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잡앤조이=강홍민 기자 / 강성근 대학생 기자] 국내 취업시장이 갈수록 힘들어지고 청년 실업률이 점점 증가하면서 해외 취업으로 눈을 돌리는 취업준비생들이 많아지고 있다. 하지만 해외에서 취업을 한 이들이 적다 보니 관련 정보를 얻기란 하늘의 별 따기. 그래서 준비했다. 일본, 싱가포르, 호주에서 취업한 한국 청년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김주현(28)
대전보건대 패션코디컬러리스트과 중퇴
2016년 7월 호주 브리즈번에서 타일공으로 근무
-자기소개 해 달라.
“현재 호주 브리즈번에서 2년차 타일공으로 일하고 있는 스물여덟 김주현이다. ‘짝주’라는 이름으로 유튜브도 운영 하고 있다.”
-해외취업을 결심하게 된 계기는.
“군 제대 후 호주로 워킹홀리데이를 왔었는데, 영어를 잘 못해서 케언즈 바나나농장에서 일하며 고생을 많이 했다. 일 년 반을 일하고 귀국했더니 한국의 삶은 더 바빴다. 문득 호주가 너무 그리워 1년 만에 다시 돌아오게 됐다. 바나나농장에서 만난 아내도 나와 같은 생각이어서 같이 호주행을 결심했다.”
-해외취업을 위해 어떤 준비를 했나.
“따로 준비한 건 없다. 경력이라고 해봐야 대학 중퇴에 호주 바나나농장에서 일한 경험과 동대문 가방도매시장에서 매니저로 일 년 동안 일한 게 전부다. 호주에서 쓸 수 있는 경력도 아니다. 경력을 살린다기보다 호주에서 살고 싶은 마음이 더 커 호주에서 일을 찾아보자는 생각으로 갔다. 스시집 주방에서 일 년 정도 일 했는데, 잘 안 맞았더니 타일 일은 괜찮아서 계속 하고 있다.”
-해외에서 일하면서 만족스러운 점, 힘든 점이 있다면.
“낮에 일하고 해가 지기 전에 끝난다는 게 좋다. 보통 아침 7시에 시작해 오후 4시 반에 퇴근한다. 축구를 좋아하는데 호주에 온 3년 전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주 2회 축구를 하고 있다. 호주에서 타일공은 교육기간이 짧고 보수가 괜찮은 편이다. 1년 정도 일을 배우면 2년차부터는 혼자서도 현장을 책임질 수 있다. 브리즈번 기준으로 타일경력이 전혀 없는 경우 일당 160 달러를 받았고, 2년차인 지금은 일당으로 300달러 정도 받는다. 힘든 점은 역시 외로움과 그리움이다. 한국에 있는 가족과 친구들을 보지 못한다는 게 힘들다.”
-해외취업의 오해와 진실이 있다면.
“해외취업이라고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걱정하는 부분이 언어일 것이다. 한국에서도 말을 잘해야 하는 직업이 있고 아닌 직업이 있다. 호주에서도 똑같다. 타일공으로 타일만 잘 붙이면 말을 할 필요가 없다. 간단한 장난에 대답할 수 있는 영어만 필요할 뿐이다. 본인이 하고자 하는 일이 요구하는 언어만 구사할 수 있으면 된다고 생각한다. 타일공이 3D 업종이라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곳은 항상 기술자가 부족하다보니 보수가 높고 대우가 좋다. 힘든 면도 있지만 한국처럼 이미지가 나쁘지는 않다.”
△주택 외벽을 타일링하고 있는 김주현 씨.
-해외취업을 희망하는 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본인이 손재주가 어느 정도 있고, 호주에서 살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 과감한 선택을 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한국에서는 육체노동을 천시하는 풍조가 있지만 호주는 그렇지 않다. 무조건 사무직을 고집하기 보다는 본인의 흥미에 맞는 일을 하는 것도 좋다고 본다. 워킹홀리데이 기간을 포함해서 지금까지 호주에 산지 4년 정도 되었다. 호주에서 지내는 것은 잊지 못할 추억이었기 때문에, 중간에 한국에 갔지만 다시 돌아왔고, 앞으로도 계속 살 생각이다. 워킹홀리데이 비자는 나이제한이 있으니 늦기 전에 꼭 한 번 사용해 보길 권한다.”
김완섭(30대)
싱가포르 주재 연구기관 근무
-자기소개를 해 달라.
“유학 생활 포함 해외 직장 생활 9년차 직장인이다. IT 분야 중 지리정보시스템(Geographic Information System, 이하 GIS) 분야에 종사하고 있다. 지도(맵) 데이터 기획 및 관리나 관련된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SK에서 T맵용 데이터를 기획 및 관리했고, 현재 싱가포르에 주재하고 있는 스위스 연구 기관에서 재난재해 관련된 GIS 개발을 담당하고 있다.”
-해외취업을 결심하게 된 계기는.
“해외 취업을 생각하게 된 계기는 워킹홀리데이였다. 20대의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다니던 첫 직장을 관두고 일본행을 택했다. 처음에는 어학 공부와 세상을 더 배우고 싶은 마음에 떠났는데 결국 5년을 일본에서 생활하게 됐다. 그 후 여러 직장을 거치다 네덜란드로 유학을 간 뒤에 싱가포르에서 일하게 됐다.”
△싱가포르 국제 연구소에서 팀 회의 중인 김완섭 씨.
-해외취업을 위해 어떤 준비를 했나.
