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기획자라 행복할 때?…“관람객 입장 순간 가슴 벅차”

입력 2017-06-02 15:27
수정 2019-04-03 12:10

코엑스 전시 2팀 박선경 매니저 인터뷰



[캠퍼스 잡앤조이=이진호 기자] 코엑스는 한국무역협회 소속으로, 종합전시설을 운영·관리하는 기업이다. 코엑스는 국내 마이스(MICE) 산업을 대표하는 기업으로 꼽힌다.

마이스는 회의(Meeting), 포상관광(Incentives), 컨벤션(Convention), 이벤트와 전시(Events & Exhibition)의 머리글자를 딴 것으로, 국제회의를 뜻하는 컨벤션이 회의나 포상 관광, 각종 전시·박람회 등 복합적인 산업의 의미로 해석되면서 생겨난 개념이다.

마이스 산업은 자체 부가가치도 크지만, 행사를 주최하는 단체·기획사·개최지·숙박업체·음식점 등 다양한 산업과 연계해 발생하는 부가가치가 커서 ‘황금알을 낳는 거위’ ‘굴뚝 없는 황금 산업’이라 불린다. 코엑스 전시 2팀 박선경 매니저를 만났다.

전시 기획자로의 꿈을 갖게 된 계기는?

전시에 흥미를 느낀 것은 코엑스 서포터즈 활동을 통해서다. 당시 ‘내 나라 여행 박람회’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현장 등록데스크 업무를 맡았다. 데스크는 관람객을 가장 가까이 만날 수 있는 곳이다. 그곳에서 전시를 즐기는 이들의 웃는 모습을 발견했다. 그때 ‘이 일을 하면 뿌듯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 협업을 즐기고, 활동적인 내 성격과도 맞았다.

취업 준비는 어떻게 했나?

스펙은 학점(3.8점)에 토익 점수(900점) 정도만 갖췄다. 따로 자격증을 취득한 것도 아니다. 대신 전시 관련 경험을 쌓았다. 코엑스 서포터즈를 비롯해 4개월간 코엑스 인턴 활동을 했다. 인턴이 끝나고 전시 프로젝트에 참여해 경험을 꾸준히 이어갔던 것이 취업에 도움이 됐다.

대학 시절 전공이 관련 분야였나?

아니다. 내 전공은 법학이다. 복수전공으로 국제통상학을 공부했다. 전시 기획은 전공자가 아니어도 충분히 할 수 있다. 입사 때에도 전공은 블라인드 처리됐다고 하더라.

입사 후 느낀 코엑스의 장점은?

마이스 산업은 시설과 기획력이 중요한 평가 요소인데, 코엑스는 이 두 가지를 모두 갖췄다. 위치적으로도 사업하기에 유리한 점도 긍정적이다.

전시 기획자는 어떤 일을 하나?

전시 기획자는 전시의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것을 책임진다. 하나의 전시를 준비하는데 보통 6개월가량이 소요된다. 전시를 기획하고, 참가 단체를 섭외하는 것을 시작으로 행사를 진행하는 업무도 전시 기획자의 일 중 하나다. 행사가 끝난 후 참가 단체 피드백까지 책임져야 한다.



최근에는 어떤 전시를 맡았나?

서울 국제소싱페어 전시를 맡았다. 약 550개 기업 600개 부스 규모로 개최됐으며, 약 2만여 명 이상의 구매자가 참가했다. 전시 참가 기업을 관리하는 것이 전시 기획자의 업무 중 하나인데, 참가 기업이 많아 챙기는 일이 쉽지는 않았다. 그래도 문제없이 무사히 전시를 마무리했다. (웃음)

참가 기업 섭외도 직접 하나.

물론이다. 전시를 기획하면 기획자 한 명이 맡는 기업이 적게는 200개에서 많게는 300개다. 전시 기획자는 전화로든 대면이든 참가 기업과 접촉해야 한다. 하루에 4~5개 기업 담당자를 만나기도 했다. 때로는 다수의 기업을 모아놓고 설명을 했다.

섭외 업무 쉽지 않겠다.

