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올해 코스피서 199조 순매도…"시장 고민은 외인 수급"(종합)

입력 2026-10-12 16:26
수정 2026-10-12 16:33
외국인, 올해 코스피서 199조 순매도…"시장 고민은 외인 수급"(종합)

삼전, 역대급 실적발표후 2거래일 연속 주가급락…하닉도 큰 폭 내려

외국인, 이달 들어 8조5천억원 순매도하며 지수 끌어내려

"견조한 실적이 주가상승·외인매수로 연결될 것이란 판단 부적절"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삼성전자[005930]를 비롯한 국내 주요기업의 호실적에도 불구, 코스피가 4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며 글로벌 증시와 동떨어진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지수 하단을 단단히 받치고 있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자사주 매입이 막바지에 접어든 가운데 외국인의 투매가 지속되고 있어서다.

12일 한국거래소와 금융정보서비스업체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241.69포인트(3.65%) 내린 6,384.24로 장을 종료했다.

0.72% 내린 6,578.17로 출발한 지수는 빠르게 낙폭을 확대했고, 결국 6,400선 아래로 내려앉았다.

지난 8일 삼성전자가 연결 기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782.5% 증가한 107조4천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히는 등 반도체 업황이 견조한데도 외국인을 중심으로 매물이 쏟아져 나오며 관련주 주가가 크게 내린 탓이다.

삼성전자는 실적발표 당일 2.42% 내린 데 이어 이날도 4% 넘게 급락해 한때 24만원대로 주가가 밀렸다.

SK하이닉스[000660] 역시 최근 4거래일 연속으로 2.4∼4.5%씩 급락해 180만원대 중반에서 160만원대 초반까지 추락했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 8조5천억원 상당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리고 있다. 기관도 1조7천억원을 순매도했으며, 개인과 기타법인은 4조6천억원과 5조6천억원을 순매수했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현재 국내 주식시장의 가장 큰 고민은 반도체 실적이 아닌 외국인 수급"이라며 "삼성전자 3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를 상회했고 메모리 가격과 AI 인프라 투자도 견조하지만, 외국인 매도 지속에 코스피의 상대적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코스피는 6월 하순에서 7월까지 이어진 글로벌 반도체 조정 이후 주요국 증시 대비 현저히 낮은 회복탄력성을 보여왔다.



코스피 이날 종가는 전고점(6월 22일·9,114.55) 대비 30% 가까이 낮은 수준이다.

이에 코스피 주가수익비율(PER)은 이달 8일 장 마감 기준 11.05배로 2023년 1월 6일(11.02배) 이후 최저치로 밀렸다.

반면, 지난 7월 29일 10,445.44까지 추락했던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현재 12,572.42로 전고점(6월 22일·14,655.29)과의 간격을 14.21%까지 좁혔고, 대만 가권지수는 49,301.96으로 전고점(6월 23일·48,218.87)을 넘어 신고가를 경신 중이다.

그 결과 올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글로벌 주요국 증시 중 압도적 1위였던 코스피의 연초 대비 수익률은 51.49%로, 대만(70.22%)에 역전됐다.

7월 급락장 여파로 개인 투자자 상당수가 손실 구간에 있고, 연기금을 비롯한 기관도 매수 여력이 제한되며 수급 공백이 발생한 가운데 외국인이 연일 '팔자'에 나서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외국인은 올해 유가증권시장에서 약 199조원을 순매도했다. 상반기에 177조원을 순매도한 데 이어 7∼8월에는 매도 강도가 둔화하는 모습이 나타났으나 9월에는 21조5천억원으로 순매도 규모가 다시 커졌다.

이 연구원은 "최근 고금리, 고유가와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매도를 '강화'했지만, 연초부터 이어진 외국인 이탈을 매크로 변수만으로 설명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과 대만은 높은 장기금리에도 AI 관련주 중심으로 상대적으로 양호한 성과를 기록 중이다. 같은 AI 수혜국이라도 주가 회복력과 투자자들이 부여하는 성장 지속성에 차이가 발생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짚었다.

글로벌 AI 투자 확대의 수혜라는 공통점에도 기업별 수익구조와 밸류체인 내 위치가 다르다는 점이 주가 차별화로 이어졌다는 이야기다.

미국은 AI 서비스와 인프라 전반에 걸쳐 주도주가 존재하며 대만 역시 TSMC를 중심으로 첨단 반도체 수요 확대의 수혜를 받고 있지만, 한국은 메모리 중심 실적 성장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점이 약점으로 지목된다.



이 연구원은 "외국인 이탈을 업황 피크아웃(정점 통과)의 결과로 받아들이는 것은 부적절하다"면서도 "견조한 실적이 곧바로 주가 상승과 외국인 순매수로 연결될 것이라는 판단 역시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제 금리 영향을 감안해야 한다. 미국 CCC 등급 회사채 스프레드는 벌어지기 시작했고 생존 경쟁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이런 때일수록 테크 내 분산이 중요한데 코스피는 메모리 완성업체에 치우쳐 있다"고 지적했다.

허 연구원은 "빨리 상반기 메모리에 대한 기억을 잊어야 할 것 같다. 코스닥이 완벽한 피난처는 아니지만 물량 확대 측면에서 소부장/2차전지/전력 업종이 유리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한편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9일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부지인 광주 군 공항을 찾아 "(공장을)지을 수 있는 상황이 된다고 생각하면 가장 빠른 속도로 최대한 짓겠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또, 11일에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연합뉴스와 만나 "익스팬션(확장)을 빨리빨리 해야(한다). 중국(업체들)이나 미국 마이크론이 더 빠른 속도로 증설해버리면 우리나라의 시장점유율은 줄어든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시장 일각에선 용수와 전력, 부지 등 문제 때문에 지연이 불가피해 보이던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사업이 탄력을 받으면서 글로벌 반도체 공급 부족 해소 시점이 빨라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고개를 드는 모습이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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