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63%’ 상반기 채용…5곳 중 1곳 3월 선발
올해 채용 키워드 ‘블라인드·지역인재·체험형 인턴’
△지난달 9~10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공공기관 채용정보 박람회’가 열렸다. 올해 공공기관은 2만3307명을 채용할 예정이다. 사진=김기남 기자
[캠퍼스 잡앤조이=이진호 기자] 올해 공공기관 입사를 기다리는 취업준비생이라면 준비를 서둘러야겠다. 주요 공공기관의 채용이 상반기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2019 공공기관 채용정보박람회’에 참여한 131개 공공기관의 채용일정을 분석한 결과 상반기(1~6월)에 채용을 진행하는 기관이 63.2%였다. 월별로는 3월에 채용을 시작하는 기관이 22.1%로 가장 많았다.
학력, 나이 비공개 ‘블라인드 채용’ 진행
올해 공공기관 채용 특징은 ‘블라인드·지역인재·체험형 인턴 채용’ 세 가지로 요약된다. 2017년부터 시작된 블라인드 채용은 올해 3년째를 맞이한다. 입사 지원서에 △사진 △출신 지역 △가족관계 △학력 △나이 등의 기재란이 없다. 블라인드 채용은 이력서에 차별적인 요소를 배제하고 직무능력 중심으로 채용하는 방식이다.
한국국토정보공사, 한국수력원자력, 한국수자원공사, 한국철도공사 등 일부 공공기관은 별도의 서류전형 없이 적격자 전원이 필기시험에 응시할 수 있다. 이정호 한국국토정보공사 인사처 대리는 “몇 가지 질문만 충실하게 작성하면 지원자 전원 필기시험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서류에서 어학 성적을 요구하는 공공기관 역시 고득점에 따른 등급을 두지 않는다. 한국수자원공사는 토익기준 700점 이상이면 모두 필기전형에 응시할 수 있다. 전영석 한국수자원공사 인사부 차장은 “토익 점수가 만점이라고 해서 가산점을 받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블라인드 채용은 지원서 단계뿐만 아니라 면접 때도 적용된다. 공공기관은 면접 지원자들에게 유니폼을 지급하는가 하면, 필기시험과 다른 수험번호 교부를 통해 투명성을 강화했다. 면접위원도 외부 전문가를 절반으로 채워 공정성을 높였다. 이런 방침은 올해도 이어진다.
지역인재 채용 21%까지 선발
올해 전체 채용 인원의 21%가 지역인재로 채용될 예정이다. 정부는 해마다 3%씩 비율을 올려 2022년까지 혁신도시 이전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전체 30%를 지역인재로 채용할 계획이다. 지역인재란 지원자의 최종학력(대학원 이상 제외) 기준 공공기관이 속한 지역에 있는 학교 졸업(예정)자를 말한다. 예를 들어 나주혁신도시에 있는 한국전력의 경우 올해 광주·전남 지역 대학 출신을 21% 비율로 선발해야 한다.
인턴 채용은 체험형으로 진행된다. 체험형 인턴십은 3~5개월 동안 기업 업무를 경험하는 제도로, 정규직 전환은 이뤄지지 않는다. 최창민 한국전력공사 인사처 차장은 “체험형 인턴은 미리 직무를 체험해볼 기회로 방학에 진행된다. 조직 분위기와 직무를 눈앞에서 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일부 기업은 인턴십 대상자에게 가점을 준다. 상·하반기 두 차례에 걸쳐 체험형 인턴 100여명을 뽑는 한국국토정보공사는 인턴 경험자에게 정규 채용에서 가점을 준다.
채용비리 근절 “적발 시 엄중히 처벌”
공공기관의 채용비리 근절이 올해 화두다. 공공기관 채용비리에 대해 전수조사가 진행 중이며 2월 중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다. 2019년 공공기관 채용정보박람회 개회사를 통해 홍 부총리는 “일부 공공기관의 채용비리는 우리 청년의 꿈과 희망을 꺾고 전 국민의 공분을 자아냈다”며 “비리 적발 시 누구든지 엄중히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공공기관 인사담당자들은 블라인드 채용이 채용비리 도움이 된다는 의견이다. 김혁 한국남동발전 인력개발부 대리는 “블라인드 도입 이후 평가자가 서류전형부터 면접까지 지원자의 사적인 정보는 전혀 알 수 없다. 실제 면접관들이 받는 지원자의 서류에는 학력, 나이, 사진 등이 없는 자기소개서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내 부서장의 자녀가 지원한 적이 있었는데 필기시험은 통과했지만, 면접에서 탈락한 사례가 있다. 블라인드 제도로 공정한 채용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공공기관 채용정보박람회에서 나온 입사꿀팁
지난달 9~10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공공기관 채용정보 박람회’에 참석한 각 공공기관 인사담당자들은 구직자를 위한 입사꿀팁을 소개했다. 한국전력공사는 필기시험을 강화했다. 최창민 한국전력공사 인사처 차장은 “기술직은 전공 15개 문항 중 아홉 개 이상 못 맞히면 과락 처리된다”며 전공 공부에 매진할 것을 당부했다.
시험문제를 자사 홈페이지에 공개하는 기관도 있다. 한국수자원공사는 필기시험의 절반인 40개 예시문제를 홈페이지에 올려 수험생이 공부 방향을 잡는 데 도움을 줄 방침이다.면접을 보완한 기관도 있다. 손미리 국민건강보험공단 인력지원실 주임은 “기존 다대다 면접 이외 토론면접을 추가했다”며 “지원자의 논리 전개와 경청 자세를 평가할 것”이라고 전했다. 필기시험과 면접 결과에 대한 피드백을 해주는 공기업도 있다.
한국남부발전은 지원자의 필기성적과 합격자 평균, 면접 결과를 알려준다. 이득호 한국남부발전 인사부 차장은 “응시자들에게 필기시험과 면접에서 어떤 부분 때문에 탈락했는지를 명확히 알려줘 다시 지원할 때 보완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jinho2323@hankyung.com
< 저작권자(c) 캠퍼스 잡앤조이, 당사의 허락 없이 본 글과 사진의 무단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