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취업 알아보기] ②일본 기업 문화와 생활 정보
[캠퍼스 잡앤조이=김예나 기자] 일본 취업을 결심했다면 일본의 문화를 아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일본 기업은 개인보다 조직을 우선시해 조직 문화가 보수적이라는 측면에서 한국과 비슷하지만, 직원을 뽑을 때 이른바 ‘스펙’을 강조하지 않고 인성과 사고방식 등을 평가하는 등 채용 기준은 크게 다르다. 일본어와 일본 문화, 그리고 일본의 기업 문화를 얼마나 잘 알고 적응하느냐에 따라 일본 취업의 성패가 좌우된다.
①기업 문화
외국인도 고용관계법 동일 적용… ‘취업규칙’ 꼼꼼히 살펴야
일본의 노무제도 전반에 관한 것은 근로자와 회사 간의 개별적 고용관계를 규율하는 고용관계법 계열 법령에 명시돼 있다. 대표적인 관련법은 노동기준법과 최저임금을 규정한 최저임금법 등으로 일본 내 모든 회사에 적용되며, 외국인들도 일본인과 마찬가지로 동일하게 이 법규의 적용을 받는다.
일본 기업의 특징으로는 근로자가 직무 수행 시에 지켜야 할 규율을 구체적으로 정한 직장의 규칙, ‘취업규칙’을 들 수 있다. 상시 10인 이상의 노동자를 고용하는 일본 기업은 취업규칙을 작성해 감독기관인 노동기준감독서에 제출해야 한다.
취업규칙에는 고용계약의 기간, 취업하는 장소 및 종사해야 할 업무, 근무시작 및 종료시간, 휴식시간, 휴일, 휴가, 노동자를 2개조 이상으로 나눠 교대로 근무시킬 경우의 취업전환에 관한 사항, 임금의 결정, 계산 및 지불방법, 임금의 지불시기, 승급에 관한 사항, 정년 및 퇴직에 관한 사항(해고사유 포함) 등이 명시돼 있다. 한국산업인력공단 관계자는 “취업규칙에 규정된 내용은 노동계약에 준하는 법적 효력을 가지므로, 꼼꼼히 살펴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초봉은 낮지만 대리급부터 한국 임금 역전…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격차 적어
일본 후생노동성의 2015년 임금구조 기본통계조사에 따르면 일본 기업의 신입 기준 월례 임금은 평균적으로 고등학교 졸업자 16만3400엔(한화 약 167만 3000원), 전문대 졸업자 17만7300엔(181만 5000원), 대학교 졸업자 20만4500엔(209만 4000원), 대학원 졸업자 22만8500엔(233만 9000원)이다. 일본 기업의 초봉은 오히려 한국보다 낮은 편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의 임금조정실태에 따르면 한국 기업의 대졸 초임평균(2015년 기준)은 3340만 8000원으로, 2906만 8000원인 일본보다 14%(434만원) 높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임금격차가 심각한 우리나라와 달리, 일본은 그 격차가 한국의 3분의 1 수준이다. 지난해 고용노동부 조사에 따르면 국내 중소기업 정규직 임금은 대기업 정규직 임금의 절반인 52.7%에 불과했다.
일본은 이와는 반대로 중소기업에 취업해도 대기업과 처우가 크게 다르지 않다. 일본 후생노동성의 임금격차 조사 결과를 보면 일본 중기업(상근근로자 100∼999명)의 임금 수준은 최근 15년간 대기업(1000명 이상)의 83%, 소기업(10∼99명)은 75% 수준이다.
또 일본 기업은 조직의 안정을 위해 오래 일하는 사람들을 더 우대하는 경향이 있어 연차가 올라가면서 임금이 급격하게 오른다. 일본 기업에서는 사원을 거쳐 대리로 승진하면 신입사원 때보다 임금이 61.3%(1781만 원) 오른다. 반면 일본보다 초봉이 높은 한국은 34.2% 정도만 인상되면서, 대리급에서부터 임금이 역전된다. 이에 따라 일본 기업의 대리 직급은 한국 기업의 대리 직급보다 연간 203만5000원, 차장이 되면 390만7000원을 더 받으면서 임금 격차가 벌어진다.
이와 함께 일본은 남녀간 임금차이가 우리나라보다 큰 편이며, 연차가 올라갈수록 그 임금격차도 커진다. 또 일본 기업은 최저임금을 보장하는데, 정규직, 파트타임 근무자, 아르바이트 근무자 등에 관계없이 최저임금을 동일하게 적용한다. 하지만 최저임금은 지역별로 다르기 때문에 어느 지역 소재의 기업에 들어가느냐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다. 지역별로는 도쿄가 시간당 932엔으로 가장 높고, 오사카 883엔, 후쿠오카 765엔 등이며 미야자키와 오키나와가 714엔으로 가장 낮다.
휴가 사용률 15년 넘게 50% 못 미쳐… 한국과 최하위 다툼
일본 기업 근로자의 법정 근로 시간은 노동기준법에 따라 휴식시간을 제외하고 주간 40시간, 일일 8시간이다. 또 법정 근로 시간을 넘은 근로나 휴일 및 야간에 근무가 필요한 경우에는 근로 계약에 명시해 관할기관에 보고하도록 돼 있다. 초과 근무(소정 시간외 노동) 시에는 시간외 잔업수당이 발생한다.
법정 휴일은 일주일에 1일 이상 또는 4주를 기준으로 4일 이상을 주어야 하며 회사는 직원을 채용하고 나서 6개월간 근로자가 전 노동일의 80% 이상을 출근한 경우 노동일 기준 10일의 유급휴가를 줘야 한다. 근속 연수가 증가하면 연간 1일씩 유급 휴가가 늘어난다.
