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KL기업지원센터 입주기업 릴레이 인터뷰] 세상 구석구석 비디오로 여행하다. 김지환 앨리스원더랩 대표

입력 2018-04-09 15:15

[CKL기업지원센터 입주기업 릴레이 인터뷰]



[캠퍼스 잡앤조이=김예나 기자] 요즘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과 같은 SNS 채널에서는 사진보다 움직이는 ‘움짤’이나, 영상을 더욱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인터넷의 속도가 빨라지면서 지금의 젊은 청년들은 사진보다 영상이 더 익숙한 ‘Video Generation’으로 거듭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길을 찾을 때면 아직도 평면도 형태의 지도 위를 헤맨다. 달라진 것이 있다면 종이 지도가 핸드폰에서 구현 됐다는 것 뿐. ‘앨리스원더랩’의 김지환 대표는 지도에 나오지 않는 세상의 모든 길을 동영상으로 담아내고자 한다. ‘변화하는 동영상 지도’를 통해 이상한나라를 만들고 있는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앨리스원더랩에 대한 소개를 부탁한다.





“우리는 ‘동영상’ 기반의 지도 서비스인 ‘앨리스 맵’을 개발하고 있다. 아시다시피 이미 구글이나 네이버, 다음 등에서 다양한 ‘로드뷰 맵’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사진을 통해 지도를 구현하는 기존 서비스와는 다르게 유저들이 제공하는 동영상을 통해 ‘움직이는 지도’를 만들고 있다. 각 분야의 기술 경험을 가진 4명의 공동 창업자들이 모여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처럼 사용자 경험에 혁신을 줄 수 있는 전 세계 동영상 지도를 만들고자 하는 3년차 스타트업이다.”

-창업 계기는 무엇인가.





“창업자 4명 모두가 대기업 출신이다. 나는 그 중 아이디어가 많은 LG전자 연구원이었다. 구상하는 대다수의 아이디어는 디자인이나 기획단계에서 그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실제로 제품화 하거나 서비스를 구현하고 싶은 꿈이 있었다. 회사를 나와 처음 창업을 마음먹었을 때 아이디어만 있을 뿐 구체적인 사업 아이템은 없었지만, 좋은 기회에 스타트업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1년간의 사업 구상 끝에 동영상 지도 서비스인 앨리스 맵 개발을 목표로 하게 됐다.”



-동영상 지도 서비스 ‘앨리스 맵’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부탁한다.





“간단히 말하자면 앨리스 맵은 ‘사용자 참여형 영상 지도 서비스’다. 세계의 지도를 평면적인 형태가 아닌 유저들의 크라우드 소싱을 통해 영상을 수집해 동영상 지도를 만드는 서비스다. 최근에는 휴대폰뿐만 아니라 GoPro같은 액션캠 등 다양한 비디오 촬영 장비에서 GPS나 Geo tagging(사용자 위치정보) 정보를 지원하고 있다. 이렇게 위치 정보를 포함한 비디오를 촬영하는 유저들은 늘어나고 있는 반면, 이 정보를 연동시켜 유통할 만한 동영상 채널은 없다는 점에서 착안했다.

가장 큰 채널인 유튜브의 경우, 위치 정보 없이 비디오만 업로드 해야 하거나, 이동 위치정보를 작은 그래프로 보여주는 정도에 그치고 있다. 우리는 위치 정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실제 유저가 이동하며 촬영한 1인칭 영상을 지도상에서 재생할 수 있는 형태의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유튜브의 Geo tagging 버전이라고 말하면 이해하기 쉬울 것 같다. 우리는 이런 영상 데이터를 지도 위에 매칭해 동영상 지도를 구축한다.”

-유저를 통해 동영상을 수집한다면, 유저 참여 확산이 필수적일텐데.





“현재 콘텐츠를 업로드 해주시는 대부분의 맵퍼(Mapper)가 여행가들과 익스트림 활동을 하시는 분들이다. 보통 라이프로깅을 비디오로 하고 계시던 분들이 중심이다. 추후 위치정보 장비의 확산으로 콘텐츠를 생산해주는 분들이 자연스럽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는 되지만, 더 많은 유저 참여를 위해 다른 커뮤니티 플랫폼과의 연동을 고려하고 있다. 예를 들면 ‘구글맵’ 서비스에 대항할 수 있는 전 세계 유저들이 제작하는 지도 플랫폼이자 커뮤니티 서비스인 ‘오픈 스트리트 맵’과 같은 대형 커뮤니티와 지속적으로 컨택함으로써 기존의 유저들을 유입시킬 계획이다.”

