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틴잡앤조이 1618=문태영 인턴기자]2017년부터 첫 시행하는 특성화고 혁신사업인 ‘매직(매력적인 직업계고 육성)’ 사업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지난 3월에 열린 1단계 사업 공모에 100개교를 모집했으나 238개교가 신청해 높은 호응을 보였다.
이에 교육부는 6월 다시 50개교를 추가 선정했다. 1, 2차 공모를 통해 최종 선발된 전국 150개교에 3년간 총 600억 원을 투입한다. 교육부는 2016년부터 직업교육 비중확대를 목표로 하고 있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할 매직 사업이 무엇인지 알아보자.
직업 교육 비중 늘리기 위해 2016년부터 정책적 노력
매직 사업의 목표는 특성화고에 대한 인식개선이다. 교육부가 주목하는 것은 특성화고와 마이스터고가 위치한 지역주민들의 마음을 돌리는 것이다. 지난 2015년의 경우 직업계고 입학정원이 11만3000명이었으나 입학수요는 14만7000명으로 약 3만4000명의 초과 수요가 발생했다. 수요가 늘어나는데 반해 직업계고 입학정원은 2011년 12만9000명에서 2015년 11만3000명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지역 주민들이 특성화고와 마이스터고를 혐오시설로 생각하는 경향이 변하지 않기 때문에 교육부에서도 지속적으로 정원을 감축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산업계의 고졸 인력 수요에 비해 공급도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고용부가 발표한 중장기 인력수급전망에 따르면 한국의 직업계고 학생비율은 19%로 OECD 평균인 47%에 비해 낮게 나타나 기업이 원하는 고졸 수준 기술 인력 양성 인프라 자체가 부족한 실정이다.
또 학벌중심의 사회구조 등으로 인한 과도한 대학 진학 분위기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교육부 관계자에 따르면 지나친 대학진학률은 과잉학력과 늦은 입직으로 이어져 국가경쟁력 저하를 초래한다고 한다.
이러한 일련의 분위기에 교육부는 직업계고 입학정원을 줄이던 최근 몇 년간의 기조를 바꿔 입학정원을 현 수준으로 유지하는 한편 2022년까지 직업계고 학생 비중을 30% 수준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학령인구가 줄어들고 있기에 유지만 해도 직업계고 학생 비중이 늘어난다는 설명이다.
학령인구란 쉽게 말해 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을 말한다. 사전적으로는 의무교육을 받는 학령아동의 총 인구수라고 정의하나 우리나라의 교육환경을 고려해 통상적으로 초·중·고교와 대학에 재학 중인 만 6세부터 21세까지의 총인구수를 일컫는다.
2010년 기준 990만 명이었던 ‘학령인구’는 2017년 현재 810만 명으로 약 20% 가량 떨어졌다. 통계청이 작성한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학령인구는 2020년 740만 명, 2022년 700만 명으로 지속적으로 감소할 예정이다.
교육부 관계자에 따르면 “21세기 들어와 본격화된 저출산 시대에 태어난 학생들이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시기가 다가왔다.”며 “초등학교의 경우 2005년 이후 2015년까지 10년간 입학인원이 전국적으로 35%가 줄었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 부산, 대구 등 대도시에 사는 중학생들의 경우 40%가 감소했고 올해 진학한 고등학생들은 30% 가량 줄었다.”고 덧붙였다.
학령인구가 감소하면서 겪는 학교 선생님들의 고충도 크다. 일선 매직 담당 한 교사는 “학령인구가 급격히 감소하면서 입학하는 학생들의 수준이 몇 년 전과 많이 다르다.”며 “학생들이 급감하고 있는 상태에서 정원을 채우기 급급해 학습의지가 없는 학생들의 비중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매직사업을 통해 지원받은 금액을 통해 무기력했던 교내 분위기를 딛고 반전을 노릴 수 있다는 희망이 생겼다.”고 덧붙였다.
3단계에 거친 매직학교 선정, 열악한 환경에 불구하고 개선 의지가 높은 학교 우선 선정
매력적인 직업계교 육성 사업 대상 학교는 3단계 절차를 통해 선정된다. 1단계로 시도별 평가 대상 학교 수를 배정하고 2단계로 시도별 자체 평가를 거친 뒤 3단계 최종 평가를 통해 지원학교를 선정한다.
1단계 시도별 지원 학교 수는 직업계고 규모 및 비중확대 추진 계획 평가 결과 등을 고려해 배정한다.(약 1.3배수) 2단계로 교육청에서 시도에 배정된 학교 수를 고려해 자체 평가 기준에 따라 지원 학교를 1차 선정한다.
