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리하리의 다쓰자] 2018년 취업문을 뚫은 지원자들의 공통점

입력 2018-12-07 16:55
수정 2019-01-07 15:54

[하리하리의 다쓰자]



[캠퍼스 잡앤조이=이정준 아프리카TV 자소서 전문 BJ] 올 한 해를돌아보면 기특한 친구가 몇 명 있다. 그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첫 번째는 올해 60여개가 넘는 곳에 자소서를 쓴 친구다. 초반에는 서류가 많이 안 돼서 힘들어 하다가 막판 들어 연속으로 열군데 서류 전형에 합격하며 결과를 잘 만들었고, 현재는 세 개 기업의 면접을 보고 있다.

어떻게 그렇게 많은 곳에 자소서를 쓸 수 있었냐고 물을 수 있다. 어디든 닥치는 대로 써야 한다고는 하지만 그것을 실제로 실천하는 이는 많지 않다. 이 친구는 국제통상을 전공하고 있다. 즉 범용성이 넓은 전공이다 보니 어디든 붙일 수 있는 것이다. 분명 이 친구도 ‘아, 여기까지 써야 하나? 과연 이걸 써도 잘 될까?’ 라는 불안감이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부담감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진취적으로 취업 과정을 버텨 냈다,

두 번째 친구가 있다. 얼마 전 이름 있는 회사의 인사·노무팀에 합격했다. 처음부터 이 친구가 인사 직무에 관심 가졌던 것은 아니었다. 원래 마케팅 직무에서 근무를 원했는데, 자신과 성향이 맞지 않다는 것을 빨리 파악했다. 그리고 인사 쪽에서 두 번의 인턴을 경험했다.

하지만 이 친구의 약점은 소위 말하는 ‘정량적 스펙’이 좋지 않다는 것이었다. 분명히 이 친구가 이 선택을 하면서 불안했을 것임은 ‘안 봐도 비디오’다. 그러나 자신의 선택에 대해 확신을 버리지 않고 꾸준히 실무 스펙을 쌓았고, 그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여기 세 번째 친구가 있다. 석사까지 전공한 친구가 얼마 전 나에게 합격 소식을 전했다. 이공계 석사는 겪어 보면 알겠지만 전공한 연구 분야, 산업군이 경기 침체로 사람을 뽑지 않으면 대안이 없다. 문과생들에게는 배부른 투정으로 들릴 수도 있지만, 분명히 이공계도 고충이 많다. 전공 간 차이가 너무 커서 말이다. 완전히 딱 맞는 전공은 아니어도 의미 있는 커리어를 시작하게 된 이 친구에게도 축하를 보낸다.

“포기하지 않은 것, 있는 힘껏 최선을 다 한 것, 내 스스로에 대한 고민을 한 것”

이들이 갖고 있는 공통점은 자신을 둘러싼 상황이 불안하지만 포기하지 않고‘우보천리’의 정신으로 꾸준히 자기 길을 걸어갔다. 그리고 그런 행보를 통해 나름대로 유의미한 성과를 돌려받았다.

‘저성장이다, 경기 침체다, 헬조선이다’ 라고 말하며 다들 포기한다, 상황이 좋지 않은 것은 맞다. 다만 이 상황에서 과연 당신이 있는 힘껏 최선을 다했는지는 한 번만 더 돌이켜보라. 자소서를 쓰더라도 좀 더 치열하게 자기 자신에 대해 고민해 보았는지, 내 니즈만 고집하지 않았는지, 그 니즈를 고집할 만큼 관련 역량을 쌓았는지 등 좀 더 생각해 보면 좋겠다.

이런 이야기가 오히려 역으로 상처를 줄 수 있다는 것을 안다. 막말로 자기소개서를 쓰기 위해 자신을 치열하게 고민해 봐야 한다고 말은 했지만, 그런 여건이 조성된 적이 없었다는 것도 잘 안다. 하지만 힘들더라도, 이제부터 나 스스로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을 많이 가졌으면 한다.

앞서 소개한 세 명의 친구들은 스스로의 니즈나 삶에 대해서 깊이 고민했다. 결과를 떠나서 이런 고민은 어떻게든 자신에게 약이 된다. 사실 평생직장이 더 이상 없는 시대이고, 결국 누구나 이직을 하는 것은 당연한데, 그 과정에서 내 삶의 기준점 혹은 가치관을 분명히 알고서 움직인다면 좀 더 만족스러운 커리어 패스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신입이라면 경력이 없기 때문에 내 삶에 대해서 얼마나 진중하게 고민하고 있는지, 그 고민을 회사와 얼마나 접목시켜 보았는지, 내가 갖고 있는 삶의 비전이나 신념 등을 풀어내는 것이 먼저다.

이런 고민들 자체가 눈에 보이는 게 아니라서 시간 낭비라 여길 수도 있다. 하지만 토익 공부나 자격증 공부 등에 투자하는 시간 못지않게 이런 고민들을 하는 데에도 시간을 쏟길 바란다,

하리하리(이정준, kindoublej@gmail.com)

LG 서브원에 2년 10개월 재직 후 4월 중순 퇴사했다. 교육에 관심이 많아 취업 이후 200여 명의 친구들 자기소개서 작성을 도왔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 아프리카TV에서 ‘하리하리의 다쓰자’ 개인방송을 운영 중이다. 브런치, 네이버 포스트, 유튜브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자기소개서 노하우를 공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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