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야당 거점 지역에 비상사태 선포…주총리 등 체포
수감중 전 총리 석방요구 시위 움직임에 강경 대응
(하노이=연합뉴스) 박진형 특파원 = 파키스탄 정부가 북서부 카이베르 파크툰크와주에 비상사태를 선포, 제1야당 파키스탄정의운동(PTI)이 이끄는 이곳 주 정부 권한을 박탈하고 주 총리를 체포했다.
부패 혐의로 수감된 임란 칸(73) 전 총리의 석방을 요구하는 PTI와 연방정부 간 대립 수위가 최근 높아진 가운데 이번 조치로 PTI 측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아시프 알리 자르다리 파키스탄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증가하는 테러 사건과 악화한 치안 상황"을 이유로 카이베르 파크툰크와주에 비상사태를 선포한다고 발표했다.
셰바즈 샤리프 연방정부 총리가 카이베르 파크툰크와주 정부가 이슬람 무장세력의 위협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면서 비상사태 선포 권고안을 내각에 제출했고, 자르다리 대통령이 이를 받아들였다고 대통령실은 설명했다.
파키스탄 헌법에 따르면 전쟁이나 외부 침략, 또는 "주 정부의 통제 능력을 벗어난 내부 소요"의 위협이 있을 경우 대통령이 비상사태를 선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연방정부는 PTI가 이끄는 카이베르 파크툰크와주 정부 권한을 정지시켰다고 밝혔다.
또 PTI 소속 소하일 아프리디 주 총리와 PTI의 카이베르 파크툰크와주 최고 책임자 등이 체포됐다고 PTI는 전했다.
PTI는 지난달부터 칸 전 총리의 석방과 병원 이송, 가족 면회 허용 등을 요구하며 당의 거점인 카이베르 파크툰크와주에서 수도 이슬라마바드로 대대적인 행진 시위를 벌이겠다고 연방정부를 압박해왔다.
이에 샤리프 행정부는 이슬라마바드 일대에 수만 명의 치안 병력을 투입하고 주변 진입로를 컨테이너 등 장애물로 봉쇄하는 등 행진을 강력히 저지하고 있다.
정부 조치에 대해 줄피카르 부카리 PTI 대변인은 현 주 정부야말로 "유일하게 합법적으로 선출된 정부"라면서 비상사태 선포는 "터무니없는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또 "이는 결국 더 많은 유혈사태와 불안, 부수적 피해를 초래할 뿐"이라며, 항상 대화의 여지가 있었는데도 이번 조치는 연방정부가 애초에 협상할 의도가 없었음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크리켓 슈퍼스타 출신인 칸 전 총리는 2018년 집권했지만, 파키스탄 권력 실세로 여겨지는 군부와 마찰을 빚다가 2022년 의회 불신임 투표로 물러났다.
이듬해 5월에는 부패 혐의로 체포됐고 이후에도 비리와 권력 남용 등 혐의로 여러 차례 유죄 판결을 받아 현재 수감 생활을 하고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칸 전 총리의 지지자들은 그의 석방을 요구하며 전국에서 반복적으로 집회를 열었으며, 일부 시위는 폭력 사태로 번지기도 했다.
jh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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