전시 기획자의 역할 중 하나가 사람과의 만남을 두려워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섭외 업무가 나에게는 잘 맞았다. 좋은 전시를 기획하려면 참가 기업의 의견 수렴이 필수다. 기업 담당자들이 원하는 전시는 따로 있기 마련이다. 참가 기업 담당자를 만나지 않으면 안 된다. 전시 기획자는 사람들을 많이 만나는 직업이다.

프로그램은 해마다 새롭게 바뀌나.

마이스 산업은 트렌드에 민감하다. 전시를 찾는 사람들 역시 새로운 것에 대한 요구가 있다. 그래서 더 전시 프로그램에 신경 쓴다. 최근 전시회에서는 드론, VR 등의 새로운 기기 사용이 늘고 있다.

일하면서 보람된 순간은?

당연한 이야기 일 텐데, 전시가 잘 이뤄졌을 때다. (웃음) 가장 벅찬 순간은 몇 달간 준비한 전시를 오픈하는 날이다. 부스가 꾸려지고, 사람들이 입장하는 그때가 가장 가슴 벅차오른다. 참가 기업들이 만족했을 때에도 보람차다.

참가 기업은 어떤 부분을 가장 만족하나?

전시에 참가하는 기업은 비용을 투자한 만큼 성과가 잘 나야 한다. 계약이 성사되거나, 신규 거래처를 많이 확보할 때다. 행사장에 사람들이 많이 오는 것도 좋지만, 유효 고객이 많은 것을 더 선호한다.

코엑스 채용 과정은 어떻게 진행되나?

1차 서류 전형에서는 자기소개서를 바탕으로 평가한다. 면접은 총 3차례 진행된다. 1차 토론 및 팀 과제 면접, 2차 영어 테스트 및 임원 면접 그리고 최종 대표이사 면접을 진행한다.







자소서는 어떻게 작성했나.

회사의 인재상과 연관된 질문이 제시됐다. 자소서는 추상적인 것보다 본인의 경험을 토대로 갖춘 능력을 표현하는 것이 좋다.

면접은 어떻게 진행하나.

1차는 토론과 팀 과제 면접이 진행된다. 토론 면접은 특정 사회이슈를 가지고 지원자가 서로의 생각을 표현하는 과정을 평가한다. 팀 과제는 대학 때 했던 팀 프로젝트와 비슷하다. 전시 기획을 주제로 팀원이 역할을 나눠 하나의 결과물을 만들고, 면접관 앞에서 발표하는 식이다.

영어 시험도 있다.

우선 필기시험으로 영어 문장을 번역하거나 영작하는 문제가 출제된다. 그리고 작성한 자료를 가지고 원어민 면접을 추가로 시행한다. 전시 기획 일의 특성상 해외 참가 기업도 있어서 영어 능력을 평가한다.

면접에서 기억에 남는 것은?

대표이사 면접이다. 지원자에게 자유발언 기회를 준다. 본인이 하고 싶은 말을 하라고 하는데, 따로 정리할 시간도 준다. 전시 기획에 관한 본인의 생각을 이야기했는데, 피드백도 받았다. 면접이라기보다 멘토와 대화하는 느낌이었다. 그 점이 인상 깊었다.

입사해서 좋은 점은?

꿈꿨던 전시 기획을 마음껏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전시 기획자는 하나의 전시를 처음부터 끝까지 책임져야 한다. 부담도 있지만, 성취감도 크다. 하나의 전시가 성공하면 자녀를 기른 것처럼 뿌듯하다. (웃음)

앞으로의 계획.

전시 기획자로서, 나만의 색깔을 내고 싶다. 참가 업체가 신뢰하고 맡기고 싶은 전시를 기획하는 것이 꿈이다.

전시 기획자에게 필요한 능력이 있다면.

친화력이다. 전시는 혼자 하는 것이 아니다. 대인 관계가 중요하다. 참가 기업 담당자와 소통이 중요하다. 전시 상황에서 발생하는 문제에 대한 임기응변 능력도 필요하다.

jinho23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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