐다. 실제로 투자자가 입금한 투자금은 회사 소유의 계좌에 입금 되는 것이 아니라, 신한은행 명의의 예치금 신탁시스템 계정에 입금된다. P2P 회사와 예치금 계좌의 분리를 통해 예치금을 안전하게 보관하는 것이다. 신탁 시스템에 예치한 투자금은 P2P 업체가 도산해도 무사하다.”



-어니스트펀드에 합류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어니스트펀드 합류하기 전 카카오에서 카카오톡 대용량 메시징 시스템 개발을 지휘하고 KTH의 분산 파일 시스템을 개발했다. 또 코리아와이즈넛 검색시스템과 티맥스소프트 룰엔진 개발 과정 등에도 참여했다. 이전 회사 생활에 만족하고 있어서 처음 어니스트펀드에 합류하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받고 망설였는데, 서상훈 대표의 끈질긴 설득이 마음을 움직였다. 서 대표는 P2P 업계 최연소 대표이면서도 사람 욕심이 많은 것으로 유명하다.(웃음) 이 때문에 어니스트펀드는 IT 기업과 기존 금융권에서 전문성을 쌓은 인재들이 모여 있어 뛰어난 맨파워를 보유하고 있다. 열정이 대단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했고, 그의 비전과 회사의 가능성을 보고 합류를 결심했다.”

-근무 환경과 분위기는 어떤가.

“자유롭고 수평적인 문화여서 이질감 없이 근무할 수 있었다. 초반에는 스스로 찾아서 해야 할 일이 많아 업무 강도가 센 편이었다. 대기업에서는 극히 세분화된 업무가 주어졌다면, 이곳은 한 명 한 명이 총괄 책임자 역할을 해야 한다. 책임감은 크지만 내가 해보고 싶은 것을 모두 시도해볼 수 있다는 것은 개발자로서 큰 장점이다.

또 개발자라면 야근이 많을 것이라 생각하는데, 불필요하거나 관습처럼 하는 야근은 없다. 내부 시스템 효율화로 불필요한 업무가 많이 줄고 개발자들의 리소스를 효율적으로 활용하며 기업 문화도 건강하게 성장하고 있다.”

-직원 중 개발자의 비율은 어느 정도인가.

“전체 직원 중 5분의 1 가량이 개발 인력으로 구성돼 있다. 개발 관련 인력은 앞으로도 꾸준히 충원해나갈 예정이다.”

-어니스트펀드에서 개발자로 근무하려면 꼭 필요한 능력은 무엇인가.

“두 가지를 당부하고 싶다. 첫 번째는 논리적인 사고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다. P2P 금융업이 기존에는 없던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는 것이다 보니, 과거에는 아무도 풀어낸 적 없는 문제에 자주 부딪치게 된다. 그럴 때마다 그 문제를 최적의 방안으로 해결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논리적인 사고와 최적화된 해답을 찾아가는 능력을 발휘해야 한다.

커뮤니케이션 능력도 필수다. 어니스트펀드의 직원들은 온라인 상에서, 오픈된 공간에서 다양한 업무에 대한 논의를 한다. 모든 직원들이 이 논의 과정을 지켜볼 수 있고 진행 과정에 대한 코멘트를 주고받거나 질문을 하는 환경이다. 오픈 마인드가 아니면 이런 업무 진행 과정에서 방어적일 수밖에 없고 이는 회사 전반적으로도 발전을 저해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다양한 의견을 수용하고 함께 커뮤니케이션 하며 조금 더 나은 방향을 찾아가는 능력을 갖췄으면 한다.”

-신입직에게도 관련 경험이나 경력을 요구하나.

“신입이나 주니어 개발자 채용시 지원자의 경력은 중요하게 보지 않는다. 개발과 컴퓨터 전공자에 대한 기반 지식 평가를 진행하는데, 관련 지식은 교과 과정에 있는 내용 수준만 갖추면 된다. 기존에 얼마나 큰 프로젝트를 수행했는지, 얼마나 경력을 쌓았는지 등은 주 평가 요소가 아니다.”

-CTO로서 어니스트펀드에서 보여주고자 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어니스트펀드는 금융 분야에 기술이 융합한 핀테크 회사다, 여기에 스타트업 기업의 문화가 조화를 이루면 기존의 금융 회사들이 지금껏 하지 못한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항상 ‘고객이 필요로 하는 것을 어떻게 편리하게 서비스할 수 있을까’에 대해 고민하고, 빠르고 수평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차별화된 기술력을 시스템으로 녹여낸다면 고객에게 유용하고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올해는 특히 어니스트펀드의 고객들이 투자를 경험하는데 있어 어떻게 접근하면 더욱 편리한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구현해나가는 한 해가 될 것이다.

또 올해는 P2P금융 자체 법안 통과를 앞두고 있다. 그동안 ‘유사대부업’으로 분류되던 P2P금융이 금융업의 한 분야로 분류되는 것이다. 법제화를 통해 제도권 안에 들어가면 믿을 수 있는 업체들만이 시장에서 경쟁하게 될 것이라 본다. 단순히 투자 대출을 중개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들에게 금융이 조금 더 쉽고 편리하고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다양한 서비스를 고민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기술력이 바탕이 돼야 할 것이다.”

yena@hankyung.com

사진=서범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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