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예술가들 취업시즌 고민…아르바이트, 프리랜서로 전전긍긍
-예술가-비즈니스팀 만났다…미술가들 예술품, 팔리는 상품으로 만든다
-기획-크라우드펀딩-판매창구 연결, 새로운 사업으로 ‘수익창출’
△뉴 앤트의 양유정 리더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김수경(왼쪽),김진하(오른쪽)씨
[캠퍼스 잡앤조이=김인희 기자] 취업난은 인문계열 졸업생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예술계열 졸업생들의 취업 고민도 갈수록 깊어진다. 학교를 졸업한 상당수 예술분야 전공자들이 고정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채 아르바이트와 프리랜서로 전전하는 것이 현실이다.
건국대 인액터스 소속 ‘뉴 앤트(Art Network Town)팀’이 이러한 신진 예술가들의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나섰다. 팀 구성원들은 미술을 전공하는 주변 지인을 통해 예술가들의 고민을 가까이서 지켜봤다.
팀의 리더인 양유정 씨는 “미술전공자들이 학교에서 학점을 잘 받거나 취업활동을 위한공모전에 시간을 쏟다보니 자신이 하고 싶은 작품 활동을 하지 못하는 실정”이라며 “시각디자인을 공부하는 친언니를 보면서 이 같은 상황이 심각한 문제임을 느꼈다”고 말했다.
팀원 백지연 씨도 가장 친한 친구들이 미술계열을 전공하고 있다. 각자가 하고 싶은 예술작업을 하지 못하는 현실에 힘들어하는 것을 지켜봤다.뉴 앤트는 신진 예술가들이 그들의 재능을 활용해 상품을 개발하고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젝트를 계획했다.
우선 예술가들이 온라인 사이트 아트허브 등 콘텐츠 전문 플랫폼에서 작품 활동 정보를 활발하게 교류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양씨는 “콘텐츠 전문 플랫폼에 우리의 프로젝트를 알렸고 예술가들이 적극적으로 호응했다”며 “아이템을 가지고 사업화를 희망하거나 판매·유통 등을 원하는 예술가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대학생이 기획한 미술가 지원 프로젝트…사업화 과정 속, 펀딩 통해 자금마련
전체 프로젝트 과정은 상품 기획, 펀딩, 제작, 유통 등의 단계로 이루어진다. 최근까지 총 6명의 신진예술가들이 선정됐고, 그 가운데 3명은 이미 사업을 완료한 상태다.
프로젝트에 참가한 휴학생 김수경(세종대 2) 씨는 만화애니메이션을 전공했다. 그는 동화작가가 되기 위해 개인 포트폴리오를 쌓고 싶었다. 그러나 현실은 미술학원 보조강사 또는 아르바이트를 통해 경험하는 것이 전부였다.그는 학과 단톡방에서 뉴 앤트의 미술가 모집공고를 접했다. 사업 프로젝트를 통해 미술가를 지원해준다는 내용이었다.
김 씨는 “뉴 앤트의 프로젝트를 통해 직접 작가활동을 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며 “아이템 기획을 위한 첫 미팅에서 동화책을 제작하기로 결정 했고, 자금 마련을 위해 ‘선인장 손그림 프로젝트’를 진행해 소비자의 니즈를 파악했다”고 말했다.
■ 뉴 앤트 프로젝트 과정
미술가 모집> 아이디어 논의> 계약서 작성> 관련 정보 조사 및 제공
>아이디어 실현 및 판매전략 수립> 마케팅 전략 수립
>프로젝트 평가 및 정산> 프로젝트 종료
<p >뉴 앤트는 김수경 씨가 선인장을 주로 그린 다는 특징에 착안했고, ‘선인장을 그리는 작가 수경’을 알리기 위해 전략을 세웠다. 그 다음 주변 지인들에게 선물할 수 있는 선인장 손그림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동화책을 제작하는데 쓰일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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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주요 타깃은 가족 또는 커플 고객이다. 손그림 작품은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기업인 ‘와디즈’에 게시됐다.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에 게시한 지 1주일도 채 되지 않아 제한된 수량이 다 팔렸고 약 170만원의 수익이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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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프로젝트를 마친 김씨는 “뉴 앤트 구성원들이 판매와 유통을 담당했기 때문에 작품에만 열중해 직접 그림을 그리고 스토리텔링 하는데 집중 했다”며 “마감기한을 갖고 작업이 체계적으로 진행돼 믿음이 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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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뉴 앤트는 소비자들에게 반응이 좋았던 선인장 캐릭터를 특화시켜 동화책을 제작했다. 이번 달 안에 동화책을 텀블벅(창작자를 위한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에 올려 크라우드 펀딩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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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한편 건국대 텍스타일 디자인을 전공한 김진하(26) 씨도 진로를 고민하던 중 뉴 앤트를 알게 됐다. 그는 프로젝트 대상으로 선발돼 최근에 작업을 위한 첫 미팅을 가졌다.김진하 씨는 “미술가들의 작품을 상품으로 제작·유통하는 프로세스가 제대로 갖춰졌다는 점을 알고 나니 믿음이 갔다”며 “텍스타일 전공을 살려 액세서리, 가방제품을 만들어 판매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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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그는 뉴 앤트의 프로젝트를 통해 동화 같은 스타일, 수채화, 크레파스로 디자인한 패턴 상품을 만들 계획이다. 또 국내 고객뿐만 아니라 해외 시장도 공략할 계획이다.
예술가들 작품 상품화 과정, 아직은 시작단계…‘대중성’과 ‘작품성’ 사이 고민
△뉴 앤트 활동 모습
김수경 씨의 동화책 프로젝트를 담당했던 양 씨는 초상화, 동화책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소비자들이 좋아하면서 예술가들 아이디어를 해치지 않는 ‘접점’을 찾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양 씨는 “초기에 세운 목표는 팀 프로젝트를 통해 발생한 수익을 예술가의 다음 프로젝트 자금으로 충당하는 것이고 현재 목표를 달성한 상태”라며 “앞으로 참여자의 범위가 확대되면 신진예술가들의 생활비, 월급, 연봉 수준까지 수익이 창출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최종 목표이다”고 말했다.
팀원 남윤선 씨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가장 어려운 점은 예술가와 대중 사이 거리를 좁히는 과정이라고 했다. 예술가의 작품을 상품화하는 과정에서 예술가들의 작품 의도가 왜곡될 수 있기 때문이다.
남 씨는 “예술가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면서 상품으로 만들지만 대중들에게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개선책이 필요할 때가 있다”며 “예술가들의 의견과 차이가 생길 때 예술가들의 작품 활동을 장려한다는 뉴 앤트의 취지에 부합되지 않는 것은 아닌지 고민이 되는데 앞으로 예술가들과 함께 고민하면서 개선해 나가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팀원 송우진 씨는 뉴 앤트의 프로젝트가 단순 대학생들의 대외활동, 스펙 쌓기로 보여 지는 것이 아쉽다고 했다.그는 “뉴앤트는 미술가들이 작품 활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이고 진지하게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앞으로 프로젝트의 부족한 부분을 개선해 더 많은 신진미술가들을 도울 계획이고, 다양한 장르의 미술가들의 협업으로 시너지효과를 내고 싶다”고 말했다.
kih083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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