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하반기 채용규모 확대...'탈스펙' 채용 시스템 도입

입력 2017-08-17 11:48
수정 2017-08-18 09:17



(사진=한국경제DB 제공)



[캠퍼스 잡앤조이=이영규 인턴기자] 은행권에 학력, 자격증 등을 보지 않는 이른바 ‘탈스펙’(탈 자격조건) 채용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새 정부의 채용 독려에 따라 공기업을 비롯해 은행권까지 채용 전형을 바꾸며 바늘구멍이었던 채용 시장이 넓어지는 모양새다.



지난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 하반기 국내 시중은행들은 1400여명의 신입사원을 선발할 예정이다. 그동안 지점과 은행원을 축소하며 채용에 소극적이었던 은행들이 문재인 정부의 ‘일자리 확대’ 기조에 맞춰 채용 규모를 확대한 것이다.



우리은행은 이달 28일부터 9월 22일까지 작년의 두 배 수준인 300여명을 채용하기로 확정한 상태다. 나머지 은행들은 구체적인 채용 계획이 나오지 않았으나, 전년보다 규모가 확대될 것으로 관측된다.



‘탈스펙’의 도입으로 채용 방식에도 변화가 있었다. 최근 문재인 정부가 공공부문의 블라인드 채용을 강조하면서 시중은행까지 그 분위기가 확산되는 추세다.



한국은행은 9월부터 블라인드 방식으로 신입직원(종합기획진 5급)을 선발한다. 지원서에 최종학력, 출신학교, 전공, 성별 등을 기재하지 않고 면접에서도 개인정보를 알리지 못하도록 했다. 스펙경쟁을 막기 위해 서류 전형의 우대항목과 자기소개서 문항을 줄였다. 채용 규모는 예년 수준인 64명을 유지할 계획이다.



IBK기업은행은 지난달 27일부터 7일까지 2000여명을 대상으로 스펙초월 전형 ‘4분 PR! 당신을 보여주세요’를 진행했다. 지원자들이 4분 PR을 통해 본인의 열정, 스토리, 잠재력 등을 보여주면 은행은 이를 통해서만 평가한다. 이 전형의 최종 합격자는 하반기 공채에서 서류 전형면제 혜택을 받는다. 기업은행의 하반기 채용 규모는 전년과 비슷한 수준인 190여명으로 예상된다.



우리은행은 면접 전형에서부터 자기소개서를 보지 않고 있다. 서류에는 학력, 전공, 자격증 등을 기재하고 면접에서는 면접 번호와 평가표만 공개된다. PT면접&토론에서는 금융에 대한 지식, 은행취업을 위한 준비도 등을 위주로 평가할 계획이다.



KEB하나은행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서류전형부터 임원면접까지 블라인드 채용을 실시한다. 지원서에 자격증 및 외국어시험성적 기재란도 없앴다. 채용 인원은 지난해와 마찬가지인 150명의 규모로 예상된다.



KB국민은행도 서류전형부터 블라인드 채용 제도를 활용한다. 앞서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국민은행장은 'KB굿잡 취업박람회'에서 올해 채용 규모를 확대할 것을 시사해 지난해(240명)보다 늘어날 전망이다. KB국민은행은 올 상반기 중 '찾아가는 현장면접'을 통해 400명에게 서류전형 면접 혜택을 제공하기도 했다.



신한은행도 서류전형에만 출신학교, 학점 등 기본정보를 기재하고 면접은 블라인드로 진행한다. 올 하반기 채용 규모는 300명 이상으로 전망된다.



유일하게 은행권에서 올 상반기 신입사원(6급) 200명을 채용한 농협은행은 아직 하반기 채용 계획이 나오지 않았다. 하반기엔 5급 사원을 지난해 수준(140명)으로 채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권에선 이미 블라인드 채용이 도입된 지 꽤 됐지만 이번 정부의 압박으로 좀 더 다양한 채용 전형이 논의되고 있다"며 "채용 규모도 확대하면서 채용문은 넓어지고 있으나 그만큼 도전하는 지원자들이 많아 경쟁률은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spdlqjc3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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