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자', '더 코브'···동물윤리를 다룬 영화, 인간에게 남긴 과제는?

입력 2017-10-18 11:45

[캠퍼스 잡앤조이=이진이 기자/최유빈 대학생 기자] 46억 년 전 역사상 가장 늦게 출현한 인간은 지구에서 실로 어마어마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동물과는 달리 이성적인 생각이 가능하다는 점으로 인해 먹이사슬의 꼭대기를 점유하고 있는 인간에게 주어진 책임은 그 영향력만큼이나 무겁다.

그렇게 우리 곁에 다가온 동물에 대한 책임감과 윤리의식은 더더욱 커져만 가고 있다. 일명 ‘동물윤리’. 동물도 고통을 느낀다는 주장을 토대로 동물도 인간과 동등하게 다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말한다. 더 넓게는 우리 주변을 구성하고 있는 생태계와 함께 어우러져 동물을 소중히 여기며 존중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실제 인간이 행한 혹은 행하고 있는 잔인한 동물실험과 학살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부터 SF 장르이지만 동물이 인간과 똑같이 문화, 사회를 형성하고 이성적인 생각이 가능하다는 세계관으로 주목받은 영화를 통해 작품이 주는 동물윤리에 대한 시사점을 살펴보자.





1.<더 코브: 슬픈 돌고래의 진실(The cove)>(2009) 감독: 루이 시호요스



인간의 동물 학대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영화이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 다큐멘터리 영화는 일본의 한 작은 마을 타이지를 배경으로 그 안에서 일어나는 끔찍한 비밀을 파헤치는 ‘릭 오베리’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야생 돌고래를 무분별하게 포획하는 인간과 잔혹하게 죽어가는 돌고래, 마을의 비밀을 파헤치기 위한 프로젝트 팀. 마을의 전통이라는 돌고래 사냥과 동물보호, 두 가지의 양립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다.

2.<프로젝트 님(Project Nim)>(2011) 감독: 제임스 마쉬



영화는 실험을 위해 인간처럼 키운 침팬지 ‘님’을 중심으로 동물실험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낸다. 어렸을 때부터 고등교육을 받은 님은 과연 행복했을까? 인간의 입장에서 주관적인 행복을 강요당한 침팬지는 오히려 불행해졌다. 지금까지도 화장품, 약품 등 다양한 실험을 위해 빈번히 발생하는 동물실험, 인간에게 어떤 유의미한 결과를 가져올 것인지에 대해 의문을 품게 한다.

3.<흑성탈출: 진화의 시작>(2011) 감독: 루퍼트 와이어트



전 세계에 퍼진 바이러스로 퇴화하는 인간과 진화하는 유인원과의 공존을 다룬 SF영화이다. 단순히 공상과학 영화로 치부하기엔 비교적 현실적인 가정의 세계관으로 보인다. 동물의 존재 가치와 교감 및 사회성 능력에 대한 잠재력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영화로서 가치 있는 혹성탈출은 ‘똑똑한 유인원’을 만들어낸 장본인이 인간이라는 점이 상당히 주목할 만한 설정이다. 얼마 남지 않은 인간은 유인원을 멸종시키고 종의 정점에 남기 위해 혈안이 된 모습은 구제역, AI 등 가축 전염병이 발생할 때마다 수백만 마리의 돼지, 소, 닭 등을 산 채로 땅에 묻는 현재의 살풍경과 오마주 된다.

4.<옥자>(2017) 감독: 봉준호



영화 옥자는 공장식 축산의 불편한 진실을 직시하게 만드는 최신작이다. 영화는 ‘미란도 회사’라는 자본주의 사회의 거대 식품회사를 통해 기업 윤리와 동물윤리, 더 나아가 생명윤리에 대해 고찰하게 한다. 이윤 추구에 목말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축산 방식에 대해 장면 장면마다 노골적으로 말하고 있는 영화 옥자는 보는 이들로 하여금 동물과의 윤리적 공존을 꿈꾸게 한다. 많은 문제를 야기하는 공장식 축산 방식은 인간에게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이 아니라 동물 그 자체에 대한 권리를 무시하는 행위이기 때문에 동물윤리에 대한 논란 중 가장 뜨겁게 주목받고 있다.

zinyso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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