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여는 특별한 신입사원 -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사업장 링키지랩]
[캠퍼스 잡앤조이=남민영 기자] 링키지랩은 ‘문턱이 없는’ 회사다. 회사 입구부터 사무실 전체에 정말 문턱이 없다는 말이기도 하지만, 장애를 가졌든 그렇지 않든 편견이나 장벽을 세우지 않겠다는 뜻이기도 하다. IT기업 카카오의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사업장인 이곳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어우러져 일한다. 청각장애를 가진 배준환(25)씨도 링키지랩에 몸을 담고 있다. 회사의 수평적 문화가 마음에 들어 꼭 입사하고 싶었던 그는 이곳에서 새해의 소망을 담아 새로운 꿈을 키워나가고 있었다.
△ 배준환(25) 씨. 링키지랩 검색운영파트에서 일하고 있다.
링키지랩은 서로 영어이름을 쓴다고 알고 있다. 회사에서 어떤 이름으로 불리나.
“한글이름은 배준환이고, 이곳에선 토니라는 이름을 쓰고 있다. 영화 ‘아이언맨’의 토니 스타크처럼 멋지게 일해보고 싶었던 바람을 담았다.(웃음) 현재 카카오에서 설립한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사업장 링키지랩의 검색운영파트에서 사원으로 재직중이다.”
검색운영파트에서는 어떤 일을 하고 있나.
“카카오의 검색 서비스에 관련 된 일인데, 대표적으로 포털 ‘다음’의 검색 키워드 분석과 모니터링 등을 한다. 이를 통해 사용자가 바라는 정확한 검색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많은 IT회사가 있는데, 링키지랩을 선택한 이유가 궁금하다.
“링키지랩이라는 회사가 있다는 건 알고 있었다. 구체적인 동기가 된 건 직업능력개발원이다. 우연히 거기에 이 회사와 관련된 직무교육과정이 있다는 공고가 떠서 지원하게 됐다. 교육을 받다보니 회사의 수평적인 문화가 마음에 들었기 때문에 꼭 입사하고 싶었고, 운 좋게 합격하게 됐다.”
입사하기 위해서 어떤 것들을 준비했나.
“대학교를 자퇴하기도 했지만, 원래 전공은 건축쪽이라 IT 분야랑 크게 상관이 없었다. 그렇기에 관련 업무 경험이나 자격 증 등이 필요했는데, 직무교육과정을 통해 미리 1년간 유관한 업무 교육을 받을 수 있었기 때문에 이 점이 크게 도움이 됐다. 여기서 짜여진 프로그램에 충실히 임하며 실무 능력을 대폭 향상 시키기도 했다. 또 마지막에는 모의면접도 진행했었다.”
포트폴리오나 다른 자격증들을 준비하지는 않았나.
“포트폴리오는 준비하지 않았고 개인적으로 자격증을 따기는 했다. 모스(MOS, Microsoft Office Specialist) 컴퓨터 활용능력 같은 것들이다.”
면접 준비는 어떻게 했나.
“면접은 딱 한 차례 진행됐는데, 이를 위해서 혼자 예상 질문을 쭉 적어보고 답변을 만들어봤다. 그런데 정말 면접에 예상질문이 하나도 나오지 않아서 당황했다.”
열심히 준비했는데 아쉬웠겠다. 그래서 어떻게 대처했나.
“당황스러운 상황에서도 유연하게 대응하는 것이 또 하나의 어필이라 생각해, 상황의 변수에 따라 솔직하게 답변했던 거 같다.”
△ 배준환 씨가 꼽은 링키지랩의 가장 큰 장점은 '수평적인 조직문화'다.
그런 과정을 거쳐 링키지랩에 들어왔는데, 근무환경은 어땠나.
