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잡앤조이=공태윤 기자] 한 달 앞으로 다가온 대졸 신입사원 채용을 앞두고 기업들이 ‘진퇴양난’에 빠졌다. 최근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큰 폭의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움직임 등이 가시화되면서 청년들을 많이 뽑기가 부담스러워졌지만 일자리를 국정 최우선 과제로 내세우고 있는 문재인 정부의 ‘눈치’도 봐야 할 상황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삼성을 제외한 나머지 그룹은 아직 채용 규모를 확정짓지 못하고 있다.
이용섭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은 18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 회관에서 열린 ‘일자리 15개 기업 최고경영자(CEO) 초청 조찬간담회’에서 “좋은 일자리 창출만이 우리가 직면한 청년고용 절벽, 성장 절벽, 인구 절벽의 해법”이라며 “정부는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드는 사람들이 진정한 애국자로 국민의 존경을 받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하반기 신규 채용을 늘려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주고 사회적 책임을 다할 것을 간곡하게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한성권 현대자동차 사장, 정도현 LG전자 사장, 박한우 기아자동차 사장, 여상덕 LG디스플레이 사장, 이갑수 이마트 사장, 강희태 롯데쇼핑 사장, 황창규 KT 회장,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 등 대기업 CEO와 이형우 마이다스아이티 사장, 정현용 마크로젠 사장, 추안구 오이솔루션 사장, 김교영 에어프로덕츠코리아 사장, 오덕근 서울에프엔비 사장 등 중소기업 대표들이 참석했다.
과거 정부 측 간담회의 참석 기준이었던 자산총액 대신 임직원들의 숫자가 많은 기업 순으로 초청된 사람들이다. 문재인 정부가 그만큼 일자리를 우선시하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었다.
하지만 많은 기업의 속내는 편치 않다. 세계 경제 회복과 함께 경영실적이 좋아지고 있지만 문재인 정부의 ‘노동정책 3종세트(정규직 전환-최저임금 인상-근로시간 단축)’가 생산비용과 인건비를 급격히 끌어올릴 것으로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금속노조가 파업을 결의하는 등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노동계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올해 실적을 믿고 대졸 신입사원을 많이 뽑을 수는 있지만 나중에 경기가 나빠질 때 대책이 없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기업의 인사담당 임원도 “국회가 근로시간 단축 논의까지 본격화하면 지난해 수준 이상으로 사람을 뽑기가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대학가와 취업준비생들은 올해 기업들이 채용 규모를 늘릴 것이라는 기대에 부풀어 있다. 공공기관뿐만 아니라 시중은행과 증권사 등이 채용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대기업들도 문재인 정부의 시책에 보조를 맞출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에서다. 유희석 서강대 취업센터 팀장은 “대기업 인사담당자들을 접촉해본 결과 과거보다 고용 확대에 긍정적인 얘기들이 많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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