이때 입학생 모집 상 어려움이 있고 학업 중단·위기 및 기초학력이 부진 학생이 비율 높으며 취업희망자 특별전형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학교 중 전 교직원의 학교 개선에 대한 의지가 높은 학교를 우대한다. ‘취업희망자 특별전형’은 특성화고 졸업 후 취업을 희망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내신 성적보다 취업 의지를 중점적으로 반영해 신입생을 선발하는 전형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취업률 같은 기준은 거의 보지 않았다.”며 “입학 충원률이 낮거나 지역적으로 어려운 지역에 있는 학교들이 우선 선정됐다.”고 전했다. 선정평가 항목은 ▲사업목표 및 추진전략 ▲추진 필요성 ▲학교의 추진의지 ▲프로그램 구성의 적절성 ▲예산편성의 적정성 등 총 5가지였다. 3단계에서는 1차 선정된 학교를 대상으로 서면평가와 발표평가를 통해 최종적으로 선정결과를 발표한다.
교육부 관계자는 “매직 사업은 교육부에서 이전에 실시했던 다른 사업과는 달리 우수한 학교를 선정하는 것이 아니라 열악하고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학교를 선정하는 것”이라며 “동시에 사업계획서에 담긴 학교의 쇄신 의지와 성실성을 보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매직사업 6가지 지원 프로그램
매직사업은 6가지 지원 프로그램으로 구성된다. 교육부 관계자에 따르면 “학교가 변화하기 위해 부족한 부분들을 찾아 반영한 것”이라며 “각 학교가 혁신할 방향을 가리키는 비전 제시를 1번으로 했다. 기존 도제 사업 등 직무능력향상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던 것에서 벗어나 학교 공동체에서 느끼기에 소홀한 부분을 점검하기 위해 2번에서 5번 프로그램을 넣었고 직업계고의 핵심인 취업분야를 고려해서 6번을 넣었다.”고 설명했다.
신청 학교는 주변여건과 학교특성 등을 고려 후 1번부터 6번까지 지원내용 등을 선택·조합해 자체 사업계획을 수립한다. 필수 사업인 1번 사업을 제외한 2번부터 6번까지의 선택 사업 중에 1개 이상을 고른다. 최소 2개에서 최대 6개의 사업을 맡게 된다. 1번 프로그램은 ‘비전을 제시하는 학교’다. 지역 사회와 연계한 학교 특성에 맞는 교육 모델개발 및 학교운영 시스템 개선 등을 추진한다.
이를 통해 학생들의 꿈과 함께하는 직업계고 브랜드 구축 및 학교의 특성과 전통을 고려한 특색 있는 학교발전을 유도할 계획이다. ‘꿈 up! 자신감 jump! 성공취업을 향해 함께 가자!’, ‘꿈과 끼를 실현하는 매직 공간’, ‘To Leap to the Top' 등 1차 사업에 선정된 150개의 학교는 각기 다른 개성 있는 브랜드를 창작했다.
2번 프로그램은 ‘흥미롭게 경험하는 실전수업’이다. 문제해결 능력을 신장시킬 수 있는 학생 참여 중심의 프로젝트기반 수업 활성화를 지원한다. 프로젝트 유형별 수업모형을 운영하고 창의적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는 창작실이나 미디어 제작실 조성 등을 지원한다. 또한 소프트웨어 및 지식재산 교육과 기초학력 제고를 위한 학습공간을 마련하고 교과 교실제 운영비 등을 지원한다.
3번 프로그램은 ‘머물고 싶은 행복 공간’이다. 학교 이미지 개선을 위한 미화 활동과 편의 시설 개선을 포함한다. 또한 학업을 벗어나 즐거운 학교생활 여건조성을 위해 스포츠 클럽활동 및 예술 동아리 시설과 악기교육 등을 지원한다.
