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기업 취업하자"… 삼성 협력사 채용에 1만5000명 몰렸다

입력 2017-11-07 09:25
수정 2017-11-08 15:33

삼성 협력사 채용 한마당





전자계열 협력사 120곳 참가…249개 분야서 2000명 채용

대덕전자·동일기연 등에 북적 "열정과 전문성 갖춘 인재 원해"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삼성 전자계열 협력사 채용한마당’을 찾은 구직자들이 상담, 면접을 받기

위해 줄지어 서 있다. 반도체 호황으로 올해 채용인력이 크게 늘면서 반도체 관련 학과가 있는 지방대

학생들은버스를 대절해 단체로 이날 행사장을 찾았다.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캠퍼스 잡앤조이=공태윤 기자] 6일 오전 10시 서울 양재동 aT센터 1전시장. ‘2017 삼성 협력사 채용 한마당’ 행사가 열렸다. 깔끔한 정장을 차려입은 젊은이들의 줄이 전시장 밖으로 이어졌다. 이른 아침부터 지방에서 올라온 취업준비생도 많았다. 이날 한 협력업체 상담부스에서 기자와 만난 임미경 씨는 “충북대 전자전기학부에서 새벽 버스를 대절해 왔다”며 “삼성전자 협력사에 꼭 입사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람회장 양편 두 곳에 마련된 이력서 출력관에도 구직자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이공계 중심의 전자 계열 회사들의 채용행사였지만 여성 구직자도 눈에 많이 띄었다.

반도체 부품기업 ‘북적’

‘삼성 협력사 채용 한마당’은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SDS 등 삼성전자 계열사들이 자사의 중소 협력사와 전국 각지의 젊은 인재들을 연결해주기 위해 2012년부터 1년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열고 있는 행사다. 지난해까지는 삼성그룹의 모든 협력사가 참여했지만 올해는 전자계열 협력사 120개가 부스를 꾸렸다. 협력사들은 이번에 현장면접 등을 통해 249개 분야에서 총 2000여 명을 채용할 예정이다. 김현석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 대표는 이날 인사말을 통해 “오늘 행사에 참여한 협력사들은 각 분야에서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기업”이라며 “협력사의 지속 성장에 필수적인 우수인재 확보를 위해 이 자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날 구직자들의 관심은 단연 반도체 기업들에 쏠렸다. 삼성전자에 반도체 기판을 공급하는 대덕전자의 상담부스에는 온종일 구직자의 면접행렬이 이어졌다. 한양대 재료공학과를 올 2월 졸업했다는 박민지 씨는 “반도체 기업에 취업하고 싶어 ‘반도체 공정 장비 전문인력 양성 과정’도 수료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이현일 대덕전자 인사과장은 반도체 양성과정을 지원하게 된 계기와 반도체 기판업종의 미래 전망 등에 대해 물어본 뒤 “1차면접 대상자가 되면 개별연락을 하겠다”며 인터뷰를 마쳤다. 대덕전자는 △영업 △공정기술 △품질관리 등 분야에서 10여 명을 뽑을 계획이다.

반도체 부품회사 동일기연에도 많은 청년이 몰렸다. 박영배 동일기연 관리부문장은 구직자들에게 왜 동일기연에 지원했는지, 지원자 자신만의 특화된 기능이나 자격증을 갖고 있는지 등을 물었다. 박 부문장은 “많은 취업 준비생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과 같은 대기업을 여전히 선호하고 있어 우리 같은 중소기업은 우수인재 유치가 어렵다”며 “이 때문에 스펙보다 중소기업에서 오랫동안 함께 일할 사람인지를 집중적으로 살펴보고 있다”고 전했다.

반도체 부품기업인 SKC솔믹스의 김장원 인사팀장도“지원 직무와 전공이 맞다면 열정과 패기가 있는 인재들을 뽑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반도체 장비·영업분야에서 1~2명, 생산기술분야에서 15~17명을 뽑을 예정이다. 이 밖에 웨이퍼 제조 장비 업체인 램리서치코리아는 50~60명을, 도쿄일렉트론코리아는 반도체 장비 유지보수 엔지니어 신입사원 30명을 뽑을 계획이다.





직무와 전공이 맞다면 열정과 패기가 있는 인재들을 뽑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반도체 장비·영업분야에서 1~2명, 생산기술분야에서 15~17명을 뽑을 예정이다. 이 밖에 웨이퍼 제조 장비 업체인 램리서치코리아는 50~60명을, 도쿄일렉트론코리아는 반도체 장비 유지보수 엔지니어 신입사원 30명을 뽑을 계획이다.

TV·휴대폰 업체도 현장면접

반도체 부품 이외 TV·휴대폰 업체들도 박람회를 찾았다. 삼성전자에 휴대폰 이어폰과 충전케이블을 공급하는 크레신은 제조기술·기구설계 분야의 신입사원을 뽑고 있다. 정해열 크레신 인사팀 이사는 “신입사원은 대학 전공이 모집분야와 일치하는지, 지원을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를 주로 평가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에도 진출해 있어 이공계 출신이 제2 외국어를 할 줄 안다면 금상첨화라고 덧붙였다. 크레신은 반나절 동안 인터뷰한 60여 명 가운데 실무 엔지니어 면접 대상자를 선별해 통보할 예정이다.

동진쎄미켐은 이날 박람회에서 4~5명을 채용키로 하고 면접을 진행했다. 김한민 동진쎄미켐 인사부 차장은 “대기업이 아닌 중소기업에 입사하고자 하는 의지와 열정을 주로 봤다”며 “단순 방문 지원자보다 구체적으로 우리 회사에 대해 연구하고 조사한 지원자에게 가점을 줬다”고 말했다. 반도체 디스플레이에 들어가는 화학소재를 생산하는 동진쎄미켐은 삼성디스플레이의 협력사다.

LED부품생산업체 루멘스도 현장 수시채용에 나섰다. 박경구 루멘스 경영지원실 주임은 “전기전자공학, 광학, 신소재 재료공학 부문 졸업자들이 많이 부스를 찾았다”면서 “현장면접에선 지원자의 가치관, 회사에 대한 관심도 등을 평가했다”고 말했다. 휴대폰 충전 커넥터 생산개발업체인 히로세코리아에도 오후 늦은 시간까지 면접자들이 대기하고 있었다.

박진태 히로세코리아 기획팀 계장은 “대학 기말고사가 끝나는 12월 말에 공채를 할 예정”이라며 “구직자들에게 회사 및 직무와 채용 일정을 설명했다”고 말했다. 그는 대학에 커넥터학과가 없기에 3D 캐드 프로그램 자격증이 있거나 일본어를 구사할 수 있으면 입사에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히로세코리아는 12월 공채에서 신입사원 40명을 뽑을 예정이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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