“가장 중요한 건 언어, 그 다음 경력이다. 한국에서는 일본어 어학원 새벽반을 다녔고, 일본에서도 주 2회 정도 학원을 다녔다. 현재는 영어를 많이 쓰는데 한국에서 카투사를 나왔지만 힘든 부분이 많다. 싱가포르 생활 3년차임에도 어려움을 많이 느끼고 있다. 어떤 회사든 경력사원을 가장 선호한다. 한국에서 2년 정도의 경력을 쌓으면 어느 나라든 취업할 수 있는 기회가 넓어질 것이라 생각한다. 외국에서는 회사 이름이나 학교 이름을 잘 보지 않는다. 해외 취업이 목표라면 직무를 토대로 경력을 쌓는 것이 좋다. 이 경력에는 해외 유학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해외에서 일하면서 만족스러운 점, 힘든 점이 있다면.
“워라밸이다. 한국에서보다 일을 적게 하지만 돈은 더 받는다. 오전 9~10시 쯤 출근해서 오후 6~7시 사이에 퇴근한다. 상사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고, 경쟁도 심하지 않다. 세계 여러 나라에서 온 사람들과 일하는 것도 큰 장점이다. 현재 본인 팀에는 스위스, 중국, 그리스, 독일, 이탈리아 등에서 온 팀원들이 있다. 한국에서 직장 생활했을 때는 상상도 못했던 일이다. 힘든 점이라면 고국에 대한 그리움이다. 특히 싱글일 경우는 외로움이 큰 적이 된다. 또 직장 생활에서의 커뮤니케이션의 어려움도 있다. 언어와 문화가 달라서 업무 중 실수를 할 때가 있다. 특히, 일본의 경우는 개인주의가 강해 동료들과 친해지는 것이 매우 어려웠다.”
-해외취업의 오해와 진실이 있다면.
“해외 취업도 사실 나라마다, 회사에 따라 차이가 크다. 예를 들면 싱가포르 현지 회사와 글로벌 회사 간 급여와 문화의 차이가 많이 난다. 특히 한국 청년들이 많이 오는 서비스·호텔 분야는, 쉽게 접근할 수 있지만 업무환경이 안 좋다. 한 달에 2~3천달러(150~250만원) 정도의 월급을 받지만 싱가포르에선 방 하나를 빌리려면 80만원에서 130만원이 든다. 일자리 알선 업체를 통해 오는 경우도 많으나, 청년들을 착취하는 사례가 많이 있다. 고생만 하다 한국으로 돌아가는 사람을 많이 봤다. 상세한 계획을 짜고 해외취업에 접근하는 것이 좋다.”
-해외취업을 희망하는 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기회가 있으면 해외로 나가라고 권하고 싶다.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 언어만 된다면 한국보다 더 많은 것을 경험할 수 있고, 전 세계에서 온 사람들과 함께 일할 수 있다. 중요한 점은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기회라는 것이다. 한국에서 의사를 하는 친구가 있는데 나를 부러워한다. 자녀 양육하는데 싱가포르가 훨씬 좋다고 보는데, 의사로서 싱가포르에 올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본인에게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지 알고 잘 생각해보기 바란다.”
익명(27)
2017년 7월 일본 IT기업 입사
2017년 2월 국내 컴퓨터공학과 졸업
-자기소개를 해 달라.
“일본 도쿄에서 시스템 엔지니어로 근무하고 있다. 2017년 2월 한국에서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하고, 7월부터 일본에서 근무하기 시작했다. 웹 또는 애플리케이션 홈페이지를 제작 하고 있다.”
-해외취업을 결심하게 된 계기는.
“대학 때부터 일본 IT회사에 취업하고 싶어 교수님과 선배들에게 자문을 구한 뒤 해외취업에 도전하기로 결심했다. 그동안 공부했던 일본어 실력을 발휘하고 싶기도 했다.(웃음)”
-해외취업을 위해 어떤 준비를 했나.
“4학년 1학기에 이미 졸업에 필요한 모든 학점을 들었다. 2학기 땐 K-move를 통해 일본 취업을 위한 연수를 8개월 간 받기도 했다. 일본어는 어릴 때부터 공부했고, 전공은 프로그래밍이었기에 포토폴리오나 이력서는 문제없었다. 연수원에서 제휴 맺은 회사와 면접을 연결시켜주거나 코트라 및 에이전트를 통해 면접을 봤다.”
-해외에서 일하면서 가장 만족스러운 점과 반면 힘든 점이 있다면.
“가장 만족스러운 점은 한국에서 일하는 것보다 개인적인 시간이 많다는 점이다. 자기가 맡은 일이 끝나면 상사 눈치를 볼 필요 없이 퇴근해도 된다. 그리고 휴가도 자유롭게 쓸 수 있다. 힘든 점이라면 문화 차이다. 일본 특성상 남에게 피해 주기를 싫어하고 자기 일에만 신경 쓰는 분위기다. 회사 회식이나 모임은 거의 없다. 다들 개인적인 시간을 보내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당일에 친구들에게 연락해 만날 수 있는 분위기지만 일본에서는 적어도 일주일 전에 약속을 잡아야 한다. 정이 없다고 느낄 수도 있다.”
-해외취업에 대한 오해와 진실이 있다면.
“일본에서 일하면 편하게 돈을 많이 벌겠다는 말을 듣는다. 하지만 한국에서처럼 나쁜 기업은 어느 곳이든 존재한다. 급여는 한국과 비슷한 편이다. 한 달에 300만원을 벌면 50만 원 이상을 세금으로 내고, 도쿄의 경우 최소 60~90만 원의 월세가 나간다. 수입 면에선 한국이 더 나을 수도 있다.”
-해외 취업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나.
“막연하게 돈을 많이 벌고 싶다거나 한국이 싫어 탈출하고 싶은 생각이라면 반대한다. 하지만 해외에서 배우고 싶은 게 있거나 그 나라의 문화를 좋아하고, 자신과 잘 맞는다면 해외 취업도 괜찮을 듯싶다.”
khm@hankyung.com<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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