4번 프로그램은 ‘이웃과 함께하는 학교’다. 학교 공원조성 및 지역주민 대상 평생학습실 형태의 교실 구축 및 학교의 정체성과 연계된 프로그램 운영을 지원하고 지역축제 및 자원봉사 활동에 참여하도록 해 지역사회 친화적인 학교 조성을 촉진한다. 일례로 서울 단국공고는 주말에 주민들에게 학교에서 개발한 3D 프린터 등의 사용을 지원한다. 단국공고 매직담당 최종순 교사는 “이러한 접촉을 통해 주민들에게 특성화고에 실력 있는 선생님과 학생이 있다는 인식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5번 프로그램은 ‘인성·기초학력 향상 지원’이다. 직업계고 학생의 학습 수준 및 학습부진 요인 진단을 통한 맞춤형 학습 클리닉 운영 및 학생의 수준과 역량을 고려한 학생 중심의 교육 프로그램 개발·운영을 지원한다. 더불어 학교 공동체로서의 타인에 대한 존중, 소속감과 자존감을 심어줄 수 있는 학생-학생, 학생-교사 관계중심 교육활동 등을 활성화하는 내용을 담는다. 학생과 교사 간 운영하는 사제동행 프로그램, 예절교실과 학생-학생 간 스포츠클럽, 예술동아리 등이 있다.
6번 프로그램은 ‘성공적인 취업 지원’이다. 학생들의 취업 진로 개발 및 학생·학부모의 고졸 취업 인식을 제고하기 위해 우수 취업처를 발굴한다. 또 산업수요를 반영한 직업기초능력 향상 및 전문 기술력 신장을 위해 학교 교육과정을 편성·운영한다.
컨설팅과 연수를 통한 주기적인 점검, 일부에선 반발도 있어
매직 사업의 또 다른 특징 중 하나는 주기적인 컨설팅단의 방문점검과 연수를 지원하고 있다는 점이다. 종합 컨설팅 및 연수는 ▲학교경영 및 리더십 ▲직업기초능력 향상 교수학습 개선 ▲교원 취업역량 함양 ▲학과개편 추진 전략 ▲프로젝트 수업 등 교수·학습 및 평가 개선 ▲인성 활성화 방법 ▲NCS(국가직무능력표준) 기반 교육과정 편성·운영 ▲단위학교 NCS 기반 교육과정 적용 등 총 8가지 영역에 걸쳐 진행된다.
매직 사업 선정학교는 교육과정 전문가, 우수학교 교사, 전·현직 교장, 기업체 및 경제단체 관계자 등으로 구성된 컨설팅단의 주기적인 관리를 받는다. 전체 워크숍은 1년에 2번, 모니터링은 1번, 컨설팅 1번이 진행된다. 컨설팅 절차 전반에 대해 교육청 담당자도 참여해 관리하며 지원한다. 컨설팅은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총괄한다. 컨설팅단을 맡고 있는 장병갑 교사(전, 미림정보과학고 교장)는 “학교에 방문해서 진행하는 컨설팅은 학교의 전반을 둘러보며 제출한 사업계획서에 맞춰 열악한 부분을 중점으로 분석한다.”며 “타 학교의 축적된 모범 데이터를 제시하며 학교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지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전체 교원이 모두 참석할 수 있도록 학교와 사전에 시간 조율을 거친 후 연수를 진행하도록 권고한다.”며 “충남대에서 취업 분야를 맡고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인성분야를 맡는 등 세부적인 지원 방안이 준비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한 일선 학교의 반발도 있다. 일선 학교의 한 매직 담당 교사는 “컨설팅단을 중간에 투입해서 학교에서 계획한 환경개선사업을 학생들 휴게 공간 확장으로 변경할 것을 지시했다.”고 했다. 또 다른 매직 담당 교사는 “학교 연간계획들이 다 고정된 상태에서 모든 선생님들이 참여하는 필수 연수 일자를 맞추려고 토요일에 연수를 진행했다.”며 “올해 남은 기간에 4번이나 되는 연수일자를 무리하게 추진하려다보니 업무 담당자도 어렵고 받아들이는 선생님들도 힘들게 느껴진다.”고 전했다.
학교를 선택하는 기준, 실제로 취업률보다는 분위기와 입소문… 매직사업 등 지원 필요
취업률이 높은 학교들도 지역 주민들에게는 일반 직업계고라고 인식돼 인식개선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교육부 관계자는 “실제 특성화고 학생들을 움직이는 것은 입소문과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울 한 특성화고 관계자는 “취업을 하기 위해 진학한 경우도 있지만 성적이 안 돼 별 생각 없이 들어오는 학생들도 있기 때문”이라며 “매직 사업 등의 지원을 통해 취업을 목표로 온 학생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또 학업에 적응하기 힘든 학생들을 위한 별도의 학습과정을 만들어 모두 취업할 수 있도록 독려하는 분위기가 중요하다.”고 전했다.
실제로 대전공고의 경우 학업 성취도가 높은 학생들을 위한 프로그램과 적응도가 다소 낮은 학생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따로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mty0901@hankyung.com 사진=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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