하지만 일본 노동후생성의 노동조건조사에 따르면 2001년부터 지금까지 일본 직장인들의 휴가사용률은 평균 50%를 넘긴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기업들이 제공하는 평균 휴가일수는 18~19일 사이인데 일본 직장인들은 이 중 9일을 채 쓰지 못하고 있다.
익스피디아의 세계 26개국 휴가사용률 조사에 따르면 일본은 평균 20일 휴가 중 10일 사용, 한국은 평균 15일 휴가 중 7.5일 사용으로 두 국가 모두 50%에 미치지 못 한다.
일본 신입사원들이 말하는 일본 기업
일본 기업은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한국만큼이나 폐쇄적이고 상명하복식의 분위기가 만연했다. 하지만 최근 경제 불황, 인구와 노동력의 감소, 해외인재 유입 등으로 전통적인 근로 환경과 직업관이 변화하며 기업들의 종업원에 대한 자세는 물론, 직장인들의 일에 대한 가치관에도 변화가 일고 있다.
일본 생산성본부가 주최한 신입사원 교육프로그램에 참가한 남녀 신입사원 1916명을 대상으로 해외인재와 잔업, 근무제도 등에 대한 의식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48.8%가 ‘상사가 일본인이든 외국인이든 상관없다’고 답했다. 이어 40%가 ‘일본어가 된다면 외국인 상사도 상관없다’고 응답해 대부분의 신입사원이 해외인재에 대해 유연한 자세를 갖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외국인보다는 일본인이 좋다’는 의견은 9.7%, ‘외국인 상사는 원하지 않는다’는 0.7%였다.
이와 함께 ‘잔업이 많지만 자신의 커리어와 전문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직장’과 ‘잔업이 적고 평일에도 자신의 시간과 취미를 가질 수 있는 직장’ 중 어느 쪽을 선호하느냐는 질문에는 전체 응답자의 74%가 후자를 선택, 자신의 생활과 여가를 중시함을 알 수 있었다.
또 가장 관심 있는 근무형태에 대해서는 전근 없는 지역한정근무’가 27%로 1위를 차지했다. ‘전근 없는 지역한정근무’란 입사부터 정년까지 처음 입사한 지역을 벗어나지 않는 조건으로 일하는 근무형태로, 신입사원들이 불필요한 또는 예기치 않은 전근을 통해 생활환경이 바뀌는 것을 선호하지 않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어 ‘재택근무’ 26.9%, ‘단시간 근무’ 19.4%, ‘텔레워크’가 14.1% 등이 뒤를 이었다.
②생활 정보
월세 5800엔 이상… 부동산 계약시 보증인 필요
일본은 물가가 높고 의식주 중에서도 특히 주(월세)가 매우 비싼 편이다. 또 전세 개념도 없기 때문에 집을 사지 않는 한 무조건 월세를 부담해야 한다. 월세는 지역에 따라 다르지만 5800엔(도쿄 기준, 한화 약 59만 6000원)부터 시작되며, 이외 도쿄하면 떠올리는 유명한 지역은 위 금액보다 최소 1.5배 이상은 지불해야 한다.
일본에서는 최근 구인난이 심화되면서 기업에서 기숙사를 제공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고, 많은 기업이 월세 중 일부를 보전해주므로 사내 복지제도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회사가 더 많기에 월세의 자부담은 어느 정도 염두에 둬야 한다.
개인적으로 집을 구해야하는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부동산중개소를 통하게 되며, 주택 임차시 일본 고유의 제도가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일본은 거의 모든 임차 형태가 월세로 이뤄지며 대부분 2년 정도의 장기 계약을 한다. 월세는 지역에 따라 다르지만 5800엔~6000엔 수준이다. 부동산 계약 시에는 재류카드와 여권, 보증인이 필요한데, 보증인이 없다면 수수료를 지불하고 보증회사를 이용할 수 있다.
집을 구하기 전 입국 초기에는 3개월 정도 체류 가능한 일본게스트하우스나 기숙사에 머물면서 장기 체류에 적합한 숙소를 알아보며 생활근거지를 중심으로 생활환경을 파악하는 것이 좋다.
<일본의 물가 정보>
△자료=코트라(2016년 3월 기준)
비싼 교통비… 자전거 이용시 방법 등록 의무화
일본은 교통 요금이 비싸다. 1980년대 후반 철도 민영화로 교통요금은 크게 올랐고 지하철 노선의 운영주체가 서로 다르다 보니 교통체계가 복잡하고 환승도 불편하다. 주요 대중교통 수단인 철도·지하철의 경우 자동판매기를 이용해 표를 구입할 수 있지만 특급권, 좌석 지정권 등은 매표에서 구입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버스의 경우 도영버스(도쿄도가 운영하는 버스) 요금은 210엔 정도로, 승하차는 우리 나라와 비슷하지만 자동차의 진행 방향이 우리나라와 반대이므로 노선표를 잘 확인해야 한다. 택시를 승차할 때는 운전기사가 왼쪽 뒷문을 자동으로 열어주면 승차하며, 신용카드를 이용할 수 없는 경우가 있으므로 승차 전 신용카드 지불 가능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비싼 교통비로 자전거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일본에서 자전거는 차로 인식되므로 방법등록이 의무화돼 있다. 자전거를 운전할 때는 사고를 낸 경우 차에 준하는 책임을 지게 되므로 자전거 보험에 가입하는 것도 좋다. 또 자전거를 아무 데나 주차하면 벌금(3000~5000엔)을 납부해야 하므로 자전거의 보관도 주의해야 한다.
yena@hankyung.com
사진= 한국경제DB
참고자료= 고용노동부, 한국산업인력공단 해외취업완전정복-일본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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