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내 취업 프로그램 활용 도움 돼
[캠퍼스 잡앤조이=이진이 기자] 지난해 하반기 공채에서 국내 항공사 캐빈승무원에 합격한 이수지(가명·24) 씨. 단기간에 합격의 기쁨을 누릴 수 있었던 것은 높은 학점이나 화려한 스펙 덕분이 아니라 자신의 강점을 잘 드러냈기 때문이다.
출생년도 1994년생
학력 숙명여대 문과대학(2018년 8월 졸업 예정)
어학 HSKK 고급, HSK 6급, OPIc AL
학점 3.1/4.5 만점
중국어를 전공한 이 씨는 자신의 전공을 살릴 수 있는 일을 찾고 싶었다. 그는 상하이 유학시절 통·번역을 하면서 박람회나 유학원에서 외국인 친구들의 소통을 도왔다. 다양한 외국인 친구들을 만나는 게 좋아 자연스럽게 항공사 취업을 생각하게 됐다.
지난해 1월부터 승무원 취업을 준비할 수 있는교내 취업프로그램이 새롭게 마련돼,자소서 첨삭과 면접 코칭을 받는 등 본격적인 취업준비에 돌입했다. 주 1회, 한학기 내내 진행된 프로그램을 통해자소서 첨삭을 계속 받아왔기 때문에 서류전형은 큰 어려움 없이 준비할 수 있었다.
“하나의 에피소드 속에서 어떻게 대처하고 변화했는지에 집중해서 디테일하게 쓰는 것으로 한 문항을 채웠어요. 어떤 일을 하고, 어떤 경험을 했는지는 기본서류에 다 있기 때문에 단순한 경험 나열은 피했죠.”
면접은 세 차례에 걸쳐 치러졌다. 1차는 실무진면접, 2차는 임원면접, 3차는 CEO면접이 진행됐다. 대부분의 지원자들이 영어면접을 어려워했기 때문에 그 부분을 더욱 신경 써서 준비했다.
“녹음한 내용을 다시 들어보면서 연습했던 게 많은 도움이 됐어요. 재차 녹음하며같은 내용이라도 다른 방법으로 말하는 연습을 계속하면서 제 입에 맞는 표현을 찾으려고 노력했어요.”
1차 면접에서는 지원자의 태도나 표정, 말투가 얼마나 캐빈승무원에 어울리는지 판단하는 면접으로, 2명의 면접관과 10명의 지원자가 다대다면접을 진행했다. 2차 면접에서는 기본소양이나 마인드 등 인성을 평가하는 면접이었다.
“2차 면접에서‘고객으로부터 규정에 벗어나는 서비스를 요구받았을 때 어떻게 대응할 거냐’는 질문을 받았어요. 규정에 어긋나는 부분은 서비스를 해드릴 수 없지만, 최대한 해드릴 수 있는 선에서 해드리겠다고 답했어요. 면접관 한분이 고개를 끄덕였고, 그 순간 잘한 대답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취업 준비를 할 때 지원한 회사의 홈페이지를 수시로 확인했다는 이 씨. 그는 회사가 규정을 준수하는 회사라고 판단했고, 실제로 면접 자리에서 회사의 규정과 관련된 질문을 받았을 때 당황하지 않고 얘기할 수 있었다고.
긴장된 마음으로 참석한 3차 면접은 오히려 1차 면접보다 수월했다. 이미 기본소양과 태도 등을 1, 2차 면접에서 확인했기 때문에 3차 면접에서는 긴장을 푼 상태에서 지원자의 본모습을 볼 수 있는 기본적인 질문들을 많이 받았다. 이때 풀어진 모습을 보여주는 건 금물이라는 것이 그의 조언.
특히, 그는 승무원을 준비하는 이들이 많이 활동하는 커뮤니티 등을 보고 천편일률적인 대답을 준비하는 것은 피하라고 권했다. 오히려 지원하는 회사의 홈페이지를 자주 들어가 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승무원을 준비하는 친구들에게 비싼 개인과외를받을 필요가 없다고 얘기해주고 싶어요. 입사자 중에는 그런 코칭을 받은 분들이 거의 없고, 사실상 회사 이름을 걸고 코칭을 하는 게 규정상 불가해요.” 이 씨는 오히려 자신만의 강점을 어필하는 게 좋은 인상을 남길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동안 영어와 중국어를 공부해왔고, 독일인 친구들이 있어서 독일어도 조금 할 수 있어요. 제 강점은 외국어라고 생각했고, 외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한다는 것보다 끊임없이 노력한다는 점을 어필했어요.”
입사 동기들 중에는 보건과를 나와 심폐소생술 자격증을 취득했거나, 바텐더 자격증이 있는 이도 있었다. 화려한 스펙이 아니더라도 독특하게 자신만의 것을 준비한다면 충분히 강점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저는 학점도 낮고, 해본 일이라곤 교내 취업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것과 어학 성적이 전부입니다. 그런데도 어려움 없이 취업할 수 있었던 이유는 그 안에서 제가 할 수 있는 것을 최대한 활용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막연히 취업이 어렵다는 생각으로 너무 많은 것을 하려는 취준생들에게 얼마나 많은 것을 하느냐보다 나만의 경험을 만드는 일이 중요하다고 얘기하고 싶다고.
zinyso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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