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풀 서비스, 대학생들 "용돈 절약할 수 있어" vs 택시업계 "먹고 살기 더욱 힘들어질 것"

입력 2018-12-20 11:03
수정 2019-01-07 16:11

[캠퍼스 잡앤조이=남민영 기자 /이세영 대학생 기자] 카카오 모빌리티는 카풀 서비스 출시를 발표하고, 지난 10월 16일부터 운전자와 승객을 모집 했다. 이에 대한 택시 산업의 반대는 생각보다만만치 않았다. 얼마 전 카풀 서비스를 반대하는 택시 운전기사가 국회 앞에서 분신 자살까지 하면서, 카카오의 카풀 서비스 정식 출시는 잠정 보류 됐다.



△ 지난 10월에 열린 '택시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

카풀 서비스에 반대하는 택시 산업 종사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사진제공=한경 DB)



카풀은 개인 운전자가 출퇴근 시간대에 목적지가 같은 탑승객을 찾아 차에 태운 뒤 돈을 받는 서비스다. 지난 10월 18일 전국 택시 산업 종사자들이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택시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를 열었고, 이후에도 뜻을 모은 택시업체들은 자체적으로 집회를 열고 있다. 12월 20일에는 택시 총 파업으로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그러나 사용자들도 카풀 서비스에 대해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특히 학생들은 대부분 카풀 서비스에 대해 환영하는 입장이다. 김지환(서강대학교 2)씨는 “한 달 택시비로 나가는 돈이 생활비의 거의 절반을 차지한다는 사실을 얼마 전에 깨닫고 충격을 받았는데, 카풀 서비스를 이용하면 돈을 많이 절약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동윤(한양대학교 3)씨는 “운전자로 등록된 사람들의 신상이 어차피 다 노출되기 때문에 생각보다 카풀을 이용한 범죄 문제가 심각해지진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택시를 이용하면서 가져왔던 불만 또한 카풀의 찬성 의견에 무게를 실었다. 홍주은(연세대학교 2)씨는 “카카오 택시를 이용할 때 목적지까지 거리가 짧으면 택시기사님들이 노골적으로 돈이 안 돼서 안 태운다고 말하시는 걸 들었다”며 속상함을 토로했고, 최보미(이화여자대학교 1)씨는 “콘서트나 스포츠 경기 등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행사가 끝나는 곳에서 택시를 잡아 다른 사람과 합승하면 택시 요금을 인당 결제하라고 하는 등 기사님들의 갑질이 심하다”고 밝혔다. 카풀 서비스가 활성화되면 이러한 문제들이 해결될 것이라는 게 카풀을 찬성하는 대학생들의 공통된 주장이다.







택시기사 측은 이에 대해 억울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택시기사 이태석(54)씨는 “일부 택시기사들이 의도적으로 손님들의 승차를 거부하거나 손님을 가려서 받는 사례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면서 “그런 사람들 때문에 정직하게 영업하는 기사들만 피해를 보는 것 같아 속상하다”고 말했다. 장한준(52) 기사 역시 “안 그래도 수입이 넉넉하지 않은데 카풀 서비스가 생기면 더욱 먹고 살기 힘들어질 것 같다”며 걱정을 드러냈다.

현행법상 우리나라에서 카풀은 허용되지 않는다.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제 81조에 따르면 ‘자가용을 운송용으로 유상 제공하거나 임대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1994년 출퇴근 때 승용자동차를 함께 타는 경우‘는 가능하다는 예외적인 조항이 추가됐다. 따라서 카카오 카풀 측은 서비스 시간 및 횟수를 제한하는 방식으로 출퇴근 시간에 대한 조항을 해석하겠다는 입장이지만, 택시업계는 출퇴근 시간을 정확히 명시하는 개정안을 요구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빠른 시일 내에 카풀 합의안이 나오기를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

moonblu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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