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KL기업지원센터 입주기업 릴레이 인터뷰]
[캠퍼스 잡앤조이=김예나 기자] 많은 스타트업들은 저마다 혁신적인 기술을 가지고 세상을 바꾸고 싶어 한다. 하지만 실제로 기술이 시장에 적용되기란 쉽지 않다. 새로운 기술을 위한 기존의 장비 교체 비용이 너무 크거나, 이전 기술에 익숙한 소비자들이 변화를 거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새로운 기술혁신과 현실적인 시장진입 간의 저울질은 모든 기업의 고민거리이기도 하다.
스타트업임에도 불구하고 음파 인증 기술 분야의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기존 시장과 기술 혁신 두 가지를 모두 이뤄낸 사례가 있다. 이미 국내 대기업으로부터 투자와 기술 계약을 이뤄내고 있는 스타트업 같지 않은 회사, 모비두의 이윤희 대표를 만나 그의 성공 비결을 들어봤다.
-모비두는 어떤회사인가.
“우리 회사의 키워드는 ‘연결’이다. 오늘날 우리는 모든 사물이 유·무선으로 연결돼 있는 ‘초 연결사회’에서 살고 있다. 이러한 연결에 있어서는 기술이 필요한데, 바로 바코드나 블루투스, NFC(근거리 무선통신) 등이다. 각 기술은 분명한 문제점이 있는데. 예를 들어 NFC는 연결을 위한 별도의 동글이나 리더기가, 바코드는 스캐너 장치가 별도로 필요해 비용적인 면에서 부담이 있다는 것이다. 또 아이폰의 경우 NFC기술을 호환하지 않아 범용성이 부족하다. 이처럼 기술에 따라 매번 새로운 기기가 필요하거나 호환이 되지 않는 것은 ‘연결’에 있어서 큰 걸림돌이다. 모비두는 소리가 나는 기기라면 원거리에서 접촉하지 않아도 인증 및 결제가 가능한 ‘스마트 사운드’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음파 결제 분야에 뛰어들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처음부터 음파를 이용한 결제기술을 목표로 사업을 시작하지는 않았다. 요즘 커피숍에 가면 종이가 아닌 모바일에 스탬프를 적립해주는 기술을 많이 볼 수 있다. 처음엔 음파를 이용해 적립이 가능한 기술을 구현, 시장진입을 시도했으나 막상 영업장의 가맹점을 확보하는 것부터 쉽지 않았다. 이러한 와중에 여러 기업의 요청으로 스탬프 인증 기술을 기존 포스 단말기에 적용시켜 결제까지 가능하도록 개발하게 됐다. 마침 신기술이 필요했던 롯데의 지원을 받아 세계최초의 음파를 이용한 기술, 지금의 ‘스마트 사운드’를 상용화 할 수 있게 됐다.
-‘스마트 사운드’가 기존과 다른 특징은 무엇인가.
“스마트 사운드를 쉽게 표현하면 소리 안에 정보를 담아 전송하는 기술이라 할 수 있다. 이 기술의 가장 큰 특징은 범용성이다. TV, 포스기, 노트북, 키오스크, 핸드폰 등 우리 주변의 모든 기기는 스피커가 달려있고 스마트 사운드는 별도의 하드웨어 없이 이 모든 기기가 인증 및 결제가 가능하도록 기술을 적용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스피커가 있는 모든 기기간의 결제 및 인증 정보 교환이 가능한 기술이라는 말이다.
두 번째 특징은 사용 편리성이다. 앞서 말했듯이 바코드는 촬영을 해야 하고, NFC 기술은 설정을 작동시켜야만 결제가 가능한데, 스마트 사운드 기술은 마이크를 통한 소리 인식만 가능하면 멀리서도 결제가 이뤄진다. 휴대폰이 IOS 혹은 안드로이드, 그 어떤 것을 사용하더라도 호환이 가능한 점도 특징이다.”
-소리를 통한 정보교환이 가능한 기술이라면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이 기대되는데.
“마트나 편의점에서 결제 시스템이 점점 무인화가 되어감에 따라 원격 결제 키오스크를 개발할 예정이고, 대학교에서는 강의실 안의 스피커를 통해 출석 체크가 가능한 ‘출입 인증 시스템’을 적용 하고 있다. 나아가 IOT(사물 인터넷) 기술영역에 적용시켜 모든 사물을 소리로 연결시킬 예정이다. 예를 들어 핸드폰을 통해 모든 가전기기의 작동이 가능함은 물론 가전제품에서 나오는 음파를 통해 에어컨의 필터 정보나 기기에서 고장 난 부분을 알려주는 것도 가능하다. 이 부분은 현재 삼성전자와 시범사업을 진행 중이다.“
-현재 진행 중이거나 향후 예정된 프로젝트는.
