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트럼프, 러와 경유딜 대신 새 제재 부과해야"(종합)

입력 2026-10-13 01:46
EU "트럼프, 러와 경유딜 대신 새 제재 부과해야"(종합)

러 군수산업 지원 1천600여 개인·단체 제재안 승인…개전 이래 최대 규모



(브뤼셀=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러시아와 경유 수입 계약을 추진할 게 아니라 러시아에 새로운 제재를 부과해야 한다고 카야 칼라스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 대표가 촉구했다.

칼라스 대표는 12일(현지시간) 룩셈부르크에서 열린 EU 외교장관 회담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이 전쟁을 끝내고, 정유 시설 공격으로 인한 모든 여파를 없앨 수 있도록 러시아에 제재를 시행할 것을 (미국에)요구한다"고 말했다.

중간 선거를 앞두고 경윳값 급등으로 인한 여론 악화에 전전긍긍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지난 9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협력해 러시아산 경유를 세계 시장에 풀어놓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런 방안은 수년간 이어져 온 국제사회의 러시아 제재 기조를 뒤흔드는 것이라 파문이 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는 러시아 정유시설에 대한 공격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고, 그렇지 않으면 우크라이나에 새 대통령이 필요할 것이라고 압박을 가했다.

칼라스 대표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접근법은 정반대가 돼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러시아에 대한 제재와 압박 수위를 끌어올려야 에너지 공급 차질을 근본적으로 종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이 EU의 러시아 제재에 보조를 맞춘다면, 러시아가 이 전쟁을 끝내도록 실질적인 압박할 수 있다"면서 전쟁이 끝나면 우크라이나가 선거를 치르는 것도 가능해진다고 덧붙였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서로의 에너지 기반시설 공격을 중단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한 것에 대해서도 "실제로 이행된다면 환영하겠지만, 러시아도 이를 준수할 것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해 회의적인 반응을 드러냈다.

한편, EU 외무장관들은 이날 러시아의 전쟁을 지원한 혐의를 받는 1천600여 개인과 기업에 새로운 제재를 부과하는 방안을 승인했다. 이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 이래 EU가 현재까지 내놓은 러시아 제재안 가운데 최대 규모로, 주로 탄도미사일 제조와 관련한 러시아의 군수산업을 겨냥해 이뤄졌다.

칼라스 대표는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러시아의 군산 복합체를 겨냥한" 1천600여 대상을 제재 명단에 추가했다면서 "이는 러시아가 전쟁을 시작한 이래 우리 제재 명단이 단일 규모로 가장 크게 확대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추가된 대상의 절반 이상이 탄도미사일 생산망과 연관돼 있다"면서 "우리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인을 살상하는 데 사용하는 무기를 생산하는 것을 훨씬 더 어렵고, 느리며, 비용이 많이 드는 일로 만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제재는 3년간 유효하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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