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마시며 책 읽는 전주 유일의 책맥 서점, ‘북스포즈’

입력 2017-10-11 10:55
수정 2017-10-11 15:57



[캠퍼스 잡앤조이=김예나 기자/황민주 대학생 기자] ‘독서의 계절’ 가을, 눈코 뜰 새 없이 바빠 독서를 그저 남의 일처럼 느낄 현대인들 사이에서 ‘책맥(책+맥주)’이 떠오르고 있다. ‘책맥’은 맥주를 마시며 피로를 녹이고, 독서를 하며 세상에 대한 견해를 넓혀갈 수 있다는 점에서 지적 갈증을 해소하고자 하는 현대인의 욕망을 자극한다. 전라북도 전주에도‘책맥’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책맥 서점이 있다. 전주의작은 서점 ‘북스포즈’의 전상민 대표에게 ‘책맥’에 대해 들어봤다.

-‘북스포즈’를 소개해달라.





“‘북스포즈’는 전북대학교 신문방송학과 출신이 모여 만든 작은 서점이다. ‘지식을 넘는 지혜의 숲’, ‘로컬 커뮤니티’ 그리고 ‘온전한 휴식처’와 같이 세 가지의 지향점을 갖고 있다. 특히 ‘북스포즈’는 전주에 위치한 서점인만큼 전주 보리로 만든 맥주를 판매하고 있다.”

-‘북스포즈’를 운영하게 된 계기가 있나?





“십여 년 전, 전북대 앞에는 참고서 중심이 아닌 인문학 및 사회과학 서적을 판매하는 새날서점이 있었다. 그 당시추억이 있는 한 사람으로서 학교 앞에 책방을 내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책방을 열기 전 일본 도쿄의 서점 10여 곳을 방문했고, ‘책맥’의 원조인 ‘B&B’를 모델로 삼았다.”

-맥주를 마시며 책을 읽는다는 것이 조금 생소할 수도 있다.‘책맥’을 정의한다면?





“맥주의 편안함이 책의 여유로움에 풍미를 더해준다. 바쁜 삶을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맥주 한 잔을 곁들이며 책을 읽는 여유를 알리고 이를 느끼게 하고 싶었다. 시험 공부하듯 책을 어렵게 읽기보단 맥주와 함께 여유롭게 읽길 바랐다. 이러한 북스포즈의 분위기를 즐기는 많은 분들이 낮과 밤을 불문하고 책맥을 하고 있다.”



△‘북스포즈’의 책장에 책이 진열된 모습. 사진= 황민주 대학생 기자





-대형 서점과 차별화된 북스포즈만의 매력이 있다면?





“책을 분류하는 방식이 기존 서점들과 눈에 띄게 다르다. ‘다른 생각 다른 시선’, ‘내가 정말 좋아하는 전주’ 등과 같은 테마를 정한 뒤 책장에 배치했다. 예를 들어 ‘다른 생각 다른 시선’ 코너에는 북스포즈에 방문하는 사람들이 다른 생각과 다른 시선을 갖고 봤으면 하는 책을 배치하고, ‘내가 정말 좋아하는 전주’ 코너에는 전주와 관련된 책과 전주의 비전에 관련된 책을 배치하는 식이다. 또 책의 표지를 가리고 판매하는 ‘Blind Pause’ 코너도 있는데, 이 코너에는 ‘북스포즈’ 디렉터가 읽은 책 중 추천하고 싶은 9권을 비치했다. 선입견으로 작용할 수 있는 책의 표지, 제목, 저자 대신, 앞면에는 책 속 한 구절과 뒷면에는 짧은 서평도 담겨있어 책과의 우연한 만남을 기대하는 분들에게 추천한다.”



△북스포즈가 진행하고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들. 사진= 북스포즈 제공



-현재 진행 중인 프로그램이 있다면?





“북스포즈가 지역서점인 만큼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공간, 즉 ‘로컬 커뮤니티’의 목적에 맞게 운영하고 있다. 현재는 ‘아무 말이나 다 괜찮습니다’라는 소모임을 진행 중인데, 학생 및 직장인들이 일정을 마친 후 함께 모여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는 책모임이다. 또 한 달에 한 번, 밤 9시부터 새벽 3시까지 ‘심야책방’을 운영한다. 심야책방이란 밤 9시부터 12시까지는 책을 읽고 이후엔 간식을 먹으며 대화하는 시간인데, 매번 20명 이상의 사람들이 참여하고 있다.”

-현대인들의 독서문화가 조성되려면, 어떤 점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나?





“독서 자체가 왜 필요한지 스스로 깨닫는 것이 중요하다. 많은 사람들이 독서가 중요하다고 하지만 정작 그 중요성을 스스로 깨우치지 못한다면 책을 가까이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책을 읽는 것이 결코 불편하고 어렵게 느껴지면 안 된다. 또 책은 혼자 읽지만 나누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독서 후 서로의 생각을 나눔으로써 생각의 깊이가 깊어지고 나의 주관이 만들어진다. 따라서 자연스러운 ‘책 읽고 나누는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서는 친근한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환경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역할을 북스포즈가 하고 싶다.”

-북스포즈의 목표는?





“‘정신과 시간의 방’이 되었으면 한다. 만화 드래곤볼Z에 나오는 정신과 시간의 방에서는 일반적인 하루가 1년에 해당한다. 시간의 개념을 뛰어넘는 곳으로, 지혜를 얻고 휴식이 가능한 공간인 것이다. 북스포즈도 이러한 기능을 했으면 한다. 누구나 부담 없이 들러 맥주를 마시며 편하게 책을 읽고 나눌 수 있는 공간이길 바란다.”

ye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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