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해외 취업자 인터뷰]
<p>김영훈(20)
2016년 대구상서고등학교 조리과 졸업
2015~2016년 싱가포르 퓨전레스토랑 ‘카토 싱가포르(Cato Singapore)’ 근무
[하이틴 잡앤조이 1618=양지선 기자]김영훈 씨는 지난 2015년 12월부터 2016년 8월까지 싱가포르 퓨전레스토랑 ‘카토 싱가포르(Cato Singapore)’에서 근무했다.
김 씨는 “해외에서 일하면서 단 한 번도 힘들어서 한국에 오고 싶다고 생각한 적 없다.”며 “싱가포르에서의 이색저인 주방 경험은 아주 행복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갑작스럽게 몸이 아파서 귀국할 수밖에 없었지만 건강상태가 나아져 이제는 다시 해외에서 재취업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Q. 해외 취업 과정은 어땠나요.
A. 싱가포르에서 직접 현지 에이전시를 통해서 면접을 보러 다녔어요. 현장 면접 질문은 ▲영어를 얼마만큼 하는가 ▲해외에서 왜 일하고 싶은가 ▲주방일이 힘든데 잘 할 수 있는가 등이었어요. 그리고 현장 실무도 진행했는데 직접 일하는 모습을 보여 달라고 하더라고요. 이는 주방에서 시키는 일을 잘 할 수 있는지 확인하는 것 같았어요.
Q. 건강이 좋지 않다고 하던데 혹시 일을 하면서 나빠진 건가요?
A. 그런 건 전혀 아니고요. (웃음) 지난해 6월에 기흉(호흡기 질환)이 갑자기 발병해 현지 병원에 입원해 급하게 수술을 받았었어요. 6일 동안 입원했었는데 병원비가 1만 1000싱가포르 달러(약 900만원)가 들었어요. 해외에 가족도 없는 상황에 막막해하고 있는데 레스토랑 대표님께서 병원비 반을 지원해주셨어요. 지금도 너무 감사하고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나서 행운이라고 생각해요.
Q. 현지에서 일했던 곳의 급여는 어땠나요?
A. 3개월 수습기간에는 월급으로 1500싱가포르 달러(약 120만원)을 받았어요. 이 기간이 끝난 후에는 1800싱가포르 달러(약 150만원)로 올랐죠. 싱가포르는 주 5.5일, 44시간 근무을 하고요. 초과 시 무조건 일급의 1.5배를 지불해야 해서 초과 수당을 두둑이 받기도 했어요.
Q. 해외 취업을 할 때 조리 관련 자격증이 많이 도움이 됐나요?
A. 자격증이 있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자격을 갖췄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보유하고 있다면 당연히 좋죠. 하지만 면접을 볼 때 자격증이 크게 중요하지 않았어요. 이론과 실무는 다르기 때문에 주방에서 직접 일하는 능력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아요. 저는 한식조리사자격증과 제과자격증, 두 가지를 가지고 있었어요.
Q. 해외 취업은 어떻게 생각하게 됐나요?
A. 고등학교 3학년 때 당시, 여느 친구들과 마찬가지로 취업에 대한 고민이 많았어요. 그러던 중 담임 선생님께서 해외 취업을 추천해주셔서 준비하게 됐어요. 그 때에는 울며 겨자 먹기로 공부하게 됐는데 지금은 추천해주신 선생님께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죠.
Q. 해외 취업 준비는 어떻게 했나요?
A. 교내 글로벌 현장학습 파견 학생으로 선발됐어요. 2015년 6월부터 9월까지 4개월간 방과 후 교육프로그램을 들었어요. 이 프로그램은 어학 교육을 위주로 원어민과 화상 채팅도 하고 실무에서 사용하는 영어를 배웠어요.
교육을 마친 후 10월에 싱가포르로 출국해 현지에서 8주간 교육이 진행됐어요. 이후 현지 에이전시를 통해 직접 면접을 보러 다녔고 제가 일하게 된 곳에 합격을 하게 된 거죠.
Q. 현지 일하는 곳은 어떤 곳이었나요?
A. 프랑스 및 아시아 퓨전 레스토랑 ‘카토 싱가포르’에서 일했는데, 짧은 시간 동안 정말 많은 것을 배웠어요. 우선 적극적으로 임했죠. 주방을 총괄하는 셰프께 자주 질문하고 모르는 것은 결코 그냥 넘어가지 않았죠. 열정적으로 일한 덕에 입사 3개월 만에 총괄 셰프가 휴무일 때 대신 맡기도 했어요.
일은 그만뒀지만 다들 정말 좋은 분들이어서 여전히 연락도 하고 친구처럼 지내고 있어요. 직원 분들이 한국에 곧 놀러 오시기로 했는데 제가 가이드 역할을 하기로 했어요. (웃음)
Q. 해외 취업을 꿈꾸는 후배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A. 주방은 총성 없는 전쟁터라고 생각할 만큼 촌각을 다투는 곳이죠. 때문에 자기가 맡은 일에 대해 책임감을 갖고 일을 해야 해요. 예를 들어 요리 도중 하나의 요리 과정을 실수한다면 그 요리는 망친 음식이 되기 때문이죠.
그리고 항상 긍정적인 생각으로 일에 전념했으면 좋겠어요. 예컨대 혼나는 상황에서 ‘내가 더 잘해야지’라고 생각하는 것과 ‘왜 내가 욕을 먹으면서 일을 해야 하지’라는 생각은 완전히 다른 결과를 낳기 때문이죠.
주방 현장에서는 늘 긴장감을 가지고 실수를 최소화하며 일을 해야 하는 게 실력 있는 셰프가 되는 지름길이라 생각해요.
Q.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요?
A. 우선 병역의무가 중요하기 때문에 군복무 문제를 해결한 후 해외에서 다시 일자리를 알아보려고 해요. 싱가포르에서 일했던 경험이 너무 좋았기 때문이죠.
이번에는 미국이나 호주 쪽으로 가보고 싶어서 지금 영어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해외에서 일할 생각을 하니 도전 정신이랑 열의가 생겨요.
jsy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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