-앨리스 맵의 수익 구조는.





“단기적인 수익 모델로는 동영상 지도를 통한 가상 여행 콘텐츠 제작이 있다. 지난해 서울시와 함께 5개 지역의 골목길에 대한 가상 여행 콘텐츠를 제작했고, 국내 여러 여행사에서 해당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콘텐츠 제작의 경우 장기적인 수익 모델이 될 수 없기 때문에 궁극적으로 기업에 영상 지도 정보를 판매하는 API 비즈니스를 통해 수익을 확대 하고자 한다. 예를 들어 최근 로봇이나 인공지능의 자율 주행을 위한 학습 데이터로 영상 지도 자료가 판매되고 있는 사례가 있다. 인공지능은 다양한 환경과 상황에 대한 학습이 필수적인데, 앨리스 맵의 유저들이 제공하는 밤과 낮, 다양한 날씨의 길거리 영상이 자율 주행을 위한 학습에 효과적인 자료가 될 수 있기 때문에 B2B 비즈니스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



-서비스를 개발하면서 힘들었던 점은 무엇인가.





“사용자들이 ‘왜 검색기능은 없는가’, ‘왜 이런저런 기능은 추가 하지 않는가’ 등 많은 피드백을 주신다. 사실 우리가 구글과 같은 대기업이 아닌, 5명으로 이뤄진 작은 규모의 스타트업이니 모든 기능에 대한 개발과 운영을 하는 것에는 무리가 있다. 또 우리는 지도의 모든 부분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이 아니라 동영상이라는 지리정보 한 레이어를 구축하는 것이기 때문에 서비스가 완벽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서비스가 점점 더 고도화 되면 여러 재미난 기능들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우리 팀원들 모두 먼 미래를 꿈꾸기 보다는, 디자이너 혹은 개발자로서 해보고 싶은 모든 것을 이 서비스에서 시도하고자 노력하고 있고, 또 그것이 힘든 점을 이겨내는 원동력인 것 같다.”

-앨리스원더랩이 꿈꾸는 목표는.





“먼 미래에 우리가 성공적인 동영상 지도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고 가정한다면, 구글과 같은 글로벌 기업에서 우리 서비스를 인수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생각한다. 아시다시피 전 세계의 동영상 맵 데이터 수집의 규모라면 국내 대기업도 감당할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다.

좀 더 가까운 목표가 있다면 우리가 타겟팅하고 있는 동남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더 많은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이다. 동남아시아는 아직 도시계획이 잘 돼있지 않고 골목길이 많아 기존 스트리트 뷰도 모두 커버하지 못한 부분이 많다. 반면에 도보로 여행하시는 분들이 많아 데이터를 서비스하고 수집하기에 가장 적합한 지역이다. 동남아시아의 동영상 지도 데이터를 충분히 모을 수 있다면 구글과 같은 글로벌 기업에 인수되는 것도 꿈과 같은 이야기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인터뷰를 마치며

콜럼버스는 ‘어디까지 가야할지 모를 때만큼 가장 멀리 도달할 때는 없다‘라고 말했다. 인터뷰를 하며 앨리스원더랩의 사람들은 ’어디까지 가야할지 모르는 작은 배의 선원들‘ 같다고 느껴졌다. 개발을 시작했지만 이 플랫폼이 최종적으로 어디에 도달할지 모르는 것처럼 말이다. 그만큼 그들이 진행 중인 이 프로젝트는 우리의 생활에 영향을 줄만큼 어마어마한 무언가가 될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스타트업이 매력적인 이유는 대기업이 쉽게 갈수 없는 길을 과감히 ‘선도’해 볼 수 있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얼마나 걸릴지, 어떻게 도착할지 모르겠지만, 확실히 앨리스원더랩이라는 작은 배는 ‘세상을 동영상으로 그려내고 싶은’ 신대륙을 향해 정확한 방향으로, 거침없이 나아가고 있다.

ye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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