“가장 큰 프로젝트는 롯데그룹과 진행 중인 ‘L pay 결제 인프라 확산’이다. 현재 롯데 슈퍼, 백화점, 마트, 세븐 일레븐에서 이미 기술이 도입돼 ‘스마트 사운드’ 결제가 가능하고, 롯데 시네마, 하이마트 등으로 가맹점을 확산 중이다. 두 번째로 Phone to phone 송금 및 인증이 가능한 기술을 국내 기업과 이야기 중이다, 특히 4월 중에는 김해시와 진행 중인 ‘김해 사랑 페이’ 서비스가 출시될 예정이다. 김해 지역에서만 사용 가능한 모바일 기반의 상품권 서비스로 기존에는 스마트 사운드 기술만 제공하는 레퍼런스들과 달리 현장 중심의 결제 서비스 전반을 디자인 하고 있다.“
-‘스마트 사운드’를 통한 결제에서 보안에 대한 염려는 없나.
“음파를 통해 전달되는 개인 정보나 민감한 결제 정보에 대한 보안에 우려하는 분들이 있다. 하지만 스마트 사운드는 글로벌 회사들이 보안을 위해 사용 중인 ‘토큰화 기술’을 적용하여 보안에 문제가 없다. 즉 중요한 정보는 클라우드 서버에 저장돼 있고, 단순히 결제를 위해 생성된 무의미한 ‘토큰 정보’만이 음파를 통해 교환되기 때문에 이를 탈취 하거나 녹음을 해도 아무 의미가 없을 뿐만 아니라 한 번 사용된 음파는 재사용되지 않는다.“
-여러 기업들로부터 투자를 받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수익 현황은 어떤가.
“모든 스타트업이 그렇듯이 아직까지 버는 돈보다 개발을 위한 지출이 많다. 투자 받은 것은 지난해 상용화 버전의 기술 개발에 대한 ‘인정’이라고 생각한다. 지금은 이 스마트 사운드 기술을 좀 더 사업화 하고 Scale Up해 금전적으로도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하는 단계이고, 단기적으로는 내년까지는 손익분기를 달성하는 것이 목표다.“
-글로벌 진출에 대한 계획과 예상되는 어려움은 무엇인가.
“우리는 특히 동남아시아 시장을 타겟팅하고 있다. 현재 동남아시아는 그 정보화 발전 단계에서 우리나라와 달리 컴퓨터 대중화를 넘어 모바일 사용 단계로 진입했다. 또 결제 시장 또한 현금사용에서 카드를 건너뛰고 모바일 결제 단계로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동남아시아의 각 정부는 Wechatpay 나 Alipay와 같은 해외 사업자가 국내 결제 시장을 잠식하는 것을 우려해 자체적인 결제 시스템 구축을 위한 인증 기술을 찾고 있다. 스마트 사운드 기술이 결제 기술의 좋은 답이 될 수 있다. 이러한 배경으로 현재 인도네시아 및 인도 쪽 클라이언트와 접촉 중이다.
글로벌 진출에 있어 규제나 법에 의한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 예상하지만 오히려 국내가 더 심한 편이다. 국내는 규제가 많아 새로운 모델의 사업을 함에 있어 가능한지 검토하는 비용이나 시간조차도 부담스러울 때가 있다. 이에 반해 해외를 진출함에 있어 규제가 걸림돌이 된 적은 아직 없다.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이는 것에 있어서는 해외 기업이나 정부가 더 적극적이라 진출이 훨씬 자유롭다.”
인터뷰를 마치며
요즘은 ‘세계 최초’를 외치는 회사나 제품들이 넘쳐난다. 정작 자세히 보면 별 것도 아닌 것이 괜히 부풀려져 ‘세계최초’의 의미를 퇴색시키는 경우도 많다. 모비두 역시 ‘세계최초 음파 결제 기술’이란 타이틀을 가지고 있지만, 그 의미는 남다르다. 최초의 기술이지만 최고의 기술이 될 수 있을만한 미래 혁신성과 시장의 현실성을 두루 갖추었기 때문이다.
이윤희 대표는 모비두의 모토가 ‘Be the First’라 한다. 과연 그가 말하는 First가 단순히 시장의 최초를 의미하게 될 것인지, 수많은 기업 중에 First가 되는 것을 의미하게 될지 우리는 모비두의 미래를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ye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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