“영어 이름을 부르다 보니 서로 간의 거리감이 많이 줄어드는 것 같았다. 무엇보다 소통이 매우 용이해짐을 느꼈다. 공간 등 물리적인 시각에서 본다면 회사를 쭉 둘러보시면 알겠지만, 휠체어를 타는 사원들 을 위해 회사 전체에 문턱이 없고, 시각장애인 사원을 위해 회사 곳곳에 점자가 있다. 작은 사무용기 하나도 사용이 편리한 유니버셜 디자인으로 만들어진 제품을 사용하기도 한다. 청각장애인과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서 수어 통역사가 근무중이기도 하다.”
동료들과 함께 일할 때 특별히 배려해야 하는 부분이 있나.
“서로가 장애인이라고 해서 아주 특별한 방식으로 더 존중하고 배려하는 부분은 없는 것 같다. 다만 회사의 문화 자체가 다양성을 인정하고 개인을 배려하는 것에서 시작되니, 개인의 자율성을 존중하는 부분이 있다.”
사실 조직 생활의 가장 힘든 점은 존중과 배려인데 힘들지는 않나.
“회사 생활은 확실히 대학과는 다르니, 양보와 배려가 더욱 필요함을 느끼긴 했다. 특히 누군가를 위해 내가 한 번 더 말하는 것을 습관처럼 몸에 새겨야 한다는 점을 깨달았다.”
링키지랩은 복지가 뛰어나다고도 알려졌는데 어떤 점에서 혜택을 받나.
“장기 휴가가 가능하고, 연차 사용이 자유롭다는 점을 좋아 한다. 그렇다보니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이 높은 편이다. 그리고 매 분기마다 복지 포인트를 받고 있는 데, 이 포인트로 내 역량을 높이거나 문화생활을 할 수 있다는 점이 좋다. 많은 분들이 업무 증진을 위한 교재를 사보거나 콘서트나 뮤지컬 등 공연을 볼 때 이용하더라.”
2019년 기해년이다. 새해를 맞은 느낌은 어떤가.
“작년을 돌아보면 좋은 경험들을 통해서 한층 더 성장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올해는 나만의 목표를 세우고 그것을 이루는데 많은 노력을 쏟으려고 한다.”
△ 배준환 씨의 신년계획은 빅데이터 분야의 자격증을 따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것이다.
어떤 목표인가.
“지금하고 있는 분야에서 더 확장시켜서 빅데이터 분야의 자격증을 따보려고 한다. 회사에서 이와 관련한 모임이 있는데, 개발쪽 공부도 하고 자격증 준비도 한다. 열심히 참가해서 원하는 목표를 이뤄보기로 했다.(웃음)”
장애인이자 직장인으로서 바라는 점이 있다면.
“장애인 의무 고용 제도로 취업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진 것은 감사하지만, 그럼에도 아직 장애인이 일할 수 있는 분야가 한정적인 것이 아쉽다. 다양한 분야에서 장애인들이 역량을 펼치고 일할 수 있도록 기업이나 사회적 인식 개선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 한다.”
올해 취업을 준비하는 많은 청춘들에게 조언의 한마디를 부탁한다.
“괴테의 말 중에 좋아하는 것이 있다.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라는 것인데, 많은 분들이 속도에 너무 급급하지 마시고 자기만의 방향을 찾아서 원하는 길을 가셨으면 한다. 더불어 지금까지 잘해왔고 앞으로도 잘 하실 것이라 말해주고 싶다.”
나만의 합격T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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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황스러운 상황에는 유연함으로 맞서자.
면접에는 꼭 당황스러운 질문과 상황이 발생하기 마련이다. 멋진 답변으로 상황을 마무리하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할 때도 있을 것이다. 이런 상황일수록 당황하지말고 유연한 대처를 보여줬으면 한다. 질문에 대한 답변 뿐만 아니라 상황에 대한 태도도 중요함을 잊지 말자.
꾸며진 답변보다 솔직하고 적극적인 모습을 어필하자.
문제가 되는 상황을 말하고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묻는 질문에는 구체적인 해결 방법도 중요하지만, 이를 해결하려는 적극적인 자세도 함께 어필하여야 한다. 특히 이런 질문들에 솔직함을 담아 전달했을 때 더욱 진실되게 받아들여지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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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blue@hankyung.com
사진=김기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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