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대 트렌드] "4차 산업혁명 시대, 글로벌 인재 키우는 경영대학"

입력 2017-12-05 13:27
수정 2017-12-05 13:46

중앙대·KAIST 등 소프트웨어·비즈니스 애널리틱스 커리큘럼 적극 도입







중앙대 경영대학 서용원 경영학부장이 11월30일 올해 2학기부터 개설된 '빅데이터와 경영'과목의 강의를 하고 있다.

사진=중앙대 제공

[한경비즈니스=차완용 기자]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세상은 변하지 않는 곳을 찾아볼 수 없을 만큼 빠르게 달라지고 있다.

이 변화의 파도에 올라타느냐 아니면 휩쓸리느냐에 따라 수많은 기업들이 성장하고 사라진다. 그렇다 보니 기업들은 생존과 성장을 위해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할 수 있는 인재 찾기에 분주하다. 이런 흐름은 국내 경영대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일부 경영대들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달라진 산업 환경에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는 실전 커리큘럼으로 무장하고 있다.

◆ 경영학으로 파고드는 빅데이터·AI·IoT

올해 경영대들의 커리큘럼 중 눈에 띄는 변화를 꼽으라면 단연 최첨단 기술과 경영을 아우르는 융합형 교육 도입이다.

최근 몇 년 사이 일부 국내 경영전문대학원(MBA)과 경영대학원의 교과과정으로 도입된 적은 있지만 학사 과정에서 본격적으로 등장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중앙대·카이스트·명지대·국민대 경영대 등이 적극 도입하고 있다.

커리큘럼의 완성도도 높다. 빅데이터 분석, 인공지능(AI)·사물인터넷(IoT) 등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첨단 정보통신기술(ICT) 관련 과정이 경영학 수업에 녹아들고 있다.

이 중 가장 적극적인 곳은 중앙대 경영대다. 중앙대 경영대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준비하며 소프트웨어·프로그래밍·빅데이터·비즈니스 애널리틱스 등 관련 커리큘럼을 강화했다. 전공별 특색에 맞춰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고 내년부터 관련 교과과정을 대폭 늘릴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올해 2학기부터 ‘경영경제 데이터 관리 및 분석’ 과목이 개설돼 6개 강의가 진행되고 있고 R(통계 및 데이터 분석을 위한 오픈 소스 프로그래밍)언어를 중심으로 한 경영 및 경제 자료의 분석 실습을 교육 중이다.

내년부터는 ‘경영경제 소프트웨어 프로그래밍’, ‘비즈니스 데이터관리’, ‘비즈니스 애널리틱스’ 등 신규 ICT 관련 과목이 개설된다.

경영경제 소프트웨어 프로그래밍 과목은 내년 1학기부터 총 6개 강의가 개설되며 파이선(Python) 언어를 통해 경영 빅데이터 분석 프로그래밍 실습으로 이뤄진다.

비즈니스데이터 관리 과목도 2018년 1학기에 개설될 예정이다. 경영 환경에서 발생하는 빅데이터의 관리 기법과 사례를 통해 활용 방법을 실습하게 된다. 아직 강의 수는 미정이다.

데이터 사이언스와 빅데이터 분석 기법의 기초를 학습하게 될 비즈니스 애널리틱스 강좌도 2018년 2학기부터 개설된다. 이 수업은 실제 경영에서 활용되고 있는 사례와 실제 경영 데이터에 적용하는 실습 위주의 교육으로 구성될 계획이다.

서용원 중앙대 경영학부장은 “4차 산업혁명이 가속화되고 있는 시점에 학생들의 경쟁력 강화와 사회적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소프트웨어·프로그래밍·빅데이터·비즈니스 애널리틱스에 관련된 과목을 적극적으로 확대해 나가고 있다”며 “이 커리큘럼을 통해 마케팅·회계·금융·경제·공급사슬관리·IT경영 등 다양한 응용 분야에서의 주요 의사결정과 경영전략 수립을 과학적·체계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해 낼 것”이라고 말했다.

카이스트 경영대도 빅데이터와 비즈니스 애널리틱스 관련 커리큘럼을 강화해 전공별 특색에 맞춘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카이스트는 이 교과과정을 통해 기업 경영 문제를 계량적으로 분석하는 데 필요한 프로그래밍과 빅데이터, 통계적 분석, 경영공학적 분석 이론을 학생들에게 가르치고 있다.

명지대와 국민대 경영대 역시 경영학 수업에 정보기술(IT) 교육을 융합,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 글로벌 경쟁력 키우는 국내 경영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발맞춘 이들 경영대의 융합형 교육 도입은 학생들의 취업에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4차 산업혁명으로 현존하는 직업의 47%가 사라진다는 영국 옥스퍼드대 보고서, 앞으로 5년 동안 선진국과 신흥국 15개국에서 일자리 710만 개가 사라지고 새로운 일자리 210만 개가 생긴다는 세계경제포럼(WEF, 일명 다보스포럼) 전망이 잇따르는 가운데 4차 산업의 전문성을 갖춘 경영 학도들의 경쟁력은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다.

최근 국내 경영대들의 글로벌 경쟁력 상승도 눈에 띈다. 각 경영대들이 ‘미래형 인재를 키운다’는 목표 아래 글로벌 교육을 강화한 결과다.

중앙대 경영대는 최근 세계적 경영 교육 프로그램 인증 기관인 국제경영대학발전협의회(AACSB)로부터 ‘경영학 교육 국제 인증’을 획득했다.

이에 따라 AACSB 인증을 획득한 국내 대학은 총 16곳(건국대·경북대·고려대·동국대·서강대·서울대·세종대·성균관대·솔브리지국제겨영대(한국)·연세대·이화여대·인하대·전남대·중앙대·카이스트·한양대)이 됐다.

AACSB 인증은 경영학 분야의 가장 권위 있고 대표적인 국제 인증으로 평가되고 있다.

△미션·비전·전략의 상호 일관성 및 체계적 추진 △학생·교원·행정직원에 대한 시스템 구축 △교원의 연구, 사회활동, 양적·질적 충분성 △과정별 학습 목표 설정과 구현 등 총 15가지 기준과 주요 필수 지표(전공과목 전임교원 강의 비율, 적격 교원 충족도 등)에 의거해 고등교육 기관의 경영학 분야에 대한 평가, 심사 및 인증을 수여하고 있다.

하버드·스탠퍼드·매사추세츠공과대(MIT) 등 전 세계적으로 5% 이내의 명문 경영대만이 AACSB 인증을 획득했다.

AACSB 인증은 경영학 교육에 대한 세계적 수준의 품질 보증이므로 학점 교류, 학술 교류, 복수 학위, 교수 및 학생 교환 프로그램 실시, 대학 간 협정 체결 등 인증을 받은 대학끼리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교류한다.

인증받은 해외 대학 유학이나 교환학생을 통해 이수한 학점은 100% 상호 인정받을 수 있다.

이 밖에 고려대와 연세대 경영대는 유럽경영대학협의회(EFMD)가 수여하는 EQUIS(EFMD Quality Improvement System) 인증도 획득했다.

대학이 추구하는 비전과 전략, 교육 환경, 커리큘럼의 질, 교수진, 교육 시설, 국제화 수준, 학생 자질 등 10개 항목을 엄격하게 평가하는 EQUIS 인증은 심사 기준이 매우 까다로워 전 세계 156개교만이 인증받았고 국내에는 고려대와 연세대만이 인증받았다.

cw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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